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그리워하다가...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비 줄리아 리 별세

평생을 그리워하다가...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비 줄리아 리 별세

2017.12.06. 오후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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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종의 일곱째 아들이자 황세자인 영친왕 이은의 유일한 생육, 이구 씨의 전 부인 줄리아 리가 별세했습니다.

낯선 동양 황세자와의 사랑과 결혼, 쉽지 않았던 한국 생활, 이혼 후에도 남편과 한국을 그리워하다가 쓸쓸히 세상을 떠난 사실들이 전해져 주위를 숙연하게 합니다.

김정회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 이구 씨의 장례식은 성대했습니다.

돈화문에서 종묘까지 노제도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전 부인 줄리아 리 여사는 남편을 보내는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고 얼굴을 가린 채 멀리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故 줄리아 여사 : 제발 돌아가 주시겠어요?]

최근 줄리아 여사도 미국 하와이의 한 요양병원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는 수양딸이 치렀고 유해는 바다에 뿌려진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습니다.

독일계 미국인인 줄리아 리 여사는 뉴욕의 한 건축사무소에서 이구 씨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행복한 신혼이었지만 5년 뒤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요청으로 귀국하며 시작된 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외국인이라는 점, 두 사람 사이에 후사가 없다는 점 등이 문제가 돼 결국 결혼 24년 만에 이혼했습니다.

[이남주 / 전 성심여대 교수·이구 씨 9촌 조카 : 미국에 그냥 계셨으면 잘 사셨을 거예요. 문화가 다른 한국에 왔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거죠.]

이혼 후에도 줄리아 여사는 한국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며 복지 사업을 벌이다 1995년 미국 하와이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늘 남편을 향해 있었고 죽은 뒤 유해 일부라도 한국에 보내지길 바랐습니다.

[이남주 / 전 성심여대 교수·이구 씨 9촌 조카 : 유언이 사실 화장해서 재를 한국에 뿌려주기를 바랐어요.]

이구 씨의 9촌 조카 이남주 전 성심여대 교수는 줄리아 여사의 수양딸과 연락이 되면 유해 일부가 남아 있는지 확인한 뒤 모셔올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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