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위기' 풀무질 인수한 록 밴드 보컬 전범선

'폐업 위기' 풀무질 인수한 록 밴드 보컬 전범선

2019.02.08. 오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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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전범선 / 록 밴드 보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폐업 위기에 처했던 사회과학책방. 풀무질을 인수한 세 분 중의 한 분이 록밴드 가수입니다. 책방 풀무질을 인수한 록밴드 전범선과 양반들의 보컬 전범선 씨 지금 바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아까 보니까 심폐소생하는 화면도 나갔는데 어떠세요? 이렇게 바로 여쭤볼게요. 인수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원래 제가 조그마한 독립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자체적으로 헌책방을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역사성이 깃든 책방을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풀무질 폐업 위기 기사를 보고 한달음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앵커]
기사를 보고 나서 어떤 예를 들어 이 학교 출신이신 것도 아니고 아마 얼핏 듣는 분들은 혹시 졸업생인가? 이렇게 생각했을 텐데 아니고 그냥 기사를 보고 바로 풀무질 서점으로 가신 거예요?

[인터뷰]
네.

[앵커]
그러면 세 분의 인연은 어떻게 되시는 거죠? 같이 인수하시기로 한?

[인터뷰]
원래 한 명은 같이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여전히 음악하다가 만나게 된 오랜 친구고요. 한 명은 두 명이서는 책방 운영이 힘들 것 같다 싶어서 급하게 수소문해서 영입한 인재입니다.

[앵커]
사실 90년대 또 80년대 학번들은 아마 꼭 이 대학을 안 다녔어도 아는 분들도 계실 거고 저같이 개인적으로 추억의 장소로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 저도 90년대 학번이기 때문에 이 서점을 기억을 합니다. 나이 계산은 하지 말아 주시고요. 지금 풀무질의 현재 어떤 상황을 궁금해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러면 인수하신 단계는 아니신 거고 지금 단계를 설명해 주세요.

[인터뷰]
저희는 6월 12일부터 공식적으로 이어받을 예정이고요. 3월부터 들어가서 인수인계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아직까지 책방에 남은 부채가 있어서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모금운동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앵커]
지금 현재 그러면 모금운동을 하고 있는 건가요? 그러면 그 모금운동의 목적도 여쭤봐도 될까요, 어디에 쓰이는지?

[인터뷰]
지금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책방이 지금 폐업 위기가 된 이유가 쌓인 부채가 상당합니다. 1억 5000정도로 저희가 추산하고 있는데 다들 출판사, 유통사들과의 거래에서 생긴 빚이죠. 그중에서 1억 원 정도는 은 대표님께서 당신께서 지고 가신다고 하셔서 5000만 원 정도를 저희가 최대한 모금을 통해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풀무질 펀딩이라고 검색하시면 한 5일 만에 지금 1000만 원 넘게 모였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렇게 인문사회과학 서점을 살리고 싶은, 물론 기사를 보고 접하셨다고 말씀하셨지만 내가 좀 나서야겠다 한 특별한 그런 어떤 각오가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원래 제가 역사를 전공했었고 역사성이 좀 남아있는 헌책방을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가 있었는데 제가 새로 책방을 시작해서 이런 역사성을 만들어가는 것보다는 이렇게 이미 훌륭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책방을 살리는 것이 훨씬 의미가 있다라고 저는 생각해서 개인적인 계획은 접어두고 풀무질을 이어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 서점 운영때문에 개인적인 목표들을 많이 접어두시는 건가요? 지금 록밴드도 활동하고 계시는데.

[인터뷰]
최대한 그게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는 빨리 책방을 운영을 시작하게 될 것 같기는 합니다.

[앵커]
저도 이 풀무질 소식을 SNS를, 페이스북이나 이런 데를 통해서 들었는데 거기에 그런 사연도 공유하기도 되고 댓글도 많이 달리고 하더라고요, 관련 기사에. 혹시 이렇게 인수한다고 하고 나서 어떤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학생들 주변으로?

