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코로나19에 효과있다는 구충제 이버멕틴, 클로로퀸, 불주사

[팩트체크] 코로나19에 효과있다는 구충제 이버멕틴, 클로로퀸, 불주사

2020.04.13. 오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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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코로나19에 효과있다는 구충제 이버멕틴, 클로로퀸, 불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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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20년 4월 12일 (일)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송영훈 뉴스톱 팩트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팩트체크]구충제 이버멕틴, 클로로퀸, 불주사 코로나19에 효과?


<김양원 PD>
1) 한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 해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송영훈 팩트체커>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 하면 관심이 폭주하고요, 심지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겠다, 는 계획만 나와도 그 회사의 주가 폭등하는 이런 상황입니다.
오늘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의약품들을 팩트체크하시겠다고요?

<송영훈 팩트체커>
네, 첫 번째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입니다. 클로로퀸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여러 번 언급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및 ‘지팩(Z-Pak)’이라고 불리는 아지트로마이신 복합 요법 시도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는데요.

부작용을 시험해볼 시간이 없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이미 말라리아와 루푸스 치료에 사용돼온 만큼 사람에게 치명적이지 않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입니다.

<김양원 PD>
3) 트럼프 대통령... 의사가 아니에요. 하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큰 관심을 모았어요?

<송영훈 팩트체커>
네, 그 때문인지 국내에서도 같은 주장을 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요. 한 유튜브 채널은 ‘어떤 의사의 “긴급 제보”라는 제목으로 부산의 이비인후과 의사라는 분과의 전화를 통해 “질병관리본부가 일단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방법을 고심하다가 이제 이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 같다”며,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의 예방을 위해 조기 투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와는 별개로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게시판에 클로로퀸을 사전에 준비해 놓으라는 루머가 떠돌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병원가에는 해당 약품을 처방해 줄 수 없냐는 문의가 빗발치고, 인터넷에는 해당 의약품을 해외에서 대신 구매해준다는 직구 대행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김양원 PD>
4) 의사 말을 빌어서 클로로퀸이 효과가 있다는 유튜브도 나왔다? 그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을 정도로 신빙성 있다는 거에요?

<송영훈 팩트체커>
그렇지는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임상적 경험을 쌓은 뒤에 과학적으로 결론을 내려야합니다.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원래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로 동일한 작용기전을 나타냅니다. 차츰 류머티스 관절염과 루푸스병 치료로 사용 범위가 넓어졌는데요. 클로로퀸은 1930년대 개발된 약물이고 클로로퀸의 부작용을 낮춘 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혹은 하이드로클로로퀸입니다.

중국의 코로나19 치료현장과 프랑스의 소규모 임상 시험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는 논문이 발간되기는 했지만 의학계에서는 좀 더 객관적으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돼야 한다는 게 중론입니다.

국내에서는 현재 임상시험에 들어간 상황인데요.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달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추진할 예정으로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이 추경예산 40억 원을 확보해 치료제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양원 PD>
5) 안전성에서는 시기상조다,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가 있나요?

<송영훈 팩트체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클로로퀸을 언급하면서 오히려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미국 내 클로로퀸 약품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의 60대 부부가 클로로퀸 관련 뉴스를 접한 뒤 어항 청소용 클로로퀸 제품을 복용한 뒤 남편은 사망하고 아내는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김양원 PD>
6) 해외에서는 이런 클로로퀸 약물 오용 사고가 있었군요.

<송영훈 팩트체커>
또 일부에서는 “일본에서는 클로로퀸을 쉽게 구할 수 있어 예방 목적으로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직구로 구매해 예방 목적으로 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일본 현지에 확인결과 거짓이었습니다.

일본에서 클로로퀸은 부작용 때문에 시중에 판매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클로로퀸 임상시험을 언급했는데, 해당 임상시험은 불과 2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시험이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의료진들이 다른 병을 치료하는 데 쓰였던 여러 항바이러스제를 동원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클로로퀸 외에,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신종플루 치료제인 아비간 등을 적용해보고 있습니다.

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치료제 효과를 검증하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돌입해 있습니다.

<김양원 PD>
8) 네. 첫 번째 클로로퀸 코로나19 예방효과 있다? 팩트체크! 아직 임상시험 중이므로 안전성은 좀 더 검증해봐야 한다... 였습니다. 다음은 계속해서 구충제 얘기가 나와요. 이번에는 이버멕틴인데요.

