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누리호" 메이드인 코리아 토종 발사체, 21일 성공 가능성은?

"날아라 누리호" 메이드인 코리아 토종 발사체, 21일 성공 가능성은?

2021.10.19. 오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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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누리호" 메이드인 코리아 토종 발사체, 21일 성공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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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10월 19일 (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이창진 건국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21일, 국내 첫 독자개발 발사체인 누리호의 발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현재 우리 우주 기술은 어느 정도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이창진 건국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창진 교수(이하 이창진): 네, 안녕하십니까.

◇ 최형진: 본격적인 이야기 나누기 전에 교수님께서는 누리호의 실질적인 기획자로 알고 있는데, 누리호를 잉태한 어머니신 거 아닙니까?

◆ 이창진: 거기까지는 아니고요. 계획을 우리가 이제 만들겠다는 의지는 있고, 방향을 설정했는데 그걸 어떻게 만들어야 될까, 얼마나 걸릴까, 어느 정도 예산이 들까, 이런 것들을 산정하고 구체화시켰다고 말씀드릴 수 있죠. 

◇ 최형진: 그게 어머니 같은데요? 우주 산업이라는 게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하고 아무래도 지각생이다 보니까 어려움을 겪기도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습니까?

◆ 이창진: 일단은 우주부품이라는 게 단군 이래 처음 우리가 만드는 거라서 산업체가 그런 기관·기술이 없었죠. 그래서 일일이 다 그런 것들을 확인하고 없는 기술은 만들어야 되고 그러니까 더 뭐라 할까요, 힘든 기업들이 많았죠. 

◇ 최형진: 그러면 누리호 기획은 언제부터 시작된 겁니까?

◆ 이창진: 2009년도부터 시작했거든요. 2009년도부터 해서 2010년도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서 그래서 시작이 됐죠. 

◇ 최형진: 그러면 기획부터 발사까지 얼마 정도의 시간과 인력이 들었나요?

◆ 이창진: 지금 총 12년 걸린 것 같아요. 

◇ 최형진: 누리호, 국내 첫 독자개발 발사체인데요. 그럼 전 과정을 모두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까?

◆ 이창진: 발사체라는 것은 국가의 굉장히 중요한 기술 중에 하나로 분류되어 있어요. 어떤 나라든지. 그래서 그 기술을 남한테 이전하거나 판권을 받고 판다거나 이런 일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 최형진: 안보 때문에 그런 겁니까?

◆ 이창진: 그렇죠. 굉장히 중요한 안보 기술 중에 하나고요. 그래서 우리가 개발을 하겠다고 했을 경우에는 100% 다 독자개발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는 100% 독자기술로 개발하고 실패도 경험했었고, 그런 과정을 거쳤다고 말씀드릴 수 있죠. 

◇ 최형진: 그러면 다른 나라 도움 없이 발사체를 쏠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겠네요?

◆ 이창진: 그렇죠. 우주발사체를 만들었다고 공표한 나라는 한 10개의 나라인데요. 그 발사체를 이용해서 진짜 위성, 그러니까 우리가 얘기하는 보통 실용위성이라고 하는데, 1톤 이상의 무게를 가지고 600~700킬로미터 상공에 올라가서 우주일을 하는 위성을 올린 나라는 우리가 7번째 되는 것 같습니다. 

◇ 최형진: 북한은 어떻습니까?

◆ 이창진: 북한도 만들었다고 주장을 했던 때가 2015년인가요. 은하 3호라는 발사체를 쏘아올린 적이 있죠. 서해에서 우리가 그것을 회수해서 분해를 해서 분석을 해본 결과, 이 사람들이 어떤 우주발사체를 만들 의도는 아니었지 않나 하는 기술적인 확신을 아마 얻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북한은 우주발사체를 만들어서 위성을 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게 어떤 탄도탄, 탄도미사일의 기본기술을 획득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 아니었나,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2013년 나로호가 우리나라 첫 번째 우주 발사체였잖아요, 어떻게 다른 겁니까?