[인터뷰]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분야에서 응원해 주신다고 연락이 왔었고요.

[앵커]
소개를 좀 해 주세요.

[인터뷰]
가장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던 전화가 하나 있었는데 고등학교 친구였는데 성균관대학교를 나오고 풀무질과 인연이 있었던 친구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랑 친했던 친구도 아니고 대뜸 전화가 와서는 막무가내로 고맙다고.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고맙다라고 해서 참 일종의 부담감과 책임감도 느끼게 되는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앵커]
어떤 게 고마웠을까요, 그분께?

[인터뷰]
그러게요. 길게 말하지 않았는데 책방 풀무질이라는 공간이 꾸준히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갖고 계신 분들이 상당히 많이 계신 것 같아요.

[앵커]
그렇군요. 서점이나, 오프라인 서점, 출판업계의 현실과는 달리 또 그런 추억이라든지 서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구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서점업을 하시게 됐는데 지금 현재 어떤 서점이라든지 출판업계에 대한 시각도 달라지셨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온라인 시장이 워낙 활성화되어 있다 보니까.

[인터뷰]
일반적으로 책을 요새는 산다고 했을 때 온라인에서 구매를 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런 것은 풀무질에서 경쟁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미 어떤 책을 살 줄 아는 사람은 그렇게 사는 게 합리적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풀무질을 오시는 분들은 특정한 책을 사러 온다기보다도 책을 만나고 책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싶은 분들이 아마 찾아오시게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의 책방의 사랑방과 같은 의미는 아무래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앵커]
책을 통해서 사람을 만나고 어떤 것을 공유하는 장소로 키워가고 싶다. 그러려면 구체적으로 궁금한 거는 이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건가요, 아니면 쉽게 말해 리모델링이라든지 지금 시대에 맞는 인테리어도 바뀌고 그러는 건가요?

[인터뷰]
그대로 가면 똑같이 폐업 위기에 처하겠죠. 그래서 저희는 풀무질 정신은 계속 유효하다고 봅니다. 풀무질이라는 게 대장간에서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 그러니까 불을 일으키기 위해서 바람을 부는 행위잖아요. 그게 과거에는 아무래도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혁명의 횃불을 다 같이 일으키는 그런 의미였다라면 지금은 솔직히 젊은 청년들은 그런 혁명이나 이런 것에 대한 관심보다도 각자 마음속의 인문학을 통한 삶의 불씨를 살리고 싶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풀무질을 대학로에 있는 책방이라기보다도 전국구에, 전국에서 몇 개 안 남은 인문사회과학 서점이잖아요.

[앵커]
2개라고 들었거든요. 기사를 통해서.

[인터뷰]
서울에서 2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서점인 만큼 전국에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러야 할 성지와도 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고요. 그리고 지금 청년들과 공명할 수 있는 동물권이나 페미니즘이나 이런 새로운 문화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공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사회의 대학생들과 함께 사회적인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동물권 이야기도 하셨는데 조금 더 폭넓은 인문사회과학의 영역을 넓혀서 공유하는 책을 통해서 공유하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학생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어떤 아이디어도 주고 그러나요?

[인터뷰]
재학생들이 특히 많이 와서 돕고 싶다라는 의지를 보여주시는 친구들이 많고요.

[앵커]
지금 현재 재학생들이요?

[인터뷰]
네, 대학생들이 이미 돕고 계신 분들도 계시고요.

[앵커]
어떤 식으로, 어떤 형태의 도움이 필요한 건가요?

[인터뷰]
지금 당장 사실 필요한 것은 부채를 청산하는 것이지만 학생들이 주로 와서 실제적으로 참여하면서 도울 수 있는 것들은 일단 책방이 재고가 지금 전산화가 전혀 안 돼 있어요. 대표팀께서 다 수기로 운영을 하셨기 때문에 어떤 재고가 있는지도 잘 파악이 안 되는 상황이라서 같이 재고 파악도 할 수 있겠고요. 당장 지금 재학생들 중에서는 지금 풀무질이 지하에 있다 보니까 이게 있는 것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지상에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다른 학우들한테 알리는 것만 해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이게 풀무질 상황이 알려지고 또 은종복 대표님이라든지 지금 인수하신 세 분의 기사가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잖아요. 혹시 은 대표님이 그냥 없던 걸로 하자 이런 이야기 안 하세요?

