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변칙 단독 개봉'에 우는 예술영화관

단독 '변칙 단독 개봉'에 우는 예술영화관

2018.06.28. 오전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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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영화배급사가 유명 예술영화를 배급하며 예술영화관을 차별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대기업의 횡포를 견제하자며 설립된 대안 배급사여서 예술영화관들이 더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만 뉴웨이브 대표 감독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 입니다.

2000년 칸을 비롯해 유수 영화제를 휩쓴 작품으로 18년 만에 재개봉합니다.

인천의 한 예술영화전용관.

시간표에 미리 넣고 별도 프로그램까지 준비했지만 '하나 그리고 둘' 상영이 무산됐습니다.

배급사가 CGV 아트하우스와 함께 개봉 첫주 영화표와 관련 상품을 묶은 특별 패키지로 상영하기로 했다며 갑자기 말을 바꿨다는 게 영화관의 설명입니다.

[이안 / 인천 영화공간주안 관장 : 개봉 2주차 지나서 상영을, 원래 가격대로 하려면 하라고 얘기했을 때 제가 항의한 건 그렇다면 멀티플렉스가 개봉관이 되고, 저희 같은 예술영화전용관들은 재개봉관 취급을 받는 것이다….]

서울의 또 다른 예술영화관도 개봉 첫주 상영을 거절당했습니다.

예술영화관들은 영진위에서 예술영화로 인증돼 지원도 받는 작품이 멀티플렉스에서 변칙적으로 '단독 상영'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배급사는 대기업 독과점에 반발해 중소 영화사들이 함께 설립한 곳인데 지난 3월 CGV와 '치즈 인더 트랩' 단독 개봉을 감행해 반발을 산 터라 바라보는 시선이 더 차갑습니다.

이에 대해 배급사는 저비용, 고효율 배급 전략으로 '굿즈 마케팅'을 기획했고, 예술영화관과도 협의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을 뿐 특정 영화관을 배제한 단독 개봉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멀티플렉스 한 곳에서만 독점적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단독 개봉'은 배급사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몇 년 새 관행처럼 자리 잡은 상황.

관객 저변을 넓히는 긍정적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다양성 영화 시장까지 대기업이 잠식해 영화업계 전체 파이를 줄이는 '제 살 깎아 먹기'가 될 거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최낙용 / 전국예술영화전용관 협의회 부회장 : (단독개봉 계속되면) 민간에서 운영하는 독립예술영화관들은 고사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됐을 경우에 10년~20년 뒤에 멀티플렉스 예술영화관만 진행하고 있다면 정말 예술영화의 다양성, 독립예술영화 다양성이 보존되고 있을까 (의문입니다.)]

전국예술영화전용관협의회 측은 한 배급사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영화계의 불공정 관행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영진위 제소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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