◆ 이창진: 나로호는 2단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그것은 온전한 발사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발사에 성공해지만, 1단은 러시아에서 가져온 엔진이고요. 2단은 우리가 만들었지만. 그래서 우리가 100% 다 만든 발사체라고는 할 수 없죠. 그런데 이번에 만든 누리호는 1,2,3단이 다 우리나라 독자기술로 디자인하고 개발하고 제작하고 시험하고 해서 마지막 최종시험을 앞두고 있는 거라 근본적으로 비교대상은 아닌 것 같아요. 

◇ 최형진: 그렇군요. 나로호 때도 큰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한국연구재단 우주단장이셨습니까?

◆ 이창진: 네.

◇ 최형진: 제가 지금 굉장히 대단한 분과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 이창진: 하하, 과찬이십니다. 

◇ 최형진: 영광입니다. 그리고 이번 누리호 액체엔진 개발 기술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인 건가요?

◆ 이창진: 액체엔진이요. 액체엔진이라는 게 우리가 한 번도 개발하지 않았던 그런 영역이었거든요. 그러니까 나로호 때도 액체엔진은 러시아 것을 갖고 왔는데, 이번엔 액체엔진 자체를 개발하고 그것을 클러스터링을 하고 이런 기술들을 다 확보한 거죠. 그래서 최종 발사체를 만들 거고, 그 중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 중의 하나가 산화제라고 연료탱크거든요. 산화제 탱크라는 건데, 액체산소를 씁니다. 액체산소는 보통 섭씨 –193도를 유지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극저온의 온도에서 작동하는 탱크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런 기술을 이번에 확보해서 발사체를 만들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제 이 기술을 바탕으로 앞으로 성능이 더 좋은, 그리고 여러 가지 활용할 수 있는 발사체로 개량이나 고성능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최형진: 너무 기본적인 질문이긴 합니다만, 그동안 여러 위성이 발사됐었잖아요, 누리호가 성공하면 앞으로는 해외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게 되는 건가요? 

◆ 이창진: 그렇죠. 물론 모든 위성을 우리가 누리호를 이용해서 우주로 발사하는 건 아니지만요. 우리가 대상으로 하는 특별한 위성 그룹이 있습니다. 그게 한 1.5톤 정도 되는, 그래서 우리나라 아리랑 위성이 딱 거기에 해당되는데요. 아리랑 위성이나 그것과 비슷한 중량을 가진 위성들은 대부분 다 누리호에서 발사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있죠. 

◇ 최형진: 우리나라가 첫 발사체인 나로호를 쏘아올린 2013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우주 지각생이었잖아요. 그나마 세 번의 실패 끝에 가까스로 우주시대를 열었는데, 내일 발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누리호 성공 가능성 어느 정도로 보고 계십니까? 

◆ 이창진: 저는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처음 우리가 사용하는 게 발사대하고 1,2단 발사엔진인데, 이 두 가지를 이미 2018년에 시험발사를 통해서 기능하고 성능을 확인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 어떤 결론을 얻었냐면,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거의 99% 굉장히 정확하게 작동하고 날아갔다는 부분을 저희가 확인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걸 3개를 붙였으니까 약간의 위험성은 증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성능이나 예측 면에서는 정확한 능력을 가졌다고 보기 때문에 성공확률은 어느 때보다 높지 않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물론 성공하면 가장 반가운 소식이 되겠지만, 전 세계적인 발사체 역사를 보더라도 발사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요?

◆ 이창진: 네, 그걸 대비해서 우리가 이번에 하는 게 1차 발사고요. 내년도 5월에 2차 발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사하면 성공이고 발사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잘 안 되면 실패가 되고, 이런 개념이 아니라요. 이번에도 발사하고 내년 5월에도 발사해서 두 번의 결과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작동됐다, 그리고 어떤 게 문제가 있나가 확인이 되면, 그게 폭발하거나 분리가 되지 않으면 우리가 성공이라고 보고 있죠. 

◇ 최형진: 그렇군요. 지금 우주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산업 중 하나인데,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을 비롯해서 연구 환경은 어떻습니까?

◆ 이창진: 우주개발예산이 지난 20년 동안 정부가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해주셔서 많이 발전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 비하면 우리가 굉장히 열악한 실정이죠. 미국의 1/100 정도 되고요. 일본의 1/10, 예산 상태는 그렇고요. 연구 인력이나 지원 장비 이런 거 보면 상당히 열악하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애청자, 그리고 국민 입장에서 한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독자개발 발사체가 성공해서 기술이 완성되면 물론 국민들 자부심 상승은 당연하겠지만, 우리나라에 무엇이 달라지는 겁니까?

