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BTS 日 방송 출연 취소...한류 견제?

[취재N팩트] BTS 日 방송 출연 취소...한류 견제?

2018.11.12. 오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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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룹 방탄소년단의 일본 방송 출연이 줄줄이 무산됐습니다.

멤버들이 반일 활동을 했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 때문으로 보이는데, 빌보드 등 해외 언론에서도 취소 배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티셔츠 문제다. 아니다, 한류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여러 해석이 나오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봅니다. 박서경 기자!

일단 일본 매체에서 방탄 소년단 멤버가 입은 티셔츠를 문제 삼았다고요.

어떤 디자인이길래 그런가요?

[기자]
일본 매체가 보도한 티셔츠는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지난해 유튜브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를 촬영할 때 입은 겁니다.

직접 찾아봤더니, 영상에는 이 티셔츠가 2초 정도 짧게 노출됐습니다.

티셔츠를 자세히 보면,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과 원자 폭탄이 터지는 장면이 찍힌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또 티셔츠에는 애국심, 우리 역사, 해방, 코리아 등의 영문도 함께 적혀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본 매체는 방탄소년단 멤버 RM이 광복절에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도 문제 삼으며 비난했습니다.

RM은 지난 2013년 광복절을 맞아, 공식 트위터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독립투사분들께 감사하다, 대한 독립 만세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앵커]
이런 내용이 보도되자, 일본 방송은 방탄소년단의 출연을 줄줄이 취소했다고요?

[기자]
애초 방탄소년단은 지난 9일 TV 아사히 뮤직스테이션에 출연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전날, 전격 취소됐습니다.

일본 TV 아사히 뮤직 스테이션은 멤버가 착용한 티셔츠가 파문을 불러와 일부에서 보도됐고, 방송사는 소속 레코드사에 착용 의도를 묻는 등 협의를 진행했지만, 종합적인 판단 결과 이번 출연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연말 일본 방송 출연도 전면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NHK는 다음 달 31일 방송될 '홍백가합전'에 방탄소년단의 첫 출연을 검토했다가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고, 다음 달 5일과 12일 방송되는 후지 TV 'FNS가요제' 측도 방탄소년단 출연을 타진했다가 철회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앵커]
방탄소년단은 미국, 유럽 등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그룹인데요.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 등 해외 언론에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죠?

[기자]
먼저 빌보드는 방탄소년단 출연 취소가, 한국과 일본의 어색한 K팝 관계를 보여준다는 제목으로 심도 있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빌보드는 특히 이번 사태는 국가 간 오랜 정치적 문화적 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티셔츠가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일본이 잔인한 법으로 한국을 식민 통치하면서 저지른 '성 노예' 문제 등 아직 미해결된 이슈들이 존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CNN도 인터넷판에서 과거 일본 식민 지배로 한국인 수백만 명이 고통받아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고, 영국 BBC도 '일본 TV 쇼가 원자폭탄 티셔츠로 방탄소년단 출연을 취소했다'는 제목으로 양국 역사적 배경을 소개했습니다.

또, 최근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까지 언급하며 한일 관계 근황을 전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이 다시 전성기를 맞은 한류를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기자]
일본 내 한류는 그동안 정치적인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독도, 역사교과서 문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냉각될 때마다 한국 가수 출연은 물론 한류 콘텐츠가 줄어들었고, 혐한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경우, 출연 등에서 타격을 받을 수는 있지만 한류 콘텐츠가 이미 유튜브 등 각종 SNS로 소비되고 있어서, 대세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방탄소년단은 지난 7일 일본에서 낸 아홉 번째 싱글 '페이크 러브/ 에어플레인 파트.2'로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또, 내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돔투어 콘서트 역시 열기가 뜨겁습니다.

이미 전석 매진된 공연 티켓은 온라인상에서 고가에 매매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한국의 사드 배치로 중국으로 뻗어 나가던 한류가 원천봉쇄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양국의 외교적 갈등이 더 격화하면 일본에서도 한류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문화부에서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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