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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상상력' 기형도 시인 30주기...뜨거운 추모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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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9-03-07 22:43
앵커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고, 나는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 기형도 시인이 시집에 남긴 메모입니다.

한국현대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기형도 시인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30년, 젊은 후배 시인들이 헌정 시집을 내는 등 어느 때보다 추모 열기가 뜨겁습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기형도문학관.

건물 벽에 걸린 대형 현수막에 적힌 '정거장에서의 충고'의 시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기형도 시인 30주기를 맞은 문학관 곳곳에는 고인에 대한 그리움이 어느 때보다 깊이 배여 있습니다.

[기향도 / 기형도 시인 누나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 기형도 시인 '빈집']

암울한 시대를 견디다 29살의 젊은 나이에 불현듯 숨을 멈췄지만 그의 유고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은 지금까지 30만 부를 돌파할 정도로 시대를 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기향도 / 기형도문학관 명예 관장 : 서로 위로하고 따듯하게 격려하고 세워주고 이렇게 하면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사회가 되지 않을까 동생이 그런 노력을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형도 시인의 모교인 연세대에서 그의 문학 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추모 심포지엄이 처음으로 열리는 등 추모 열기가 뜨겁습니다.

젊은이들의 가슴을 두드린 도시적 서정성과 절망의 미학은 여전히 울림이 크다는 평가입니다.

[정과리 /문학평론가 : 기형도 시가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었던 개인의 자유와 고독이라는 두 가지 문제성을 여전히 우리가 계속 고민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30주기를 맞아 그의 미발표작까지 모은 시 전집과 함께 2000년 이후 등단한 젊은 후배 시인 88명의 시를 묶은 헌정 시집도 나왔습니다.

그가 남긴 시는 고인의 생애보다 긴 시간 독자와 호흡하고 젊은 시인들과 교감하며 푸른 생명력과 상상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kyoj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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