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낫겠지' 미루다 큰 일! 설마 '신경병증성 통증'?

'자고 일어나면 낫겠지' 미루다 큰 일! 설마 '신경병증성 통증'?

2020.01.28. 오후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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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낫겠지' 미루다 큰 일! 설마 '신경병증성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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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자고 일어나면 낫겠지’ 미루다 큰 일! 설마 '신경병증성 통증'?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이게 웬일일까요? 산에서 사는 곰이, 어깨 위에 올라왔습니다. 우리 몸을 더욱더 무겁게 하는 명절 후유증. 이것도 혹시 과학적으로 풀어볼 수 있을까요?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할게요. <과학을 품은 뉴스>

◇ 조현지> 설 연휴는 잘 보내고 오셨나요?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이하 이동은)> 네, 저는 집에 내려가서 가족들과 함께 잘 보내고 왔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 조현지> 저는 이번 연휴 아무 데도 안 가고 출근하는 날 빼고는 집에서만 있었더니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얼굴 통통해진 것 보이시죠?

◆ 이동은> 평소보다 이틀 더 쉬고 왔더니 바로 업무에 복귀하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 조현지> 맞아요. 명절 증후군이라고 하죠.

◆ 이동은> 네, 보통 명절 전후로 겪는 정신적, 육체적인 피로가 스트레스성 질환을 일으키는 걸 우리가 명절 증후군이라고 넓게 부르는데요, 굳이 이렇게 질환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명절 전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 거예요. 실제로 우리가 설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 한번 살펴봤는데요, 국내 한 의대 연구팀이 결혼한 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점수를 매겨봤습니다. 그랬더니 남성이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 점수가 평균 25.85점으로 나왔어요, 어느 정도로 심한지 잘 모르시겠죠? 해외 연구 결과를 보면 보통 직장에서 상사와의 불화로 생기는 스트레스가 23점 정도라고 하니까요, 설 명절 동안 그것보다 높은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거죠.

◇ 조현지> 사실 매일 보는 직장 상사와의 불화는 정말 큰 스트레스거든요. 그만큼 명절 스트레스가 크다는 거네요. 그럼 여성은 어떤가요?

◆ 이동은> 여성은 더 높게 나왔습니다. 32.41점으로 남성보다 거의 7점 이상 스트레스 점수가 높은 건데요, 비교하자면 1천만 원 정도의 빚을 졌을 때 스트레스가 31점 정도, 또 부부싸움이 급격히 늘어나면 35점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거든요. 근데 명절 스트레스가 32점이니까 그 사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조현지> 설 명절은 해마다 하루 이틀 정도고, 아주 길어야 닷새 정도인데 그동안 받는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훨씬 높은 것 같아요. 사실 뭐 결혼을 하지 않아도 요즘은 명절이 싫다는 분들 많잖아요.

◆ 이동은> 맞아요. 특히 명절마다 듣는 잔소리, 힘들어하는 분들 많으신데요, 실제로 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절반 이상은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명절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또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이 많다 보니까 근황을 묻게 되잖아요? 이런 과도한 관심도 부담스럽다는 분들이 40% 이상,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조현지> 잔소리, 정말 평소에도 그렇지만 명절에는 가족들이 많이 모이니까 아무래도 같은 말을 여러 번 듣잖아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겠어요.

◆ 이동은> 네, 그렇죠. 그래서 요즘은 듣기 싫은 말 베스트, 이런 조사들도 많이 있는데요, 제가 한 취업포털에서 내놓은 설문 결과를 가져와 봤습니다. 성인남녀 3천3백여 명이 설날 가장 스트레스 받는 잔소리를 꼽아 본 건데요, 1위는 뭐였을까요?

◇ 조현지> 음... 1위가 뭐였나요?

◆ 이동은> 1위는 '앞으로 계획이 뭐니?'라고 합니다. 29%가 이 질문이 가장 듣기 싫다, 이렇게 꼽았고요, 그다음으로 '취업은 언제쯤 할 거니?', 또 요즘 많이 듣는 말이죠. '나 때는 말이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지' 이런 말들이 스트레스라고 답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전형적인 명절 잔소리로 꼽히는 '어서 결혼해야지, 출산해야지' '애인은 있니?' 이런 질문들도 듣기 싫은 말로 꼽혔습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가족이니까 관심을 가지고 하는 말이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고, 또 심하면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혹시 내가 이번 명절에는 이런 말을 하지 않았나 한 번쯤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이렇게 명절 연휴가 지나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크지만 실제로 몸도 좀 찌뿌둥하고 그래요.

