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99주년, 남북한 영화도 한자리에

한국 영화 99주년, 남북한 영화도 한자리에

2018.11.02. 오후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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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 앵커
■ 출연 : 김성수 / 문화평론가

[앵커]
올들어 남북 정상회담이 세 차례 개최가 되는 등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어오고 있는 가운데 영국 런던에서 남북한 영화가 같은 장소에서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또 그런가 하면 요즘 극장가는 재개봉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그 배경, 전문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김성수입니다.

[앵커]
런던 한복판에 있는 극장이더라고요. 이 극장에서 남북한 영화가 한 번에 같이 소개가 됐는데 어떤 영화들인가요?

[인터뷰]
일단 한국을 대표하는 그런 작품 중 하나, 암수살인이 개막작으로 선정이 됐고요. 그리고 폐막작이 싱가포르 에릭 쿠 감독의 라면 샵이라고 하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런던 동아시아영화제가 벌써 세 번째예요. 그래서 런던에서 동아시아의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그런 영화이고 최근에 동아시아 국가들의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영국인들이 주목해서 보고 있는 그런 영화제인데 이번에 아까 자막에 나온 것처럼 북한 영화 중에서 굉장히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그리고 북한과 벨기에, 영국까지 합작을 했던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이게 소개가 된 건데 그러니까 북한의 오늘 그리고 우리 남한의 현실 이게 교묘하게 함께 교집되면서 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이고 그래서 주목이 되는 작품이고 북한이 사실상 처음으로 서양과 합작해서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북한의 일종의 상징과 레토릭을 담고 있지만 또한 서양의 나름대로의 기술과 화법을 같이 품고 있는 영화라서 상당히 주목받는 이런 영화가 함께 상영되는 것도 의미 있는 그런 시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 영화 자체가 우리 관객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데, 시청자 여러분께.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어떤 영화인가요?

[인터뷰]
이 영화는 2012년 8월에 토론토영화제에서 최초 개봉됐고 9월에는 북한이 자랑하고 있는 영화제가 있어요. 평양국제영화축전입니다. 여기에서 또 소개가 됐고 그리고 또 10월에는 우리나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이 되면서 상당히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에요. 그런데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고 하는 북한의 예술 제작 이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념에서 좀 벗어나면서도 또한 북한의 다양한 가치와 또 북한이 사랑하고 있는 그런 메시지들을 상징적으로 담았어요. 그래서 굉장히, 그러니까 평단과 또 북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사랑받은 그런 영화라고 볼 수 있는데 2016년에 조선중앙TV에서 방영도 할 만큼 사랑을 받았고요.

내용이 북한은 곡예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곡예 중에서 공중곡예를 하고 싶어 하는 한 여성 노동자의 꿈을 이루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그 안에 로맨스도 들어가 있고 그리고 그 꿈을 이루는 이야기 자체가 세계적인 보편성을 담고 있는 그런 우여곡절을 딛고 넘어서는 그런 얘기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세계와 소통하려고 하는 의지 그리고 북한 자체의 가치들을 비상이라든가 또 공중곡예로써 채화시키는 그런 모습, 이런 것들이 여러모로 주목이 될 수 있을 만한 영화였습니다.

[앵커]
북한이 처음으로 벨기에, 서양과 합작해서 제작을 했다.

[인터뷰]
벨기에와 영국과 같이 합작을 했죠.

[앵커]
그런 의미가 있군요. 런던에서는 이렇게 남북한 영화가 동시에 소개가 됐는데 저희 황보선 특파원 리포트도 봤습니다마는 파리 개선문 앞에는 매해 이맘때마다 한국영화 보려는 관객들이 많다면서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벌써 13회째를 맞이하는 파리한국영화제. 파리분들이 한국을 인식을 할 때 영화로 인식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사실은 한국 문화 이렇게 물어보면 한류, 최근에 젊은 친구들은 방탄소년단도 얘기를 많이 하고 케이팝도 얘기를 많이 하지만 40대 이상의 파리 시민들에게 물어보면 홍상수, 박찬욱 이런 얘기들이 먼저 나와요. 그만큼 영화를 통해서 한국을 이해하고 있는 그런 모습들이 많았다라고 하는 것인데.

