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연연 특허 66% 장롱특허...3년간 300억 낭비

단독 출연연 특허 66% 장롱특허...3년간 300억 낭비

2018.10.26. 오후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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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 가운데 3건 중 2건은 활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항공우주연구원과 원자력연구원의 특허 활용실적이 저조했는데, 이런 장롱특허를 유지하는데 1년에 백억 원이 이상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이성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특허를 가진 보행보조 로봇입니다.

걷고 싶은 대로 보행의도를 반영해 환자에 따라 맞춤형 재활훈련이 가능합니다.

[최준호 / KIST 박사 : 뇌 신호를 생체신호를 이용해 환자에게 맞는 맞춤형 보행 패턴을 제공해 좀 더 자연스러운 재활이 가능한….]

이 특허는 기술 이전을 장려하는 정부 사이트에 올라 있지만, 상담 건수가 1건도 없습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 4만여 건 가운데 2만 6천여 건이 이렇게 잠자고 있습니다.

특허 3건 중 2건꼴입니다.

연구소별 실적도 천차만별입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기술 이전 특허가 628건이지만 미활용 특허는 3,183건으로 5배나 많았습니다.

항공우주연구원과 원자력연구원도 미활용 특허가 각각 7배, 8배씩 많았습니다.

반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생산기술연구원은 거꾸로 기술 이전 특허가 미활용 특허보다 각각 1.3배, 2배씩 많았습니다.

이처럼 활용되지 않는 특허를 유지하는데 최근 3년간 303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5년 이상 오래된 특허를 유지하는데도 85억 원이나 들었습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출연 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를 기업에 무상, 소액으로 이전하는 '나눔특허' 추진실적도 2016년 71건에서 2017년 34건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노웅래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활용되지 않는 특허들을 최대한 기업으로 공짜로 주든지 싼값으로 팔든지 기술 이전해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학계가 실적 위주로 하다 보니 특허 만들어내고 논문 양산해내는 평가 시스템이 돼 있는 게 근본적인 문제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

쓰이지도 않을 특허를 마구 출원해놓고 혈세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sklee9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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