[뉴스를 품은 음악] BTS와 정태춘.박은옥의 공통점은?

[뉴스를 품은 음악] BTS와 정태춘.박은옥의 공통점은?

2019.04.10.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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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품은 음악] BTS와 정태춘.박은옥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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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정민재 음악 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BTS와 정태춘.박은옥의 공통점은?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여러분은 하루 얼마의 시간을 음악과 함께 하나요?
출퇴근 지하철과 버스에서, 하루 종일 운전을 하면서, 아이를 깨우고 재울 때, 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음악을 찾는 분들 많을 텐데요.
생각해보니 우리는 꽤 많은 시간을 듣고, 흥얼거리는데 보내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매주 수요일엔 우리의 음악이 다른 날 보다 조금 더 깊고 가깝게 다가갑니다.
'뉴스를 품은 음악'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정민재 음악평론가(이하 정민재) : 네, 안녕하세요.

조현지: 지난 일요일에 '열린 음악회'보니까 정태춘 박은옥 선생님 두 분이 나오셨더라고요. 음악 인생 40주년을 기념하는 방송이었는데 혹시 보셨나요?

정민재 : 네 봤습니다. ‘시인의 마을’부터 시작해서 주옥같은 명곡들을 들려주시더군요. 제가 두 분의 음악은 들었어도 무대를 이렇게 제대로 보긴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여전히 멋진 목소리와 연주를 들려주셔서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조현지 : 정태춘, 박은옥... 사실 요즘 세대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닌데요.

정민재 : 그쵸. 엄밀히 따지면 두 분이 활발하게 음악을 하시던 시대에 제가 실시간으로 음악을 챙겨 들은 세대는 아니죠. 그렇지만 ‘시인의 마을’, ‘북한강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촛불’ 이런 노래들은 참 어려서부터 여러 경로로 많이 들어서 익숙합니다. 명곡의 울림은 세대를 가리지 않으니까요. 무엇보다, 두 분의 세대가 아니더라도 후대의 음악인들과 음악 팬들은 이 분들의 존재만으로 참 각별하고 감사한 부분이 있어요.

조현지 :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정민재 :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 가요 시장에는 사전 심의 제도가 있었죠. 곡이 발표되기 전에 미리 들어보고 수정을 요구하거나 발표를 제한하는 제도인데, 지금 기준으로는 이게 말이 안 되지만 당시만 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1996년에 이 법률에 위헌 판결이 나오면서 이러한 제도가 사라지게 되는데, 사전 심의 제도에 문제 제기를 하고 철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뮤지션이 정태춘 박은옥 두 분입니다. 한 마디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찾아주셨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현지 : 그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거였군요. 올해 두 분의 40주년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활동이 예정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정민재 : 네, 우선 4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투어가 열립니다. 바로 이번 주 토요일, 4월 13일 제주도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전주, 창원, 강릉, 양산, 대전, 성남 등 9개 도시에서 7월까지 공연이 이어지고요, 하반기에도 공연을 계획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달에는 40주년 기념 앨범이 나오고요, 정태춘 선생님의 붓글씨와 여러 미술가들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도 순차적으로 열린다고 하네요.

조현지 :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면 좋겠네요. 중장년 음악 팬들이 정태춘 박은옥 두 분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면, 10대 20대들에게는 대형 아이돌 그룹들의 컴백이 화제라고요.

정민재 : 그렇습니다. 우선 지난 주 금요일이었죠, 4월 5일에 블랙핑크가 신곡 ‘Kill This Love’를 발표했습니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곡이 공개된 시각이 자정이었다는 거예요.

조현지 : 그게 독특한 이유는 뭔가요?

정민재 : 2년 전에 국내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운영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오후 12시 정오부터 오후 6시 사이에 발표된 곡들만 실시간 차트에 바로 반영을 하고, 자정에 공개하는 곡들은 13시간이 지난 후인 오후 1시 차트부터 차트에 등장하도록 한 거죠.