<송영훈 팩트체커>
네. 얼마 전에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져 복용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역시 아직 확실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구요.
이번에는 이버맥틴이라는 구충제입니다.

지난 3일 호주에서 모나쉬대 생화학연구소에서 “실험실에서 배양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이버멕틴에 노출하자 48시간 안에 모든 유전 물질이 소멸했다”는 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습니다.

<김양원 PD>
9) 네, 바로 관심이 폭주하자, 보건당국이 입장을 밝혔죠?

<송영훈 팩트체커>
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정확한 용량이나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부분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일반적으로 구충제의 경우 흡수율이 낮으므로 치료제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버멕틴이 어떤 과정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약하게 했는지가 규명되지 않았다는 건데요. 해당실험은 인체실험이 아니고 세포실험실에서 배양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실험을 한 것입니다. 사람에게 치료제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죠.

보통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임상시험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검증되면 이후에 3단계의 인체 임상시험을 거칩니다.

1상 시험에서는 소수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을 검토하고, 2상에서는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용법, 용량과 안전성, 부작용 등을 탐색합니다. 끝으로 3상에서는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합니다. 이 과정만 해도 최소 1년이 넘게 걸립니다.

<김양원 PD>
10) 두 번째 팩트체크, 구충제 이버멕틴 또한 아직까지 검증된 바가 없다... 였습니다. 이번에는 ‘불주사’에요? 저희가 어렸을 때 다들 맞았던 그 불주사죠?

<송영훈 팩트체커>
네. 이른바 ‘불주사’라고 불리는 폐결핵 예방백신 BCG가 코로나19의 사망자 수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논문이 발표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뉴스톱에서 확인해 보니, 이번에도 일부 언론들이 팩트체크 없이 보도를 했습니다. 심지어 한 유력 신문은 이 연구 결과를 주요 근거로 해 칼럼을 쓰기도 했습니다.

기사에서 다룬 연구는 미국의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매드아카이브’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요. 해당 논문의 제목은 “보편적인 BCG 백신 정책과 코로나19로 인한 치사율 사이의 상관관계”입니다.

논문 작성자는 애런 밀러 외 5명으로 모두 뉴욕공과대학교 소속이었습니다. 국내 일부 매체는 논문을 직접 소개한 것이 아니라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를 인용하기도 했는데, 블룸버그의 기사는 현재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인도의 블룸버그 합작매체인 블룸버그 퀸트라는 매체에 같은 내용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

<김양원 PD>
11) 국내 언론에 인용이 됐는데, 그 원본 기사는 찾을 수 없고, 결국 논문을 찾아보신 거에요?

<송영훈 팩트체커>
네. 그런데 해당 논문 소개 글에 보면, “이 논문은 출간되지 않았고 동료들에게 피어리뷰 즉, 검증되지 않았다. 새로운 의학 연구를 다루고 있지만 평가되지 않았으니 임상 실험의 가이드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학계에서 논문이 피어리뷰 전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전혀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논문은 피어리뷰 뒤 심사를 거쳐 학술지에 게재되는 절차를 걸칩니다.

<김양원 PD>
12) 그 논문도 정식으로 출간된 논문이 아니었던 거네요.

<송영훈 팩트체커>
그런데, 논문 내용 역시 오류가 보이기도 합니다. 논문에서 사망률이 낮다고 주장한 브라질과 일본에서 최근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1950년대부터 2007년까지 BCG 접종을 의무화한 프랑스 역시 치사율이 6.8%로 높고 1953년부터 2005년까지 BCG 접종을 의무화한 영국 역시 코로나19 치사율이 7.1%에 달합니다.

대한의사협회 과학 검증 위원장인 최재욱 고려대 의대 교수는 “아직은 부정확한 사실이 많다. 치사율은 BCG 접종 이외에, 방역 정책 수준, 급격한 전파 증가 유무, 의료체계 역량, 고령화 등 인구학적 특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모두 통제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아직은 가설일 뿐이다”고 말했습니다.

<김양원 PD>
13) 종합적으로 판단해야지 단순히 불주사 맞았다고 치사율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관련 뉴스에 관심이 높은 만큼 언론의 책임 팩트체크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 모두가 힘을 합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죠. 이럴 때는 정부의 방침, 그리고 의료전문가의 진단을 확인하시고, 정확한 지침이 나온 후에 행동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송영훈 팩트체커>
네. 감사합니다.

<김양원 PD>
뉴스톱 송영훈 팩트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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