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인기, 어디까지 갈까?

웹툰의 인기, 어디까지 갈까?

2016.01.12. 오후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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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인기, 어디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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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코드 94.5] 웹툰의 인기, 어디까지 갈까?-정덕현 문화평론가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1/12 (화)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매주 화요일에는 뉴스 안에 담긴 다양한 대중문화의 코드를 읽어봅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정덕현 문화평론가(이하 정덕현)> 네. 안녕하세요.

◇최영일> 오늘은 웹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지금 한창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웹툰이 원작이죠?

◆정덕현> 그렇습니다. 이미 확장판까지 합쳐서 850만 관객을 넘어섰죠. 윤태호 작가가 그린 웹툰인데요, 특이한 건 미완결된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해서 영화를 통해 완결된 작품이라는 겁니다. 아마 이렇게 결론이 중요한 작품에서는 그 결말이 이미 웹툰 원작으로 공개되면 맥이 빠지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 은 오히려 그 미완결을 하나의 궁금증으로 만들어서 영화로서 결말을 냈기 때문에 훨씬 더 시너지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최근 윤태호 작가는 이 의 웹툰 완결은 없다고 공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미 영화의 완결이 최선이라고 얘기를 해주었죠. 그만큼 은 특이한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웹툰과 영화가 공조한 작품이라는 거죠.

◇최영일> 내부자들의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는 미생과 이끼의 원작자이기도 하죠?

◆정덕현> 역시 윤태호 작가는 지금 가장 정점에 있는 웹툰 작가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은 출판계에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웠죠. 판매부수가 무려 200만부를 돌파했습니다. 워낙 잘 나가던 작품이었는데 드라마가 성공하면서 굉장한 시너지가 생겼죠. 윤태호는 이전에도 라는 작품이 영화화 되어 괜찮은 성적을 냈었죠. 이 영화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었는데 350만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최근 성공한 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8백5십만 관객을 동원했던 걸 생각해보면 윤태호 작가의 작품은 확실히 성인 취향이 있다고 보입니다. 강풀 작가와과 달리 윤태호의 작품은 영화와 드라마화 하는 족족 성공을 일궈냈는데요. 아마도 그 작품의 성격이 극화하기 좋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스승인 허영만씨가 그랬던 것처럼 윤태호 작가도 취재를 바탕으로 한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가 특징이죠.

◇최영일> 지금 방송되고 있거나 예정인 작품 가운데 웹툰이 원작인 경우가 상당하죠?

◆정덕현> 요즘 웹툰은 이제 영화나 드라마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장르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 웹툰 원작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 됐고, 역시 웹툰 원작으로 화제가 됐죠. 지금 현재 방영되고 있는 은 웹툰으로 유명한 작품인데 드라마로도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작년에 했던 , , , , 같은 작품이 드라마화된 웹툰들이죠. 영화로는 잘 알려진 게 김수현씨가 주인공이었던 같은 작품이나 아까 말씀드렸던 강풀과 윤태호 작품들이 그것이죠. 항간에는 이러다 순수 드라마 대본이나 시나리오가 점점 사라지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어쨌든 그림으로 영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웹툰이 갖는 강점은 앞으로도 드라마나 영화 쪽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최영일>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난 시간에 얘기나눴던 스낵컬처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아닐까 싶어요?

◆정덕현> 그렇죠. 웹툰은 스마트폰 이전에 포털 사이트들이 주도했는데요, 새로운 개념의 만화 장르를 만들어냈죠. 형식이 내용을 바꾸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펼친 면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며 읽던 방식이 컴퓨터 화면으로 오면서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전체를 보던 시점은 이제 부분을 보되 빠른 속도를 추구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것은 거기에 적합한 만화의 표현을 요구하게 되었는데요. 강풀 웹툰이 가장 강력하게 힘을 발휘했던 건 바로 이 달라진 웹툰이라는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바로 그 지점에서 생겨난 것이죠. 이게 요즘은 모바일로 와서 더 최적화된 느낌입니다. 책과 신문을 밀어내고 요즘은 웹툰 같은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소비되고 있죠. 지하철 풍경이 확 달라진 것만 해도 실감할 수 있으실 겁니다.

◇최영일> 원소소 멀티유즈라고 하죠. 웹툰이 단순히 드라마나 영화로만 제작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굉장히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특성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가요?

◆정덕현> 과거에는 소설 같은 작품들이 원소스 멀티유즈 되는 콘텐츠였는데, 지금은 웹툰이 그걸 조금씩 대체해가고 있죠. 그 이유는 웹툰이 결국은 영상연출에 훨씬 더 최적화된 장르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단 그림 이미지로 되어 있고, 이야기도 함께 들어가 있기 때문에 웹툰은 그 자체가 드라마나 영화로 보면 하나의 스크립트라고 볼 수도 있죠. 게다가 스크롤 방식은 영화의 필름이 흘러가는 방식과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그 시간적 구성은 영화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방식과 잘 맞아 떨어지죠.

◇최영일> 그리고 이미 웹툰으로 인기를 크게 얻었을 경우,다른 장르로 제작해도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점도 제작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포인트가 되겠죠?

◆정덕현> 이 대표적이겠죠. 이미 웹툰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기 때문에 드라마화된다고 했을 때 그 기대감이 남달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걸 드라마로도 잘 구현해냈기 때문에 대박을 낼 수 있었죠. 최근 방영되고 있는 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웹툰으로 성공한 작품이라 대중들의 관심이 그만큼 컸죠. 케이블 채널에서 2회만에 5%에 가까운 시청률을 낸 건 그래서죠. 향후 방영될 예정인 박인권 원작의 이나 황미나 원작의 같은 작품들도 이미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습니다.

◇최영일> 그런데 웹툰이 드라마로 제작될 때마다 보면 일명 싱크로율 논란이 상당하더라구요?

◆정덕현> 누가 캐스팅 되느냐는 웹툰 팬들로서는 굉장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은 그래서 이 캐스팅 논란이 방영 전부터 끝없이 이어졌는데요, 그래서 을 줄여서 에 시어머니를 붙인 신조어 ‘치어머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죠.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인 김고은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막상 드라마에서는 꽤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 을 할 때도 이 캐스팅 싱크로율을 갖고 말들이 많았었죠. 결과적으로 보면 장그래의 임시완이나 오과장 역할의 이성민 모두 괜찮은 반응을 얻기도 했죠. 그만큼 관심이 높기 때문에 잘 되면 좋지만 잘 되지 못하면 연기자들도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는 민감한 문제죠.

◇최영일> 웹툰의 시초는 지난 2003년 D포털에서 제공한 만화 속 세상이라는 서비스라고 하던데요, 앞으로도 웹툰의 인기는 지속될까요?

◆정덕현> 이미 인터넷이나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또한 다른 장르 즉 드라마나 영화 같은 장르와 연계함으로써 원작으로서의 기능도 충실히 하고 있기 때문에 웹툰의 미래를 밝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등용문은 기존 미디어들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에 작품과 작가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웹툰은 괜찮은 장점들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영일>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정덕현 문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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