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유발"...동물실험으로 확인

"미세플라스틱,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유발"...동물실험으로 확인

2022.02.18. 오전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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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보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유전적 장애로 알려졌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동물 실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양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고 따라 웃지 않는 아이.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이 떨어지며, 반복적 행동을 하거나 제한된 관심만 보인다면 영유아에 발병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에 따르면 자폐스펙스럼 장애 유병율은 54명당 1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유병율 역시 2% 내외입니다.

하지만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미세플라스틱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연구진은 모든 연령대의 실험 쥐에게 미세플라스틱을 먹이고, 행동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한쪽은 비워두고, 반대쪽에는 친한 쥐를 넣은 뒤 쥐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수치화해 사회성 지수를 확인하는 겁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실험 쥐는 10분 동안 친한 쥐가 있는 쪽으로 가까이 가지 않고 빈 곳을 더 많이 돌아다니는 등 자폐 행동을 보였는데, 추적 동선을 통해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모든 실험 쥐에서 사회성 지수가 50% 가까이 낮게 나타났으며, 특히, 어미 쥐에게서 태어난 새끼 쥐 모두가 자폐 행동을 보여 유전적 연관성도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쥐의 뇌에 침투해 학습과 관련된 주요 대사물질을 교란시켰으며, 장내 세균 분석 결과, 실제 자폐 환자와 같은 박테리아 변화도 관찰했습니다.

[김진수 /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박사 : 엄마 쥐에 폴리 에틸렌을 경구 투여했습니다. 그리고 엄마 쥐가 낳은 아기들을 대상으로 행동실험을 보았는데, 사람에서 보이는 자폐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고, 이런 것들은 임상적으로 잘 알려진, 그러니까 부모 세대에서 노출된 환경에 의한 유전적 요인이 자손 세대에 나타나는 자폐 증상에 부합하는 결과입니다.]

일상에서 편리하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강과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먹이사슬을 따라 다시 우리 몸으로 들어옵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체내 모든 장기에 흡수되는 것은 물론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의 연관성도 확인된 만큼 다른 난치성 질환과 미세플라스틱의 관련성 연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science 양훼영입니다.


YTN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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