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이변은 있었지만, 이견은 없었다! 청룡의 별 이정현

[인물파일] 이변은 있었지만, 이견은 없었다! 청룡의 별 이정현

2015.11.27. 오후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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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어젯밤 펼쳐진 영화계 별들의 축제에서는 기분 좋은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여우주연상 수상에서였습니다.

김혜수, 전도연, 전지현 등 쟁쟁한 후보들 속에 청룡의 선택은 다소 '파격적'이었습니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이 호명됐습니다.

거의 20년 만에 청룡영화상의 레드카펫을 밟은 이정현은 수상 소감을 밝히며 연신 울먹였습니다.

너무 작은 영화라 미처 기대하지 못했다며, 이 상을 계기로 다양성 영화들이 좀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테크노 가수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정현은 배우로 시작했습니다.

19년 전, 영화 '꽃잎'으로 데뷔했습니다.

정식으로 연기를 배운 적도 없었지만 '신들린 연기'라는 평을 받으며, 열여섯 살 소녀는 대중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이후 가수 활동에 더 치중했고 또 오랜 중국 활동으로 배우 이정현은 좀처럼 만나보기 힘들었는데요.

지난해 '명량'으로 돌아와 다시 한 번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말 못하는 아낙역을 맡아 대사 한마디 없었지만, 그녀가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누구보다 강렬했습니다.

올해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 출연했습니다.

제작비 3억 원의 작은 영화를 찍으며, 출연료는 한 푼도 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비를 털어 스태프들 아침 식사까지 챙기는 통 큰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돈을 떠나 의미 있는 작품에서 배우의 한을 풀고 싶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이런 이정현의 애정 덕일까, 4만여 명의 관객이 이 영화를 봤는데요.

상업 영화의 천만 관객 동원과 다름없는 성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남우주연상은 '사도'의 유아인에게, 최우수 작품상은 '암살'에 돌아갔습니다.

천만 영화부터 저예산 독립영화까지 크고 작은 영화에 트로피가 고르게 돌아갔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룡영화제, 상 참 잘 주죠?" 사회를 맡은 김혜수는 이날 시상을 두고 이렇게 말하기도 했는데요.

여러 면에서 얼마 전 배우들이 대거 불참한 대종상 시상식과 비교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꽃잎'에서는 미친 소녀로, '명량'에선 한 많은 아낙으로, 이번 영화에선 억척스러운 생활의 달인으로 변신한 이정현.

그녀의 수상에 '이변'이란 얘기는 있지만,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작은 거인이 만들어낸 기적'이란 찬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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