조현지 : 이 설명을 들으니까 갑자기 궁금한 게 많아지는데, 일단 왜 그렇게 바뀐 거죠?

정민재 : 자정부터 새벽 시간대에는 음악을 듣는 대중이 그리 많지 않죠. 그래서 조직적인 집단 스트리밍, 다운로드 공세로 차트를 어지럽힐 수 있다, 라는 게 그 이유입니다. 사람들이 자고 있는 사이에 특정 팬클럽이나 순위 조작을 시도하는 집단이 차트를 장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봉쇄 한 거죠. 그래서 거의 모든 가수들이 오후 6시 발매로 시스템을 바꿨는데, 블랙핑크는 차트에 뒤늦게 반영되는 걸 감수하고 자정에 공개한 겁니다.

조현지 :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정 발매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정민재 : 한국 소속사의 입장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미국 소속사 측에서 그렇게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작년에 발표한 블랙핑크의 노래 ‘뚜두뚜두’가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55위까지 오른 기록이 있거든요. 한국에서는 다소 불리한 부분이 있지만, 빌보드 차트 집계 기간에 온전히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 자정 발매라는 강수를 둔 거죠.

조현지 : 아, 빌보드차트도 염두에 뒀다는 얘긴데요. 자정에 발표하는 게 우리 차트에서는 불리한 거고, 빌보드 차트에서는 유리한 건데.. 그렇다면 현재 신곡 반응은 어떤가요?

정민재 : 일단 한국에서는 자정 발매라는 리스크가 있었음에도 3위권을 유지하면서 순항 중이고요, 주목할 부분은 해외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35개국에서 아이튠즈 차트 1위에 올랐는데, 미국에서 걸 그룹이 아이튠즈 차트 1위에 오른 건 비욘세의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 이후 15년 만이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이틀 만에 1억 뷰를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웠죠. 빌보드 차트를 비롯한 세계 각국 차트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현지 : 흥행 상황을 들어보니 빨리 노래를 들어보고 싶은데. 빌보드 순위도 쭉쭉 올라가기를 기원해 봅니다. 음악은 어떤가요?

정민재 : 제가 들었을 때 신곡 ‘Kill This Love’는 지금까지 블랙핑크가 냈던 곡들과는 약간 다릅니다. ‘휘파람’, ‘마지막처럼’, ‘뚜두뚜두’ 같은 곡들 들어보면 굉장히 멜로디가 잘 들리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국내 대중과도 친밀하게 호흡을 했는데, 반면 이번 ‘Kill This Love’는 다분히 리듬 중심의 곡입니다. 관악기를 동원해서 웅장한 소리를 들려주는 게 매력적이지만 이전 곡들처럼 인상 깊은 코러스가 있진 않죠. 현재 실시간 차트에서 경쟁 중인 볼빨간 사춘기, 태연, 첸 같은 가수들과 비교할 때 이런 지점에서 음악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조현지 : 방탄소년단도 컴백을 예고하고 있다고요?

정민재 :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보이그룹이죠. 방탄소년단이 이번 주 금요일, 4월 12일에 새 앨범을 발표합니다. 'Map of the Soul : Persona'라는 제목의 미니 앨범인데요, 이미 반응이 뜨겁습니다.

조현지 : 이틀 뒤 발푠데, 예약 판매 만으로 여러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면서요.

정민재 : 예약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미국의 아마존에서 CD와 바이닐, 흔히 LP라고 부르는 앨범 형태인데요, 음반 베스트셀러 부문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선주문량만 해도 268만장에 달한다고 하니까 이 앨범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죠. 이 앨범은 특이하게도 스위스의 정신분석학 학자 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을 설명한 개론서 '융의 영혼의 지도'라는 책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하는데요, 그 사실이 알려지자 '융의 영혼의 지도'는 각종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답니다.

