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스] “향후 10년간 대한민국 노벨과학상 못 받아, 이유는?“

[오뉴스] “향후 10년간 대한민국 노벨과학상 못 받아, 이유는?“

2019.04.24. 오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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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스] “향후 10년간 대한민국 노벨과학상 못 받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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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최형진의 오~! 뉴스]

□ 방송일시 : 2019년 4월 24일 수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2부는 초대석으로 이어집니다. 유쾌한 과학이야기로 많은 인기를 끌고 계신 분입니다. 서울시립과학관의 이정모 관장과 함께 하는데요.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정모 관장에게 궁금한 점, 뭐든지 문자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초대손님 모셔보죠. 이정모 관장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이하 이정모): 안녕하세요, 이정모입니다. 보이는 라디오인 줄 알았으면 머리라도 감고 오는 건데 죄송합니다.

◇ 최형진: 들어오실 때 유튜브로 강지윤 님께서 ‘삼국지에 나오시는 장비 같으신 분이 입장하시는군요’ 하시더라고요. 제가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께 멋진 소개를 해드리는데요. 오늘은 관장님의 프로필을 준비했습니다. 이름: 이정모, 1963년생, 올해 나이 쉰여섯. 안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와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관장을 역임하셨고요. 현재는 서립시립과학관 관장으로 과학과 대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또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등의 책을 펴내셨고요. 최근에는 여러 방송에 출연하시며 과학의 올바른 대중화에 앞장서고 계십니다. 책이면 책, 방송이면 방송, 털이면 털.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인 그대는 욕심쟁이 후후훗!

◆ 이정모: 네. (웃음) 이런 스타일이군요.

◇ 최형진: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누기 전에 제가 질문 하나만 드려볼게요. 객관식입니다만. 수염을 기르게 되신 이유가 궁금한데요.

◆ 이정모: 게을러서입니다.

◇ 최형진: 객관식이 있었는데, 게을러서. (웃음) 면도하시기가 좀.

◆ 이정모: 너무 빨리 자라요. 아침에 깎으면 오후에 깎아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이럴 바에야 기르자. 이건 지금 1주 좀 넘은 겁니다.

◇ 최형진: 지금 답하신 객관식 답이 2번이었고요. ‘면도가 귀찮아서’가 2번이었고 1번은 ‘멋지게 보이려고’였고요. 3번은 ‘캐릭터를 잡기 위해’ 저는 3번인 줄 알았어요.

◆ 이정모: 3번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어요. 지금은 깎으려야 깎을 수가 없어요.

◇ 최형진: (웃음) 제가 이 질문을 끝까지 드렸다면 혹시 3번 답으로 답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이정모: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거짓말 하지 않습니다.

◇ 최형진: 좋습니다. 수학과 과학,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 이런 말씀 많이 하시는데. 과학이 가깝고 쉽고 재미있다는 걸 방송, 강연, 책들을 통해서 알려주고 계시는데요. 피드백 많이 받으시죠?

◆ 이정모: 예, 저는 아이들도 그렇고 어른들도 그렇고 다 과학이 어렵다고 하잖아요. 이유가 있습니다. 과학이 원래 어렵기 때문입니다. 과학은 정말로 어려운 거죠. 어려운 거니까 어려운 게 당연한 거고요. 그래서 저는 과학이 쉽다, 신나는 거다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과학은 어렵지만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꼭 필요한 거고, 한 번 해보니까 되더라. 과학자들이라고 그 사람들이 별난 사람들이라서, 아주 똑똑하고 천재여서 하는 게 아니다. 다 그만그만한데 해보니까 되더라. 그러니까 여러분도 같이 해봅시다. 처음에 과학의 길로 이끌기 위해서 쉽게 설명을 하려고 노력은 많이 하는 편이죠.

◇ 최형진: 알겠습니다. 블랙홀 관측 사진이 공개됐잖아요. 블랙홀 관련해서도 참 많은 질문 받으셨을 것 같은데. 기사를 몇 개 봤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이게 왜 대단한 건지, 쉽게 설명해주시죠.

◆ 이정모: 우리가 보면 볼수록 세계가 넓어져요. 현미경이 생긴 다음부터 작은 세계까지 우리가 보게 됐잖아요. 우리 세계가 확 커졌죠. 망원경이 생기니까 또 우주까지 우리의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그런데 블랙홀이란 말이 지금은 많이 쓰지만 사실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시간의 역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던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블랙홀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그냥 물리학자들이 수학으로 계산해보니까 거기에 모든 걸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있다는 것뿐이었죠. 그런데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천문학자들이 협력해서, 심지어 컴퓨터 전문가까지 협력해서 블랙홀의 그림자를 찍어낸 거잖아요. 블랙홀의 그림자 주변을 찍다 보니까 블랙홀이 있다는 걸 내 눈으로 확인하게 된 거예요. 이것은 더 많은 것들, 현미경이나 망원경으로도 볼 수 없는 암흑의 세계마저 우리에게 넓혀졌다는 거죠.

