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금 막힌 길이 언젠가 선물"...굳은 마음 녹이는 에세이

[신간] "지금 막힌 길이 언젠가 선물"...굳은 마음 녹이는 에세이

2019.03.17. 오전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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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따스한 봄볕에 어울리는 에세이가 잇따라 독자를 찾아왔습니다.

일상 속 경험과 깨달음을 꾹꾹 눌러 적은 짧은 산문이 겨울 내내 굳은 마음을 녹입니다.

새로 나온 책, 박석원 앵커가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 더숲

시집과 여행기, 번역서 등으로 꾸준히 독자층을 넓혀온 류시화 시인이 새 산문집을 내놓았습니다.

2017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를 잇는 또 한 권의 명상록인데요.

"지금 막힌 길이 언젠가 선물이 되어 돌아온다"는 글처럼 인생의 굴곡을 바라보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이란 주제로 진솔하게 들려주는 40편의 이야기는 책을 덮은 뒤에도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 '다가오는 말들' 은유 / 어크로스

'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 등으로 유명한 은유 작가가 일상 속에서 벼린 더욱 단단한 문장들로 독자를 찾아왔습니다.

가족과 식당 주인 등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유족과 성폭력 피해자 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성장한 작가의 기록이자 반성문입니다.

'나와 당신을 연결하는 이해와 공감의 말들'이란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이 타인의 말을 경청하며 편견을 깨려고 애쓰는 작가의 모습을 통해 잠시나마 타인과 세상에 마음을 열게 됩니다.

■ '내 어머니 이야기' 김은성 / 애니북스

소설가 김영하 작가의 추천으로 화제를 모은 '내 어머니 이야기'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마흔 살에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딸이 팔십 대 어머니와의 대화를 토대로 십 년에 걸쳐 완성한 네 권의 만화 속에는 한국 근현대사 백 년의 장면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어머니의 입말을 최대한 살린 함경도 사투리에 과거 사진과 편지 등을 곁들여 실향민 가족의 이야기에 역사의 숨결을 불어넣으며 우리 모두 하나의 역사임을 웅변합니다.

■ '제로 K' 돈 드릴로 / 은행나무

미국 포스트모던 소설의 거장으로 꼽히는 돈 드릴로의 신간이 모처럼 국내에서 출간됐습니다.

미국 평단에서 돈 드릴로 작품 가운데 가장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입니다.

미래를 위해 육체들을 냉동해 보존하는 비밀 실험 프로젝트를 둘러싼 미래예측소설로 저자가 60년 가까이 천착해온 현대 자본주의와 과학기술, 사이비 종교, 대중 매체 등의 주제가 묵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지금까지 새로 나온 책이었습니다.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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