조현지 : 확실히 방탄소년단에 쏠린 관심이 어마어마하군요. 영감을 받은 책까지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놓다니... 지금 저희 청취율 조사 기간이거든요. 방탄소년단이 저희 뉴스FM을 듣고 영감을 받아서 노래를 만들었다 하면 정말 좋겠네요.

정민재 : 그러게요. 그럼 라디오프로그램 1위는 문제없을 것 같은데....

조현지 : 자, 저희가 방탄소년단 컴백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노래로 돌아올까요.

정민재 : 이틀 전에 새 앨범의 타이틀곡 티저 영상이 공개됐는데요, 제목이 ‘작은 것들을 위한 시’입니다. 제목이 참 예쁜데, 어떤 노래일지 궁금하더라고요.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 노래에 미국의 팝 가수 할지가 참여했다는 겁니다. 할지는 2015년에 데뷔한 여성 가수인데, 이전에도 여러 히트곡이 있었지만 작년에 ‘Without me’라는 노래가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면서 대세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가수거든요. 이 분이 뮤직비디오에도 직접 출연을 했더라고요. 방탄소년단과 할지의 만남이 어떤 하모니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조현지 : 방탄소년단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니는데, 현재 대세인 또 다른 스타와 함께 하기까지 한다니 이번에도 글로벌 히트가 예상되는데요.

정민재 : 그렇습니다. 앨범 발매 다음 날인 4월 13일 토요일에 미국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새러데이 나잇 라이브'에서 신곡 무대를 가질 예정이고요, 5월부터는 미국을 시작으로 브라질, 영국, 프랑스, 일본을 순회하는 스타디움 공연이 잡혀있거든요. 이번 앨범에서도 방탄소년단 신드롬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조현지 : 네, 그리고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에 이어 트와이스도 4월에 컴백을 한다고요.

정민재 : 맞습니다. 트와이스는 오는 22일 월요일에 새 미니앨범 'Fancy You'를 발표하는데요, 타이틀곡 ‘Fancy’는 ‘우아하게’, ‘치어 업’, ‘TT’, ‘라이키’ 같은 트와이스의 대표적인 히트 곡들을 만든 작곡가 블랙아이드필승이 작업했다고 합니다.

조현지 : 우리 트둥이들, 지금까지 밝고 에너지 넘치는 노래들을 주로 들려줬는데, 이번에는 어떤 스타일의 곡을 들려줄까요?

정민재 : 트와이스의 경우 아직까지 음악을 엿볼 수 있는 티저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보도 자료에 의하면 화려하고, 세련되고, 매혹적인 콘셉트라고 하더라고요. 티저 이미지를 보니 확실히 이전과는 약간 결이 달라 보입니다. 조금은 더 성숙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까진 속단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조현지 : 앨범 발매 후에 대규모 월드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요?

정민재 : 그렇습니다. 트와이스는 지난 3월부터 얼마 전 4월 6일까지 한국 걸 그룹으로는 최초로 일본에서 돔 투어를 진행했는데요, 오는 5월부터는 한국을 시작으로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미국, 멕시코, 말레이시아를 순회하는 트와이스 월드 투어를 진행합니다.

조현지 : 4월에 돌아오는 대형 아이돌 그룹 3팀 모두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어떤 음악으로 돌아와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됩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어떤 노래 들어볼까요?

정민재 : 오늘 정태춘, 박은옥 선생님 얘기로 시작해서 아이돌 그룹들까지 돌아봤는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정태춘 박은옥 선생님의 곡 중에서 하나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두 분이 많은 노래를 함께 부르셨지만 이 노래만큼 정답게 소절을 주고받으며 부른 곡도 없는 것 같아요. 1984년에 나온 4집에 실린 곡이고요, 정태춘 작곡, 박은옥 작사의 듀엣 명곡, '사랑하는 이에게'입니다.

조현지 : 잠시 후 끝곡으로 전해드리구요. 지금까지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뉴스를 품은 음악'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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