◆ 이동은> 맞아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에 이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요, 실제로 질환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에 나타나는 명절 증후군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하나는 너무 많이 움직여서 생기는 '과사용 증후군'이고요, 다른 하나는 같은 자세로 너무 움직이지 않아서 생기는 '부동 증후군'입니다. 과사용 증후군은 흔히 요리를 하거나 음식 같은 걸 나르면서 관절이나 손목 같은 데 무리가 오는 경우이고요, 부동 증후군은 오랫동안 이동을 하거나 운전을 할 때 주로 생깁니다. 특히 구부정한 자세로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목이나 허리 디스크에 무리가 갈 수 있고요, 추간판 탈출증을 일으킬 수도 있죠.

◇ 조현지> 특히 명절이 지나면 어머니들이 손목이 아프다, 팔이 아프다, 이러시는 경우 많잖아요. 아무래도 결혼한 여성들, 주부들이 많이 겪는 게 이런 통증이 아닐까 해요.

◆ 이동은> 그렇죠. 음식 준비부터 청소나 설거지, 비틀어서 행주를 짜는 경우까지, 생각해보면 손목이 거의 쉴 틈이 없는데요, 그래서 명절 후에 생기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거나 손목을 많이 쓰는 직장인들도 흔히 겪는 그런 질환인데요, 증상을 보면 보통 검지 엄지나 검지, 중지 쪽에 저린 느낌이 들거나 통증이 생기고요, 감각이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져서 심하면 잠을 못 잘 정도인데요, 이럴 때 손을 좀 털어주거나 흔들면 잠시 통증이 가라앉으면서 다른 부위로 옮겨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말초신경 장애나 목 디스크의 초기 증상이랑도 아주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병원을 찾아 확실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합니다.

◇ 조현지> 그럼 치료는 쉽게 할 수 있나요?

◆ 이동은>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약물이나 주사로도 치료가 가능하고요, 초기에 나아지지 않으면 간단한 수술로도 치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손목을 많이 쓰는 경우에는 중간중간 휴식을 좀 취해주는 게 좋고요, 무리하게 손목을 썼다면 냉찜질을 해주거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 조현지>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조금 통증이 나타났을 때 놓치지 말고 병원을 가는 거네요.

◆ 이동은> 네, 보통 조금 아프다가 말겠지, 하면서 미루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분들이 많은데요, 비슷한 경우로 '신경병증성 통증'이라는 게 있습니다. 한마디로 신경에 병이 생기면서 오는 통증인데요, 마찬가지로 처음 시작은 그냥 좀 아픈 건가, 하다가 병원을 늦게 찾을 수 있는데 조금 다릅니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요, 오히려 더 심해지는데요. 그냥 아프다기보다는 시리거나 저린 느낌이 강하고요, 칼로 베거나 전기가 통하듯이 또는 찌르는 듯이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 조현지> 그럼 이런 통증은 왜 생기는 건가요?

◆ 이동은> 보통은 일시적이라기보다는 질환이라든가 기존 시술, 수술의 영향이 큽니다. 가장 흔한 게 당뇨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인데요, 당뇨가 생기면서 말초신경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이로 인해서 심한 통증이 생기는 거죠. 원인은 아주 다양한데요, 방사선 치료나 암 수술, 또는 크고 작은 수술과 시술들이 다 이런 신경병증성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조현지> 가장 중요한 건 통증이 생겼을 때 놓치지 않는 거겠네요?

◆ 이동은> 그렇죠. 일반적으로 이런 유형의 통증은 단순한 진통제나 소염제에 반응을 하지 않는데요, 한 달 이상 오래 진통이 지속되면서 3개월이 지나면 만성기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급성기일 때 치료하는 게 중요하고요, 혹시라도 이런 종류의 통증이 의심되면 바로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게 좋습니다.

◇ 조현지>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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