◇ 최형진: 아하, 의미가 있네요.

◆ 이정모: 당장은 내 생활이 변하지 않겠지만 우리 과학에 있어서 사람들의 사고의 지평에 있어서는 엄청난 확장이 있을 겁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지금 질문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강지윤 님께서 ‘혹시 말술이신가요?’ 하셨네요. 과학에 대한 질문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웃음)

◆ 이정모: 일단 많이 먹습니다. 많이 마실 수 있습니다. 많이 마실 수 있지만 취해본 적 없고요. 정말 많이 마실 수 있는데 그렇게 많이 마시진 않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 최형진: 얼마 전에 새 책 나왔습니다. 제목이 참 재밌는데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 어떤 책인가요?

◆ 이정모: 제가 각 잡고 앉아서 쓴 책은 아니고요. 평소에 과학책을 많이 읽어요. 많이 읽고 그 감상을 남겨놓기 위해서, 또 세상 사람들에 이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 서평을 많이 쓰는데요. 그 서평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물어봐요. ‘어떤 과학책 읽으면 좋을까요?’ 하는데 사실 사람마다 다 달라요. 사람마다 취향도 다르고 깊이와 넓이도 다르잖아요. 그래서 제가 제 딸한테 무슨 책을 읽으라고 얘기할 수는 있지만 옆집 딸한테는 내가 무슨 책을 읽으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책들을 많이 소개해놓고 책과 책 사이에 지도를 그려놨어요. 여기와 여기와는 통하는 길들이야. 지도를 펼쳐놓고 누구나 한 지점을 찾아가서 거기서부터 자기의 위치를 찾고, 내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어느 책을 찾아가야 할지를 지도처럼 보여주는, 과학책을 소개하는 책이죠. 아주 훌륭한 책입니다.

◇ 최형진: (웃음) 본인이 쓰신 책을 이렇게 자랑까지.

◆ 이정모: 예, 많이 사주셔야 하고요.

◇ 최형진: 세상의 모든 과학책을 섭렵한 분이다. 이런 소개말을 제가 본 적이 있는데요. 매일매일 새로운 책을 찾고 읽으실 것 같은데, 어떠십니까?

◆ 이정모: 모든 책을 다 섭렵하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매일 과학책을 읽기는 해요. 제가 그렇다고 과학책만 읽는 건 아니고요. 과학책 반, 비과학책 반을 읽게 되는데 어차피 반이 과학책이다 보니까 과학책을 매일 읽게 되죠. 그 이유는 많은 분들이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십니다. 이분들도 참 이상한 게, 제가 정작 책값이 없었던 시절 있잖아요. 그땐 제가 다 사봐야 했어요. 그런데 요즘 살 만 해서 제가 책을 얼마든지 사볼 수 있는데 지금 막 공짜로 보내주세요. 제가 2030대 때 보내주셨으면 참 좋았을 텐데. 보내주시면 예의상이라도 다 읽게 되고요. 읽으면 정말 재미있잖아요. 읽은 책들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어서 SNS 통해서 많이 알려주고 서평도 많이 쓰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저 사람은 매일 과학책을 읽는 거야. 세상 책을 다 읽었어’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세상 책을 다 읽었겠어요.

◇ 최형진: 그럼요, 그냥 책을 많이 읽으신다는 표현이겠죠. 해마다 ‘우리는 왜 노벨상을 못 받나’ 이런 이야기 합니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하는데 부족한 점이 많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요. 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한데. 우리나라 기초과학, 노벨상 받으려면 멀었습니까?

◆ 이정모: 제가 15년 전부터 똑같은 대답을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10년 동안은 노벨상 받지 못합니다. 그러면 ‘왜 그래?’ 그런 반응이 오시는데요. 왜냐면 간단해요. 해놓은 게 없기 때문이에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얘기해요. 한국의 과학자들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고 되게 열심히 하고 외국 과학자들은 9 to 5로 일하는데 우리나라 과학자는 밤새고 일하는데. 또 우리나라는 연구비도 많다는데. 연구비가 전 세계의 절대량으로 5위예요. GDP 대비로 하면 1위입니다. 그런데도 왜 노벨상을 못 받을까.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실패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R&D, 연구개발 성공률이 95%가 넘습니다. 세계 1위예요. 그런데 한국의 과학자라고 무슨 천재적인 사람들은 아닐 거 아니에요. 그런데 R&D 성공률이 95%라는 것은 약간 안전빵인 연구, 될 만한 연구를 했다는 거예요.

