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수치 높으면 무조건 좋다?...숫자로만 판단 힘든 '백신의 경제학'

면역 수치 높으면 무조건 좋다?...숫자로만 판단 힘든 '백신의 경제학'

2021.01.09. 오전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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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적으로 접종이 시작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면역 효과는 95% 정도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평균 효과는 70%가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수치만 보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 보다 뛰어나 보일 수 있지만 단순 수치만으로 백신의 효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이혜리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화이자 백신의 면역 효과가 95%라는 임상 결과가 공개되자, 의학계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효과 때문입니다.

이어 모더나 백신의 효과도 94% 정도라는 결과까지 공개되면서 코로나19 조기 정복에 대한 기대감까지 나왔습니다.

[스테판 호게 / 모더나 의장 : 이것은 팬데믹과의 싸움에서 아주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우리 백신 mRNA-1273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평균 면역 효과가 70%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용성 논란까지 제기될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면역 효과 수치가 어느 정도 중요할까?

우선 전문가들은 장기간 임상 시험을 거치지 않은 만큼 면역 효과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대량 접종 이후에 정확한 검증을 하면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겁니다.

[김정기 /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 : (임상 시험) 당시 화이자 같은 경우는 4만여 명 그리고 모더나는 3만 명이 임상 3상 대상자였거든요. 그런데 전수조사를 한 게 아니라 표본조사를 해서 확진자를 선별했고….]

특히 접종 간격이나 횟수에 따라 백신의 효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 2차 접종에서 용량과 간격을 조절하면 최대 80∼90% 효과가 나오는 반면 접종 횟수를 더 늘리면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습니다.

[김정기 /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데노 바이러스 전달체를 이용한 DNA 백신 형태라서 아무래도 3차 접종 시에는 효능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충분한 검증을 거쳐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독감 백신의 면역 효과는 최대 60% 정도입니다.

70% 이상의 효과만 유지되면, 어느 백신이든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깁니다.

결국, 단순한 수치보다 백신의 안전성을 비롯해 가격과 유통 방법, 접종의 편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접종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혜리[leehr2016@ytn.c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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