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The RLeader] "대통령의 독서는 고도의 정치행위"

[김호성의출발새아침] [The RLeader] "대통령의 독서는 고도의 정치행위"

2019.02.08. 오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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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The RLeader] "대통령의 독서는 고도의 정치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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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The RLeader 더 리더’

□ 방송일시 : 2019년 2월 8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성신 출판평론가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우리사회의 리더(Leader)의 책을 통해 독자(Reader)로서 그 사람들을 알아봅니다. ‘더 리더(The RLeader!)’ 책하면 척! 북 칼럼니스트 김성신 출판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성신 출판평론가(이하 김성신): 안녕하세요.

◇ 김호성: 선생님, 지난번에 청취자분이라고 하시면서요. 지난번에 소개해주셨던 <가문비나무의 노래> 듣자마자 주문해서 읽어봤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너무 책이 좋았다고, 정말 좋은 책 선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꼭 전해주세요, 라는 이야기가 청취자분들로부터 있었습니다.

◆ 김성신: 예. 사실 제가 감사를 받으면 안 되고요. 김경집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셨죠.

◇ 김호성: 그게 아마 마틴 슐레스케 저자의 책이었어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또 어떤 책을 소개해주실지 참 궁금해요. 어떤 이야기로 시작해볼까요?

◆ 김성신: “Leaders are readers” 즉 ‘리더들은 책을 읽는 사람들이다’ 이런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문장인데요. 이 문장은 원래 해리 트루먼 대통령, 미국 전 대통령이 남긴 말입니다. 그런데 원래 문장은 좀 깁니다. ‘독서를 즐긴다고 모두 지도자가 되는 건 아니지만, 모든 지도자들은 독서광이다.’라는 문장에서 따온 문장인데요. 사실 이 코너도 바로 그런 문장에, 이 문장에 착안한 코너가 아닐까 싶은데요.

◇ 김호성: 맞습니다. 그런데 트루먼 대통령, 미국의 대통령이었잖아요. 정작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이게 참 궁금해지는 거예요.

◆ 김성신: 예. 설 연휴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책을 읽었다, 청와대가 발표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영화감독 황윤 씨의 저서입니다. <사랑할까, 먹을까>라는 책을 읽었다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지난 6일 밝혔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원래 돈가스도 좋아하고,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인데 돼지 사육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고민과 딜레마, 이런 것을 다룬 책과 영화"라고 소개하면서 "채식을 실천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공장형 사육을 농장형 사육으로 바꿔야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 말을 남겼다고 김 대변인이 함께 전하기도 했습니다.

◇ 김호성: 그래요. 채식을 실천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공장형 사육을 농장형 사육으로 바꿔야 한다. 이런 식의 이야기가 나오는 게 여러 가지 함의하는 바가 큰 것 같아요. 사실 대통령들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책 내용 자체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정치적인 의미, 이런 것도 분명히 있지 않겠어요?

◆ 김성신: 대통령의 독서는 고도의 정치행위이기도 하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읽는 책은 통치권자의 현재의 관심사, 그리고 가치관 이런 것들을 간접적으로, 하지만 굉장히 세밀하게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사랑할까 먹을까>라는 책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면, 공장형 축산에 대한 문제점을 다룬 책인데요. 이에 앞서 황윤 감독이 지난 2015년 <잡식가족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서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대해서 지금 축산업계 같은 경우 얼른 또 기사를 냈는데, ‘현대식 축산업을 크게 오해하게 만드는 책이다’ 사실 이렇게 반발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독서에 대해서도 유독 축산업계에서는 좀 우려가 된다. 그런 축산업계의 반응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 김호성: 대통령이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은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요?

◆ 김성신: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 홈페이지-대통령의 말과 글을 통해서 "설을 반납하다시피하고 1300만 마리가 넘는 소와 돼지의 백신 접종을 마친 공무원들과 수의사님들께 각별한 고마움을 전한다. 축산농민들께서도 수고 많으셨다" 이렇게 따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평소 독서량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단 한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해도 그 책이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독서량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라면 사실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는 그런 책 읽기를 하기 때문일 것인데. 이번 문대통령의 독서를 통해서 한 가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점은, 표면만 덮는 성과주의라든지 미봉책 이런 것들보다는, 이런 것에 매달리기보다는, 현재 문 대통령은 어떤 현안에 대해서는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늘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닌가. 바로 이런 점입니다. 이번 독서는 설 직전 구제역 문제가 터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것을 보시고 여기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해결점은 없는지 구상해본 것이다. 그리고 또 사실 이런 점을 알리기 위해서 청와대가 특별히 설 연휴 독서목록을 공개한 것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 김호성: 사실 지난 2011년인가요. 그때 구제역 파동이 났을 때 300만 마리인가, 가축들을 살처분하고 그랬잖아요. 어떻게 보면 동물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관심사에서 적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생명이란 측면을 놓고 봤을 땐 참으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 김성신: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비단 축산업에 국한돼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최근에 남북 문제나 외교 같은 거대한 사안에도 신경을 쓰고 있지만, 구제역과 같은 디테일, 그런 정책적 디테일에도 충분히 고민하고 있으니까 안심하라. 이런 메시지들을 함께 보낸 것이 아닌가. 이렇게도 해석해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호성: 육식이 아니라 최근에는 반려견 관련된 반려동물에 대한 안락사 문제도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현직 대통령은 그렇다 치고요. 전직 대통령들은 과연 어떤 독서를 했을까. 이것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네요.