◇ 최형진: 도전하지 않고 성공할 만한 연구.

◆ 이정모: 그렇죠. 노벨상은 될 만한 것에서 주는 게 아니잖아요. 실패, 실패, 실패를 거듭하는 것에 주는 건데 그걸 못 받은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 과학자들 왜 실패 안 했는데. 이분들이 실패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요. 구조가 그래요. 그러니까 연구에 실패해서 실패하면 그 다음번 연구비를 딸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면 연구 세계에서 벗어나야 하잖아요. 또 과학자들은 처음 박사학위 받고 5년이 자기 연구 방향과 수준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이공계 박사의 75%가 비정규직으로 인생을 시작해요. 비정규직이 어떻게 모험적인 연구를 하겠어요. 지금 당장 자기 일자리도 없는데. 우리가 노벨상을 받고 싶다면 뭘 해야 하느냐, 간단합니다. 과학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주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알아서들 열심히 합니다.

◇ 최형진: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잖아요, 우리나라가. 그게 과학계에도 다 깔려 있군요. 좀 안타깝습니다.

◆ 이정모: 예, 가장 심각합니다.

◇ 최형진: 저도 굉장히 궁금한 부분인데, 오랜 시간 진화를 거쳐서 우리가 이렇게 세상에 존재하는 거잖아요. 지금도 인간은 진화를 하고 있습니까?

◆ 이정모: 그럼요. 모든 생명은 진화가 끊기지 않았거든요. 사람은 뭐가 변했어, 그러는데요. 의외로 사람들은 뇌가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왜 그런지 잘 몰라요. 또 1만 년 전 사람들은 성인이 젖을 먹으면 토하거나 설사를 했습니다. 요즘은 우리 다 우유 먹을 수 있잖아요. 아마 1만 년 전 사람들은 알코올을 섭취하면 죽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우리는 단 하루라도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으면 혀에서 바늘이 돋는 분들도 있잖아요.

◇ 최형진: (웃음) 그건 관장님이 그러신 거죠.

◆ 이정모: 그러니까 우리 몸도 끊임없이 변하고 있어요. 왜냐면 환경이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은 진화는 계속되고 있는 거죠.

◇ 최형진: 그렇군요.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 속눈썹이 좀 더 길어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도 하는데, 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정모: 속눈썹, 제 딸 보면 전혀 아닌 것 같긴 한데요. 또 많은 분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속눈썹 길어진 것 아니냐, 이렇게 말씀들 많이 하세요. 그런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왜냐면 저희 때보다 요즘에 미세먼지가 더 높아지지 않았거든요. 사람들이 많이 안 믿으시는데요. 미세먼지란 말이 1994년에 처음 생겼어요. 그전에는 미세먼지란 말이 없었을 뿐이지, 1980년대랑 비교하면 PM10 보통 미세먼지는 반으로 줄었고요. PM2.5 초미세먼지는 1/4 정도로 줄었습니다. 그러니까 미세먼지 때문에 줄어든 건 아닐 거고, 혹시 속눈썹이 길어졌다면 또 다른 이유가 있겠죠. 미세먼지 때문에 길어진다면 속눈썹 가지고, 속눈썹이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단 얘긴데 그렇다면 우리가 뭐하러 마스크를 쓰겠어요.

◇ 최형진: 뭔가 진화보다는 그냥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서?

◆ 이정모: 사람들이 더 선택을 한다, 눈썹 기른 걸 좋아한다. 이럴 수도 있고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정말 길어졌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김대호 님께서는 ‘스튜디오 입장하실 때 순간 배우 고창석 씨 닮았다’고. ‘닮으신 듯, 안 닮으신 듯하네요’ 하셨는데, 많이 들으십니까?

◆ 이정모: 너무 많이 듣죠. 그래서 제가 불쾌합니다. 왜냐면 고창석 씨하고 저하고 닮은 것은 약간 살이 통통하다는 것하고 수염이 거칠게 났다, 장비처럼. 그뿐인데 자세히 보시면요. 고창석 씨는 되게 거칠게 생기셨어요. 그에 비해서 저는 되게 곱게 생긴 타입이거든요. 그러니까 닮았다고 할 수는 절대로 없는 거죠.

