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마을 수호신' 돌오리...야산 호돌이상 옆에서 발견

도둑맞은 '마을 수호신' 돌오리...야산 호돌이상 옆에서 발견

2019.03.05. 오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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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조상들이 마을을 지키는 존재로 여겼던 돌오리상이 도난당한 지 16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야산에 버려진 호돌이 조형물 옆에서 발견됐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북 부안에서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왔던 돌오리상입니다.

조선 숙종 때 세워진 돌기둥 위에서 3백 년 넘게 마을을 지켜오다 지난 2003년, 하루아침에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유통이 쉽지 않자 절도범들은 돌오리상을 꽁꽁 숨겼습니다.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세월만 16년.

지난 2월, 돌오리상이 있는 곳을 안다는 익명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수색에 나선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충북 진천 야산에 버려진 호돌이상 발치에서 돌오리상을 발견했습니다.

[한상진 /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 : 문화재보호법상 국가지정문화재 같은 경우는 판매할 수 없자 저희한테 자수하는 개념으로 신고해서 저희가 회수하게 되었습니다.]

소망을 비는 대상이자 마을을 지키는 존재인 당산은 돌기둥과 장승으로 이루어지는데, 오리를 얹은 건 부안 지역의 특징입니다.

돌오리상이 돌아오면서 동문 안쪽에 있어서 이름 붙은 이 '동문안 당산'은 부안에서 전체가 온전히 남은 유일한 사례가 됐습니다.

[최은령 / 문화재청 감정위원 : 문화의 계승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동안 당산제가 돌오리상 도난 이후에 지속되지 못했는데 전통문화의 부활이 이뤄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문화재청은 돌오리상을 되찾았다고는 해도 절도범들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이지은[j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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