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독감 유행주의보! 예방주사는 '오전'에 맞아야 좋다고?

전국 독감 유행주의보! 예방주사는 '오전'에 맞아야 좋다고?

2019.11.19. 오후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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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독감 유행주의보! 예방주사는 '오전'에 맞아야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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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전국 독감 유행주의보! 예방주사는 '오전'에 맞아야 좋다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역시 이불 밖을 나오면 위험한 걸까요? 한파에 전염병에... 정말 세상엔 위험한 거 투성이인데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과학을 통해, 좀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사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할게요.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이 기자, 2주 만에 뵙는데 오늘 굉장히 컨디션이 좋지 않군요. 감기에 심하게 걸렸다고…

YTN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이하 이혜리) : 네, 오늘도 너무 추운데요. 지난 주말에 비도 오고 쌀쌀했잖아요. 제가 제 건강을 너무 과신하고 주말에 옷을 좀 얇게 입고 다녔더니 이렇게 감기에 걸려버렸어요.

조현지 : 아니 참, 안 그래도 요즘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돼서 예방주사 빨리 맞아야 하는 시기인데요. 이 기자가 아주 겨울 신고식을 제대로 하고 있네요.

이혜리 : 그렇습니다. 사실 제가 이번 주 과학을 품을 뉴스 아이템으로 중국에서 환자가 발생한 ‘흑사병’에 대한 이야기 준비했는데요. 감기, 독감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전국 독감 유행주의보! 예방주사는 '오전'에 맞아야 좋다고?

조현지 : 네, 좋습니다. 지금 그러니까 독감 유행주의보는 발령된 상태죠?

이혜리 : 그렇습니다. 지난주를 기준으로 이미 독감 유행주의보는 발령된 상태입니다. 독감 유행주의보는 독감 의심 환자가 외래환자 천명 가운데 5.9명을 넘어서면 발령되는데요. 지난 11월 3∼9일 인플루엔자, 즉 독감 의심 환자가 외래환자 천 명에 7명으로 이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아직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서둘러 맞을 것을 권고했는데요. 특히나 임산부와 생후 6개월에서 열두 살 사이 어린이는 이번 달 안에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습니다.

조현지 : 네, 그런데 임신부 중에 대다수가 아직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기사도 있더라고요.

이혜리 :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번 달 13일까지 임신부의 독감백신 누적 접종률은 26.4%에 그쳤는데요. 같은 기간 생후 6개월에서 열두 살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의 접종률인 65.7%와 80.1%에 비해서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를 두고 임신부가 백신이 태아에 미칠 영향을 걱정해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의학적으로 상관관계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조현지 : 아무래도 임신부는 뭐든 무척 조심스러울 테니까요. 하지만 독감 백신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의학적으로 없다는 거, 그리고 올해부터는 임신부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시행됐잖아요.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지정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가능하다고 하니까요. 서둘러 맞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항상 헷갈렸던 게, ‘독감과 감기’이 두 단어예요. 그냥 쉽게 생각해서 독감을 ‘독한 감기’ 정도로 여겼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아니라면서요?

이혜리 : 네, 아마 현지 아나운서처럼 독감을 감기 중에 좀 독한 감기로 생각하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하지만 감기와 독감은 엄연히 다릅니다. 감기는 코, 목, 기관지 등 호흡기 점막에 생기는 염증성,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200종이 넘는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합니다. 그러나 독감은 특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호흡기 질환입니다. A, B, C형 등 3가지 유형이 대표적이죠. 방금 말씀드렸듯이 감기는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200종이 넘어서 예방을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반면에 독감은 특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예방 접종을 통해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독감 백신은 접종 후 2주부터 항체가 생겨서 6개월 동안 지속되는데요. 따라서 독감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어떻게 보면 독감은 예방이 가능한 거니까 예방 접종만 잘한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 있겠네요.

이혜리 : 그렇습니다. 그리고 감기는 1년 내내 걸릴 수 있지만, 독감은 11월~ 2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계절성 질환이거든요. 이 때문에 바로 이 기간, 예방을 잘해준다면 겨우내 독감에 대한 우려는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감기와 독감, 증상은 좀 다릅니다. 감기는 증상이 서서히 발생하여 대부분 미열을 보이지만, 독감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고 38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면서 2~3주간 피로감이 지속됩니다. 저도 지지난해인가요? 고열이 너무 심해서 이건 감기는 아닌 것 같다, 독감이라 스스로 판단하고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도 독감은 아니어서, 그냥 푹 쉬었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사실 감기의 경우에는 원인 바이러스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약을 먹어도 일주일’ ‘안 먹어도 일주일’은 앓아야 한다, 이런 이야기도 있거든요. 독감도 마찬가지겠지만 감기의 경우 푹 쉬면서 몸에 좋은 음식들 먹고요. 이겨내야 합니다. 반면에 독감은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 보시고요. 바이러스 검출을 통해 독감 확진을 받으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아 복용하셔야 합니다. 아, 참고로 독감 백신에 대한 재밌는 연구가 하나 있는데요. 독감 백신을 포함한 백신 접종은 오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백신을 맞으면 병원체와 싸우는 항체가 몸에 들어오는데 이 항체가 신체 활동이 활발한 시간대에 더 왕성하게 형성될 수 있다는 거거든요. 만약에 백신 맞을 계획이 있고, 낮 시간에 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하신다면 ‘낮’에 맞아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국 독감 유행주의보! 예방주사는 '오전'에 맞아야 좋다고?