그래서 파리한국영화제가 아주 꾸준하게 한국문화를 프랑스에게 알리는 그런 창구 역할을 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요. 그래서 이제는 한국 영화 마니아들이 정말 튼튼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국 영화 마니아들은 이때만 되면 새로운 한국영화들을 보기 위해서 줄을 서고 있어요. 그래서 오는 6일까지 안시성을 포함해서 다양한 그런 영화들이 상영이 되는데 한국 영화를 보면서 놀라는 장면이 파리는 프랑스가 일종의 좋아하는 타입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한국 영화는 굉장히 다양하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프랑스사람들이 보기에는 한국 영화는 굉장히 열정적이고 그리고 굉장히 다양한 형식들을 실험하고 있고 예술성과 작품성과 더불어서 대중성까지도 두루두루 갖추고 있는 그런 아주 묘한 매력이 있는 영화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고 특히 영화를 좀 아는 분들은 한국 영화의 제작비를 보면서 정말 혀를 내두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이렇게 적은 금액으로 그런 작품을 만들 수가 있는가. 사실은 거기에는 아픔도 있죠. 물론 우리나라 영화 제작비에는 인건비가 적게 들어가는 그런 부분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 영화가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그런 현장을 파리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는 측면에서 이 영화제도 굉장히 주목할 만한 그런 영화제입니다.

[앵커]
지난해 기준으로 만 5000명의 관객들이 이 영화제를 통해 한국 영화를 봤고 1회랑 비교하면 30배라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기준으로. 이렇게 우리 영화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측면도 있지만 또 오히려 반대로 세계적인 배우들이 우리 영화로 모이고 있다는 소식도 있더라고요.

[인터뷰]
사실은 이건 이제 놀랄 만한 소식이 아니게 됐어요. 일단은 순서가 어떻게 됐느냐 하면 한국 영화 시장이 세계 5위 시장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세계적인 스타들이 한국에 자기 영화를 소개하기 위해서 옵니다. 톰 크루즈 같은 톱스타는 한국을 너무 사랑해서 우리 한국팬들도 톰 크루즈를 얘기할 때 톰 아저씨 이렇게 얘기하면서 친근감 있게 얘기한 지 벌써 한 5, 6년 이상 돼요.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우리 한국의 영화 제작비 수준이 해외 스타들을 충분히 불러들일 만한 그런 시장으로 성장을 한 거예요. 그래서 아시다시피 리암 니슨이 인천상륙작전에 출연을 했죠. 틸타 스윈튼이 설국열차에 출연했죠. 틸다 스윈튼 같은 경우는 사실은 봉준호 감독에게 푹 빠졌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국가부도의 날에 뱅상 카셀이 출연한 걸 보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뱅상 카셀이라고 하는 배우 자체의 무게감도 있지만 이제는 사실 국가부도의 날 같은 경우만 해도 세계 영화계에 정말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탁월한 그런 예술감독이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해 줬다고 하는 그 사실 자체만 해도 우리 영화가 이제는 정말 세계 속에서 그야말로 힙한 그런 하나의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구나. 그래서 세계의 스타들도 한국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하는구나 이렇게 확인을 하는 그런 것이고요.

미셸 캉드쉬를 연기를 한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김혜수 씨하고 대립 구도를 형성을 한다고 하는데 이런 모습들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할리우드나 유럽 시장에 배우가 진출하고 감독이 진출하지 않아도 우리 시장에 해외 스타들을 불러오고 해외의 인력들을 불러와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여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좋은 징조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뱅상 카셀, 틸다 스윈튼, 리암 니슨. 할리우드 스타들이 우리나라로 온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할리우드 배우들이 우리나라에 잘 안착하려면 어떤 환경이 바뀌어야 되거나 그런 점들은 없나요?

