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중금속, '옷'이 저장소

담배 연기·중금속, '옷'이 저장소

2019.06.18. 오전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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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담배 연기에 찌든 옷은 웬만해서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 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옷이 몸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지만 담배 연기나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을 흡수했다가 서서히 방출하기 때문에 더러워진 옷을 계속 입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담배 연기나 미세먼지, 세균이 인체에 접근할 때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장애물은 옷입니다.

옷은 이런 유해 물질을 차단하기도 하지만, 머금고 있다 서서히 피부로 방출하기도 합니다.

[두산 리치나 / 스위스 로잔공과대학 교수 : "완벽히 깨끗한 옷은 담배 연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 옷에 담배 연기가 흡수되면 오히려 옷이 담배 연기를 방출합니다.]

덴마크 연구진의 연구결과 담배 연기에 노출된 옷을 입은 사람은 만 사흘, 그러니까 72시간이 지날 때까지 혈액에서 니코틴이 검출됐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가로·세로 1m의 넓이의 면섬유가 니코틴 1㎎, 순한 담배 10개비 분량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담배 연기뿐 아니라 납과 베릴륨 등 중금속, 다이옥신 같은 발암물질도 옷에 흡수됐다가 배출된다는 게 최근 연구 결과입니다.

특히 오염된 옷을 입고 운동이나 격한 활동을 하면 몸에 더 해롭습니다.

땀이 유해 입자와 섬유의 결합을 약화해 오염물질 방출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스위스 연구팀은 이런 실험결과를 인용하며 옷 성분별로 유해물질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정도를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두산 리치나 / 스위스 로잔공과대학 교수 : 옷의 라벨에는 면, 울, 실크 등의 조성만 표기돼 있습니다. 옷의 라벨에는 제조과정에 들어간 모든 화학물질도 표기해야 합니다. 식품의 전 성분을 표기하는 것처럼요.]

연구팀은 유해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면 실내와 실외에서 입는 옷을 달리하고, 외출을 마친 즉시 옷을 세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csr7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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