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지열발전소가 촉발...자연지진 아냐"

"포항지진, 지열발전소가 촉발...자연지진 아냐"

2019.03.20. 오후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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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정부조사연구단이 1년여간의 연구 끝에 지열발전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을 한 겁니다. 이동은 기자와 좀 더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동은 기자. 앞서 이윤재 기자가 전화연결을 할 때 텐트가 임시 구호소에 있는 것들인데 여전히 수십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주민들도 이 결과를 지켜봤을 텐데 이번 결과 다시 한 번 정리를 해 주시죠.

[기자]
우선 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 지진이 아니라 자연지진이 아니라 촉발지진이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촉발지진은 인위적인 요소가 가해지긴 했지만 예상보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지열발전소가 직접적인 유발 원인이라기보다는 포항 지진의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방아쇠 역할을 한 건지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설명을 해 주시죠.

[기자]
우선 지열발전소는 땅속 열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4km 이상 지하에 물을 흘려보내서 땅속 열기로 데우고 이때 발생한 수증기를 이용해서 터빈을 돌리는 건데요. 포항 지열발전소도 이를 위해 2개의 구멍을 뚫어놨습니다. 한 쪽으로 물을 흘리고 다른 쪽으로는 수증기를 빼내는 거죠.

[앵커]
지금 저희가 이해를 돕기 위해서 화면을 준비했는데 보시면서 설명을 좀 이어서 해 주시죠.

[기자]
지금 보시는 이 두 개의 구멍으로 물을 주입을 하는 건데 이 물 주입 과정에서 누수가 일어난 겁니다. 그래서 미소지진이라고 하는 아주 작은 규모의 지진들이 포항에서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2015년 10월 31일에 큰 규모의 누수가 발생을 합니다. 그러면 저 밑에 보이시는 단층대 사이로 물이 들어가게 되는 건데요. 이 단층대는 사실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였습니다. 그런데 이 단층대가 자연지진 직전 수준의 임계 상태였거든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 단층에 가해지는 힘이 최대치에 이르러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렇게 물이 흘러들어가면서 윤활유 역할을 하면서 규모 5.4의 아주 큰 강진이 발생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아까 보신 그 단층대가 자연지진 직전 수준의 임계 상태였는데 여기에 지열발전소가 방아쇠 역할을 했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네요. 그러면 조사단이 이렇게 결론을 내린 근거도 한번 짚어주시죠.

[기자]
포항 지열발전소가 설립된 이후에 작은 지진들이 잇달아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이 지진들의 시점이 물을 주입한 시점과 일치합니다. 보통 물을 주입한 뒤에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작은 지진이 일어나는 것으로 관측이 됐는데요. 물이 지하에 흘러들어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것이 지진에 영향을 준 것이다, 주기적으로 들어간 현상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판단을 한 거고요. 또 지진의 진원도 단층대를 따라서 물 주입 지점 근처로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계속 보여주시죠, 저 화면은.

[기자]
11월에 발생한 본진 역시 가장 큰 규모인 5.4 본진 역시 진원이 단층면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사단이 연관성이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한 겁니다.

[앵커]
시청자 여러분들도 다시 한 번 지금 화면을 보시면서 다음 질문을 이 기자 설명을 통해 들으시면 좀 더 이해가 될 것 같은데 그러면 지하누수는 왜 생긴 겁니까?

[기자]
우선 조사단은 보시는 두 개의 구멍 중에 한 곳에 설치한 관이 두 개가 있기 때문에 한 곳에 하부 파열이 있을 것으로 추정을 했습니다. 이 두 개의 관에 각각 센서를 한번 내려서 관측을 해봤더니 한 곳은 4km 이하로 끝까지 들어가는 반면에 하나의 관은 3800m를 못 가서 막힌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부분은 아마 파손이 일어나면서 물이 샌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시추 과정에서 나온 파편들을 조사를 해 보니까 여기서 단층에 있는 암석과 같은 성분들이 나온 것도 조사단 연구결과를 뒷받침을 하는데요. 이를 통해서 파이프 하부 쪽에 구조물과 단층이 서로 만나는 지점이 있는 것으로 이렇게 분석을 했습니다.

[앵커]
관 하부에 파열이 있었던 부분, 그리고 파편들을 통해서 이런 근거를 통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여기까지 들었는데. 그러면 이렇게 정확히 지열발전이 원인이라는 결론이 나오기까지, 나왔는데. 이번 조사가 이후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우선 앞서 보신 것처럼 산업부가 정부조사 연구단의 결론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열발전소 개발을 완전히 중단을 하고 해당부지는 다시 빠르게 원상복구를 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포항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촉발지진 정도로 나온 것이 조금 아쉽다, 이렇게 말한 시민도 있기는 했는데 하지만 대부분은 정부와 지열발전소 운영 사이의 책임이 확인된 만큼 이제는 잘못을 분명히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기대를 하고 있고요. 실제로 현재 1000여 명이 넘는 포항시민들이 정부와 지열발전소 운영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포항지진 현장에 아직도 이재민이 굉장히 많이 있는 만큼 피해보상 요구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보니까 당시에 한 5만여 가구가 주택이 파손이 됐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여전히 이런 보호소 생활을 하고 있던 주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한 책임 소재를 통해서 그나마 피해를 줄였으면 하는 바람 가져봅니다. 이동은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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