◆ 이창진: 일단 첫째는 이게 아마 첫 술에 배부르지는 않으실 겁니다. 확 와 닿는 게 없다고 느끼실지 모르지만, 옛날에 우리가 했던 반도체, 자동차, 조선, 이런 것처럼 처음은 굉장히 미약하지만, 이게 선진국들만 하는 새로운 산업 혹은 새로운 기술의 장을 열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이걸 확대하고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건 그 다음에 우리가 노력을 기울여야 될 부분이고. 이것이 얼마나 잘 되느냐에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게 정치·경제·문화·외교·국방 다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냥 과학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국가가 발전하는 어떤 새로운 원동력을 얻느냐, 그걸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느냐, 이런 걸로 인식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조금 전에 새로운 기술의 장을 열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지난 5월에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가 있지 않았습니까. 우주 발사체 개발에 물꼬가 트인 것 같은데 갈 길이 멀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이창진: 이게 한미 미사일발사체지침 해제라는 게 분명히 정치외교적인 이벤트입니다. 기술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것들이거든요. 문제는 그런 정치외교 이벤트가 이런 기술발전과 굉장히 접목되어 있는 증거라고 볼 수 있고요. 그래서 이런 주변 환경이나 이런 것들이 잘 닦인다고 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주개발 역량을 활용해서 우리가 국제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가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어요. 

◇ 최형진: 혹시 교수님, <오징어 게임> 보셨습니까?

◆ 이창진: 못 봤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렸을 때 많이 했기 때문에요. (웃음)

◇ 최형진: 지금 K푸드, K팝, K드라마, 전 세계가 K콘텐츠 열풍인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K우주기술 앞으로 기대가 되거든요. 교수님이 그리고 계시는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미래는 어떤지, 긍정적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 이창진: 100%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우주개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우리 반도체라든가 IT라든가 통신이라든가, 이런 부분은 지금 우주 개발하는 데서 굉장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요. 로켓뿐만 아니라. 그런데 뒤늦게 로켓을 확보했거든요. 그러니까 용에다가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반도체가 없으면 우리나라의 IT 기술이 없으면 우주개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좀 더 육성하고 발전한다고 하면 아마 우리 대한민국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미래가 기대가 됩니다. 애청자 질문도 하나 들어왔는데요. ‘우리기술 첫 발사체라니 대한민국도 우주시대 여나요? 그런데 발사 당일 날씨가 영향을 줍니까? 비오고 바람 불면 발사 못하고 그런 일도 있을까요?’

◆ 이창진: 있습니다. 그게 보통 비오는 건 큰 문제가 안 되는데요. 상공풍, 그러니까 기상 10킬로미터 정도에서 풍속이 20미터 이상이 되면, 초기에 발사체가 올라가는데 처음에는 속도가 느리니까 누가 툭 치면 쓰러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바람이 세게 불면 자세가 불안정해서 잘못되는 사고가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람이 굉장히 불거나 아니면 천둥이 치거나 태풍이 몰아치거나 이러면 발사를 연기하거나 그렇습니다. 

◇ 최형진: 괜찮은 거죠?

◆ 이창진: 구름이 좀 끼지만 괜찮은 날씨로 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또 다른 애청자 분께서는 ‘교수님, 누리호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해요’라고 하셨는데, 잘 생겼나요?

◆ 이창진: 잘 생겼습니다. 쭉쭉 빠졌습니다. 

◇ 최형진: 마지막으로 짧게 이 날이 기다려집니다.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우주선을 타고 달 탐사도 하고 우주여행도 할 날이 언젠가 오겠죠?

◆ 이창진: 막연하게 언젠가가 아니라 우리가 역사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우리가 50년 전에는 비행기를 모든 사람이 타리라고 생각 안 했을 거예요. 그런데 똑같이 앞으로 50년 후에는 우주선을 모든 사람이 못 탄다는 생각을 하는 게 저는 좀 이상하죠. 그렇게 대답을 드리겠습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창진: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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