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열발전소, 원상복구도 난관

포항 지열발전소, 원상복구도 난관

2019.03.22. 오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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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포항 지열발전소를 폐쇄하고 부지를 원상복구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아직 지하에 남은 물이 또 다른 지진을 일으킬 수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동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포항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지열발전소에 대해 정부가 폐쇄 후 부지를 복구하기로 했습니다.

[정승일 /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지난 20일) : 관련 절차를 거쳐 영구 중단시키고 해당 부지는 전문가와 협의하여 안전성이 확보되는 방식으로 조속히 원상 복구하겠습니다.]

하지만 발전소를 폐쇄해도 당장은 원상복구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지열발전소에서 주입한 만3천 톤의 물 가운데 아직 6천 톤가량이 땅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단층 사이에 스며든 물은 땅속 압력에 따라 흐르면서 또 다른 작은 지진들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미 5.4의 강진이 발생한 뒤 1년 반이 지나는 동안 땅속 환경이 바뀐 탓에 섣불리 물을 빼낼 수도 없습니다.

[김광희 /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 압력 변화와 미소지진 발생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어떤지 모르고 또 추가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스위스 바젤의 경우 3.4의 지진이 일어나자 바로 지열발전을 중단하고 땅속 모니터링을 시작했습니다.

폐쇄 후 물이 빠져나오도록 기다렸지만, 2017년 다시 지하 압력이 올라가며 지진이 일어나자 닫았던 시추공을 열어 압력을 제거하기도 했습니다.

10년여간의 꾸준한 관찰로 더 큰 지진을 막은 겁니다.

[김광희 /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우리나라의 경우는 규모 3.1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도 특별한 조사나 연구 없이 계속해서 물을 집어넣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큰 지진이 발생했다고 얘기할 수 있어요.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분석이 안 되었던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이미 대처할 시간을 많이 놓친 만큼 땅속 압력과 지진 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YTN사이언스 이동은[d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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