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똑같이 먹었는데 나만 살찐다?" 살찌는 차이 왜 생기는지 밝혀져

"명절에 똑같이 먹었는데 나만 살찐다?" 살찌는 차이 왜 생기는지 밝혀져

2019.02.05.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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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똑같이 먹었는데 나만 살찐다?" 살찌는 차이 왜 생기는지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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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사람마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과 덜 찌는 사람 간의 차이가 왜 생기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담은 연구를 내놨다.

이번 연구는 특수 설계된 생쥐로 실험한 결과, 소장에 있는 특정한 면역 세포가 신진대사를 늦추고 섭취한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대신 지방으로 저장하는 경향이 있다는 내용이다.

네이처지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특정 면역 세포 적은 쥐는 비만, 당뇨병, 고혈압 및 심장 질환과 같은 질병이 발생하지 않고 지방, 설탕, 소금이 많은 먹이를 섭취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음식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음식 에너지로 무엇을 할지 결정합니다" 하버드 의과대학 부교수인 필립 스워스키와 매사추세츠 대학 시스템 생물학 센터 수석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번에 발견한 면역 세포는 그 결정을 조정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데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합니다"

스워스키 부교수와 연구진은 '인테그린 베타 7'이라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이 신진대사에 제동을 거는 '특정 면역 세포'를 소장으로 유도하기 때문.

이 단백질 유전자가 없는 쥐는 정상 쥐보다 활동이 적어도 체중이 증가하지 않았다.

인테그린 베타 7 단백이 있는 쥐와 없는 쥐를 나눠 지방, 설탕, 나트륨 함량이 높은 먹이를 투여했을 때 인테그린 베타7이 없는 쥐는 혈당과 혈압이 비정상적인 수치로 올라가는 포도당 과민증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베타 7 단백질이 있는 쥐는 살이 찌고 포도당 내성도 약하게 나타났다.

고 콜레스테롤 먹이를 투여해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베타 7 단백질이 없는 쥐는 고 콜레스테롤 먹이를 투여해도 지방도 정상수준 유지하고 건강했다.

연구진은 베타 7 단백질이 신진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해 소장에서 'T세포'로 알려진 특정 면역 세포를 연구했다.

스워스키 교수는 "T세포에서 신진대사 자극 단백질인 GLP-1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T세포에 GLP-1 수용체가 매우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베타 7 단백질이 많아도 GLP-1 수용체가 없으면 생쥐의 신진대사는 빨라졌다.

스워스키 교수는 "중요한 세포는 GLP-1 수용체를 발현하는 T세포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신진대사를 늦추는 세포를 발견했지만, 쥐와 인간이 왜 신진대사를 늦추는 시스템을 갖게 됐는지 의문을 가졌다.

스워스키 부교수는 "인간이 수백만 년 동안 식량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진화"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칙적이고 잦은 식사가 없을 때를 대비해 먹은 것을 음식으로 비축하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영양 과다가 되면서 이런 진화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게 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마이클 블라파 존스홉킨스의대 심장병 예방센터의 임상연구 디렉터는 "살찌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게 된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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