[인터뷰]
그러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말씀을 하시지는 않으시고요. 지금 저희가 6월까지니까 어쨌든 한 3~4개월 정도는 힘을 모아서 어쨌든 이만큼 여러분의 관심이 생긴다는 것은 20년 넘게 은종복 대표님께서 쌓아오신 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고요. 대신 어쨌든 그런 기간 동안 생긴 어려움이 참 크시니까 저희 청년들의 마음은 저희가 최대한 노력을 해서 저희가 가진 돈은 없지만 모금을 해서 모일 수도 있고 다른 어쨌든 풀무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을 테니까 그런 것들을 통해서 은 대표님이 6월에 떠나실 때 웃는 얼굴로 가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앵커]
인수인계 과정에 있잖아요. 어떤 점을 가장 많이 전임자께서는 강조하시나요? 우리 풀무질을 운영하면서 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강조하십니까?

[인터뷰]
다른 것들은 저희에게 자유롭게 맡겨주시는 것 같아요. 청년들이 마음대로 해야지 풀무질이 살아남을 수 있다라는 것이 확실하신데 다만 성실성에 대해서는 굉장히 확고하십니다. 당신께서도 굉장히 성실하게 책방을 연중 무휴로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앵커]
연중 무휴였나요?

[인터뷰]
연중 무휴로 운영하셨고 설날 이번에도 거의 안 쉬시고 운영을 하셨는데 저희들도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하라고 말씀을 계속하고 계셨고 그러고 있습니다.

[앵커]
세 분이서 상의를 하셔야겠네요?

[인터뷰]
그렇죠. 나눠서 해야겠죠.

[앵커]
세분의 역할이 나눠져 있나요?

[인터뷰]
그렇죠. 지금 이미 저는 사실 지금 다른 벌여놓은 일들이 많아서 풀무질 정신과 책방 자체를 홍보하는 역할을 많이 할 것 같고요. 나머지 두 친구, 장경수, 고한준 이 친구들이 책방을 나누어서 운영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튼 다시 이렇게 오프라인의 서점 자체가 생긴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또 우리에게 추억의 장소였던 인문사회과학 서점이 다시 살아나서 명맥을 이어간다는 소식에 모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부 시청자분들은 반가워하실 것 같은데 앞으로 서점 운영 계획이라든지 앞으로 아까 말씀하신 사회적 이슈를 공유하는 장소로 만들겠다. 다시 한 번 각오를 소개해 주시죠.

[인터뷰]
풀무질이라는 공간이 여태까지 많은 분들한테 의미가 있었던 이유는 그곳에 모여서 사실 형성되었던 담론 때문에 일 것 같아요. 그 담론의 유행이라는 것이 사실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겠지만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사람들이 모이고 그 모임을 통해서 이야기가 형성된다는 것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청년들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파악해서 그걸 반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앵커]
혹시 재개장, 재개업 앞두고 학생들을 위해서 마련한 이벤트나 행사 이런 마케팅이 있으시면 소개해드릴게요.

[인터뷰]
지금 은 대표님이랑 같이 6월 쯤에 인수인계 과정이 완전히 이뤄질 때쯤에 대학로의 다른 공간에서 잔치를 벌여보자.

[앵커]
문화 이벤트 같은 건가요?

[인터뷰]
그렇죠. 환송식이 될 수도 있고 저희도 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 음악도 같이 곁들여질 수 있고 여러모로 동네 잔치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들도 기대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폐업 위기에 처한 사회과학 책방을 인수한 록밴드 보컬이시죠. 전범선 씨와 이야기 나누어 봤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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