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몰락' 경고하는 흰개미...맹신을 향한 질문

'권력의 몰락' 경고하는 흰개미...맹신을 향한 질문

2018.11.17. 오전 08:3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새롭게 문을 연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의 개관기념작으로 권력의 몰락과 시대의 불안을 담은 창작극이 올려졌습니다.

무대 공간과 객석 위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가변형 무대의 특성을 살린 작품입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마을에 흰개미가 출몰했다는 소식을 들은 문화재연구소 연구원들이 대형교회 목사의 100년 넘은 옛집을 방문합니다.

마을이 가뭄으로 말라가는 원인을 쫓다 고택 밑 거대한 개미집을 발견하면서 긴장이 고조됩니다.

연구원 에밀리아의 흰개미 학술 논문 발표와 함께 고택으로 상징되는 한 가문의 몰락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권력과 맹신을 향해 경고를 보냅니다.

[김광보 / 연출가·서울시극단 예술감독 : 부패한 권력의 몰락을 얘기하는 것이고, 그것에 항거하는 민중들의 느낌이 흰개미로 상징되어있는 그런 작품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작품에서 목사에게 15년 전 성폭행을 당한 피해 여성의 갑작스러운 방문이 기폭제 역할을 합니다.

[황선화/임지한 역 배우 : 가해자의 아들에게 자신의 고통을 말하고 기억을 되살려줌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다시 용기 있게 살아보고자 하는 용감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개관기념작으로 올려진 이 연극은 객석과 무대가 구분되는 일반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극장을 양면 무대로 재배치하고 객석을 무대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김광보 / 연출가·서울시극단 예술감독 : 관객의 입장이라는 것은 흰개미이길 바랬습니다., 그것에 참여하는 느낌으로 관객들을 무대 속에 집어넣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75억 원을 들여 만든 가변형 구조의 블랙박스형 극장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앞으로 극장 구조의 장점을 살릴 실험적인 작품들을 발굴해 '창작극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이교준[kyojoon@ytn.co.r]입니다.

■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 11월 9일~25일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