◇ 최형진: 훨씬 더 부드러우시고요. 더 미남이십니다.

◆ 이정모: 예, 감사합니다. 그런데 고창석 씨가 더 훌륭한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 최형진: 두 분 다 훌륭하시죠. DavidLee님께서는 ‘말씀하시는 스타일이 정말 시원시원하셔서 오늘 정말 상쾌한 아침이네요’ 하셨네요.

◆ 이정모: 감사합니다. 하늘도 맑으면 좋을 텐데요.

◇ 최형진: 오늘 계속 흐리죠. 아침에 비가 왔고요. 0805번님께서는 ‘저도 관장님처럼 수염 길러봐야겠어요. 멋져요’ 하셨고요. 많은 분들이 뭔가 책이나 이런 이야기보다는 우리 관장님의 외모로 이야기를 많이 하고 계시는데요. 어떠세요?

◆ 이정모: 외모가 마음에 드셨으면 책을 사보셔야 합니다. 책은요. 책은 읽으려고 사는 게 사실 아니에요. 책은 사서 그냥 꽂아두는 겁니다. 꽂아둔 책 가운데 어쩌다가 저걸 한 번 읽어볼까, 하는 거죠. 책을 읽겠다고 사실 구입하는 건 올바른 독서인의 자세가 아닙니다. 그냥 일단 책을 사시고 산 책 중에 읽는 거죠.

◇ 최형진: 요즘 관장님의 관심사도 좀 궁금한데. 과학을 다루는 분들은 평소에 무슨 생각하시는지, 어떤 걸 보시는지가 참 궁금하거든요.

◆ 이정모: 저는 요즘엔 기후, 역시 기후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고요. 왜냐면 여섯 번째 대멸종기라고 하잖아요. 여섯 번째 대멸종기 때 가장 중요한 게 온도거든요. 온도가 너무나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기껏 150년 동안 0.85도쯤 올랐는데 이게 2도가 올라가는 순간 급격하게 짧은 순간에 5도까지 올라갈 수가 있어요. 그러면 많은 생명들이 멸종할 거고. 지난 다섯 차례 대멸종을 보니까 그 당시에 최고 포식자는 반드시 살아남지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의 최고 포식자는 인류잖아요.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후의 문제에 좀 관심을 가져야 하고요. 또 하나가 YTN도 비슷한데, 유리로 된 건물들, 유리로 된 도로차단막 때문에 새들이 많이 부딪혀서 죽거든요.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까. 여기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 최형진: 요즘 아이들 선행학습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수학과학 천재처럼 엄청난 진도를 나가는데, 막상 학력 테스트하면 좀 저하되고 있다. 이런 보도가 나오거든요. 과학자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이정모: 약간 좀 바보 같은 일이다, 미리 가르쳐주는 것은. 교과서라는 것은 최고의 전문가들이 그 나이에 맞게끔 학력 진도를 만들어놓은 거예요. 거기에 따라서 자기 두뇌의 발달에 따라서 지식도 늘어나야 하는 거거든요. 너무 빨리 되고 있어요. 아이들은 금방 지치죠. 그 순간에는 빨리 하는 것 같은데요. 생각해보세요. 많은 어머니들이 자기 자식들이 정말 천재인 줄 알고 생각하시는데 그 사람들이 다 천재면 서울대 10만 명 뽑아야 됩니다. 그럴 리가 없거든요. 좀 천천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 친구들이 다 과학자거든요. 그 유명한 과학자들이 그렇게 일찍 선행학습 하지 않았더라고요.

◇ 최형진: 그냥 그 나이에 맞게 학습하고.

◆ 이정모: 그 나이에 맞게 가는 게 중요한 거고요. 저는 회복탄력성이 되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좌절에 빠지고 실패하고 일어나는 건데, 그런 점에서 문학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왜냐면 문학에는 모든 주인공이 한 번은 실패하잖아요. 소설을 한 권 읽을 때마다 한 번 실패하고 극복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수학과 과학을 잘하는 것 같다. 그러면 수학과 과학에 막 집중하는 것보다는 어차피 잘하니까 오히려 문학 같은 데 기회를 주는 게 수학과 과학의 학습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간단하게만 답변해주시길 바랍니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 이정모: 역시 고창석 씨입니다. 제가 고창석 씨 이름 팔아서 사인 많이 해줬어요.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 최형진: (웃음) 알겠습니다. 이 질문 앞으로 빼야겠네요. 저번에는 저번에 트와이스 나오고. 오늘 정말 소중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서울시립과학관의 이정모 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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