[인터뷰]
저는 기본적으로 한국영화의 제작 구조 자체가 조금 달라져야 된다고 보거든요. 아직까지도 많은 영화들이 그래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그런 환경들 속에서 작품을 찍고 있습니다마는 아직까지 현장이 굉장히 열악한 상황이잖아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촬영을 한다든가 그리고 또 상대적으로 굉장히 열악한 스태프들에 대한 급여라든가 스태프들에 대한 인권의 침해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남아 있단 말이에요. 이런 모습들은 스타들이 와서 보면 깜짝 놀라는 일입니다.

특히 할리우드 같은 경우는 영화를 찍는 시간들이 딱 규정이 돼 있고 노조에서 딱 잡고 최저금액들을 보장하지 않으면 그 영화는 그냥 찍을 수가 없어요. 그런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가 없는 상황이거든요. 특히 우리나라의 참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미투의 릴레이 속에서 영화 현장 속에서 벌어지는, 특히나 여성에 대한 성적인 착취들, 이런 모습들도 굉장히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부분들이 많이 개선이 돼야 좀 더 여러모로 존중받는 그러한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합니다.

[앵커]
마침 올해가 우리 영화가 탄생한 지, 한국 영화 탄생 99주년이더라고요. 때마침 이 즈음에서 우리 영화들도 해외로 뻗어나가기도 하고 또 할리우드 배우들이 우리나라에 오는 점까지 지적을 해 봤는데 99년이 지났습니다, 한국 영화가 개봉된 지 100년을 딱 1년 앞두고 있는 최근의 극장가도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의 극장가의 화두는 재개봉이더라고요.

[인터뷰]
사실은 99년이라고 하는 부분을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성상이 쌓이게 되면 우리 콘텐츠 내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찾고 되짚어보려고 하는 시도들을 합니다. 그것은 여러모로 긍정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과거 속에서의 훌륭한 성취들이 재평가될 수 있는 가능성들이 만들어지고 그 재평가 속에서 실제로는 미래를 열어나가는 하나의 흐름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우묵배미의 사랑 보세요. 1990년에 나왔는데 저 영화는 저도 정말 굉장히 가슴 떨리게 봤던 그런 영화거든요. 사실은 한국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90년대를 열었던 대표작 중의 하나입니다. 저 영화가 재개봉이 되는 거예요.

[앵커]
박중훈 씨랑 최명길 씨 나온 영화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다루고 있는 소재가 노동자들의 사랑 얘기를 다루고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근간을 들여다보게끔 하면서 새로운 시대로 변화, 발전하는 그런 대한민국의 모습들이 잘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영화예요. 문제도 안고 있지만 또한 그걸 극복하는 나름대로의 희망과 또 여러 가지 길들이 보이는 그런 영화이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이 영화는 다시 한 번 볼 만한 그런 영화라고 보는데.

[앵커]
오히려 지금 젊은 세대들이 봐도 괜찮을 만한 영화군요?

[인터뷰]
한국영화 90년대에 저렇게 찍었어?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 그런 거의 완벽한 네러티브와 연기들이 아주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외에 같이 개봉하고 있는 재개봉 작품들 보면 해외의 탁월한 작품으로 손꼽혔던 해리포터 시리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1년 작품이는 개봉하고 있죠. 그리고 트루먼 쇼는 1998년 작품인데 트루먼 쇼 같은 경우도 충분히 한 번쯤 짚어볼 만한 그런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라서 이렇게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들이 다시금 스크린에서 보여진다는 것은 우리들의 흘러갔던 과거들이 그냥 과거로 묻히는 것이 아니라 다시금 조명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추억으로 잠시 갔다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김성수 문화평론가와 함께 영화 얘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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