◆ 김성신: 그렇습니다. 내친김에 한 번 쭉 살펴볼까 싶은데요.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이 지난 2010년에 쓴 자기계발서가 있습니다. 그 책 제목이 <대통령의 독서법>인데요. 역대 대통령들의 독서습관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쭉 살펴보면,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감성적인 우뇌형 독서 스타일이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성적인 좌뇌형 독서를 했고, 그래서 위인전을 즐겨 읽었다. 이렇게 분석했고요.  전두환 전 대통령은 화끈한 공격적 독서를 했고, 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조용한 심리 독서, 이런 것들을 했다고 알려졌고요. 김영삼 전 대통령은 발췌식 독서 습관에, 책 대신 남의 머리를 빌리기 좋아했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 김호성: 다독을 한 대통령은 누구세요? 책을 많이 읽으신 분.

◆ 김성신: 청와대가 대통령의 독서목록을 처음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입니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만큼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엄청난 독서광이었는데. 사실 오랜 감옥 생활도 하셨잖아요. 하루에 10시간씩 그때 꼬박꼬박 책을 읽었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는데. 다독과 정독을 합한 스타일에, 반복해서 읽고, 또 읽고 나서는 사색하고, 밑줄 긋고 메모하는 독서 습관을 가졌다. 이렇게 알려졌는데요. 책도 3만 권의 이상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평소에 농담 삼아 “책을 맘껏 읽을 수 있다면 감옥에라도 가고 싶다” 이렇게 얘기하셨을 정도라고 합니다.

◇ 김호성: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땠어요?

◆ 김성신: 책 선택에 자유분방하면서도, 책에 매달려 읽기보다는 단기간에 많은 책을 섭렵하는, 일종의 분류하자면 다독파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안이 생기면 관련 서적부터 찾아서 거기서 뭔가 상상력을 얻는 이런 모습을 보였다고 하고요. 노무현 대통령에게 책은 자신의 국정철학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유력한 수단이기도 했고요. 또 그래서 공직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이 책 한 번 읽어보라’ 이러면서 그야말로 소개하고.

◇ 김호성: 그러셨군요. 보수진영에 있었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도 독서 스타일이 어떠했을까 궁금한데요.

◆ 김성신: <대통령의 독서법>이라는 책에서 살펴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업인 출신답게 실용적 독서 스타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상황에 필요한 책만 집중적으로 읽어서 전문성을 키우는 스타일이었다고 하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서에 대해서는 가장 알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끔 기사를 통해서 나온 것들을 보면 탄핵 심판을 기다리면서 관저 유폐였죠. 그때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을 읽고 있다, 라고 청와대가 발표한 게 사실상 재임기간 동안에 거의 전부고요. 지난 2015년 휴가 당시에 한국인의 우수성을 찬양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읽고 당시 국무위원들에게 일독을 권한 적이 있다. 그래서 사실 독서보다는 TV 시청을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책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외국 대통령 같은 경우에, 예를 들자면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독서광입니까?

◆ 김성신: 참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요. 본인은 굉장히 ‘나는 책을 읽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또 트윗을 통해서 ‘나 이런 책을 추천한다. 굉장하다’ 쓰는 용어들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얼마 전입니다. 뉴욕타임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책들에 대해서는 자주 언급하면서 홍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정작 대통령 본인은 이 책들을 대부분 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에서. 실제 그 기사가 나왔는데, 왜냐하면 이야기가 왔다갔다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서 시간이 부족하지만 독서를 즐긴다, 이렇게 말하기도 하고, 독서를 잘 하지 못한다고, 너무 바빠서. 한번에 반 페이지씩밖에 책을 못 읽는다” 이렇게 이야기를. 그리고 “매일 전화가 와서 전화 받는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도대체 어느 쪽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기사를 썼더라고요.

◇ 김호성: 저는 사실 최근에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의 일종의 자서전적인 책 을 읽었어요. 그런데 오바마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도 독서광이었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요.

◆ 김성신: 네. 퇴임을 일주일 앞뒀을 때 언론사와 했던 맨 마지막 인터뷰가 바로 뉴욕타임스의 유명한 서평 담당기자 미치코 가쿠타니라는 사람하고 독서를 소재로 한 인터뷰가 오바마의 재임 시절의 마지막 인터뷰이기도 했습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하네요.

◆ 김성신: 그러면서 “백악관 8년을 버틴 비결은 바로 독서에 있었다. 내 삶을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책을 읽었고, 나 자신을 안정시켜주는 특별한 힘이 바로 독서에 있었다. 그것이 8년간 내가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하면서 셰익스피어를 자기는 내 판단과 균형감을 준 그런 책으로써, 셰익스피어의 저서들을 꼽았다고 합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지혜는 사실 지금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축적돼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느낌이 들고요.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이끄는 Leader들을, 책 읽는 Reader로 정의해주신다면요?

◆ 김성신: 먼저 연휴에 <사랑할까 먹을까>를 읽은 문재인 대통령은 “독서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독자”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고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독서를 의심받는다는 것의 의미를 헤아려야 할 독자”다.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 김호성: 네,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책 속에 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성신: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김성신 출판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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