조현지 : 네, 그렇군요. 저는 아직 백신을 안 맞았는데, 이 점 기억하고 있도록 하겠습니다. 혜리 기자의 감기도 얼른 떨어져 나갔으면 좋겠네요. 아니 근데 전염병이 정말 요즘 좀 무섭긴 해요. 중국 흑사병 환자가 두 명에서 지금 추가로 한 명이 더 늘었잖아요?

이혜리 : 맞습니다. 중국 네이멍구에서 추가 환자가 한 명 더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어왔죠.

조현지 : 흑사병, ‘페스트’라고 하죠? 사실 말만 들어도 좀 무섭잖아요.

이혜리 : 네 흑사병은 13∼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 1을 죽게 했을 정도로, 정말 악명 높은 전염병입니다. 이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계신 분들도 참 많을 것 같은데요. 물론, 상황을 면밀하게 보고, 대응할 필요는 있겠습니다만, 흑사병이 대유행했던 중세 유럽보단, 당연히 현대 의학이 크게 발달했기 때문에 큰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조현지 : 저는 중세 시대 이후에 흑사병은 더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았어요. 그런데 계속 발병하고 있었다고요?

이혜리 : 네, 우선 1990년대 이후에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콩고민주공화국이나 마다가스카르, 페루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천 2백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5백 8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만 보면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페스트 환자가 10명 발생해 5명이 사망했고요, 국내에선 페스트 환자가 발생한 적이 없습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그런데 말만 흑사병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 이 전염병이 도대체 어떤 병인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이혜리 : 네, 흑사병, 페스트는 페스트균이 일으키는 전염병입니다. 감염 경로는 풍토병 지역에서 감염된 쥐벼룩에 의해 전파가 됩니다. 즉, 페스트균이 쥐벼룩에 숨어 있다가 사람의 피를 빨아먹을 때 세균이 침투하는 원리입니다. 흑사병으로 폐사한 야생동물 주변을 기생하던 벼룩이 사람에게 옮겨지면서 감염이 되는 건데요. 꼭 쥐벼룩에게 물리지 않더라도 감염된 동물이나 사체를 취급하게 되면 체액 등의 어떤 접촉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고요, 흑사병 환자에게서 나오는 고름이나 침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습니다. 보통은 흑사병을 한 종류로만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흑사병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우선 흑사병은 증상에 따라서 구분이 되는데요. 가장 흔한 형태는 림프절 페스트가 있고요, 또 호흡기관인 폐가 직접 감염된 경우인 '폐 페스트'도 있습니다. 우선 림프절 페스트의 경우에는 감염된 쥐벼룩에 물리고 최대 일주일의 잠복기 후에 물린 곳 주변으로 통증을 동반한 부종이 나타납니다. 이어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요. 때로는 극심한 피로와 함께 심장이 빨리 뛰는 빈맥이 생기거나 쇼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림프절 페스트 환자에서는 말단부의 흑색 괴사가 외견상 쉽게 관찰되기도 하는데요. 이로 인해 페스트가 흑사병, black death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폐 페스트'의 경우에는 대게 감염된 환자나 동물의 호흡기 분비물로 인해서 감염되는데요. 잠복기가 하루나 4일, 짧게는 하루에도 금방 나타나기 때문에 좀 더 공격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기침이나 호흡곤란, 흉통 등 폐렴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국 독감 유행주의보! 예방주사는 '오전'에 맞아야 좋다고?

조현지 :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서 림프절 페스트와 폐 페스트로 구분할 수가 있군요. 그러면 오늘날의 흑사병은 인체에 얼마나 위험한지,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요.

이혜리 : 네, 우선 흑사병은 예방 백신은 없지만, 치료 효과가 입증된 항생제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하루나 이틀 내로 빨리 항생제를 투여해야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는데요. 적절하게 치료를 한 경우에는 림프절 페스트의 경우에는 사망률이 5~15% 이하로 떨어지고요, 폐 페스트도 30~50%로 감소합니다.

조현지 : 그나마 좀 다행이네요. 그런데 일단 흑사병이 발생한 나라나 옆 나라인 중국이라는 점에서 국내에 유입되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생기는데 좀 괜찮을까요?

이혜리 : 네 우선, 질병관리본부는 페스트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와 중국이 인접해 있고, 왕래가 잦은 만큼 여행할 때 주의가 필요한데요. 특히 이번에 환자 발생이 추정되는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는 페스트 풍토병 지역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불가피하게 페스트 유행 지역에 머물 때는 주변에 살충제를 뿌리는 등의 쥐벼룩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셔야 할 것 같고요, 쥐나 야생동물의 사체를 만져서는 안 되겠습니다.

조현지 : 네, 전염병은 예방이 최우선인 것 같습니다. 혜리 기자, 어서 푹 쉬시고요. 다다음주에는 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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