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불청객 '은행'...악취 없애는 법 찾았다

가을 불청객 '은행'...악취 없애는 법 찾았다

2018.10.26. 오전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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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걷다 보면 은행나무 열매가 떨어지고 밟혀 악취를 풍기기 일쑤인데요.

국내 연구진이 은행나무의 암수를 묘목 단계에서 가려낼 수 있는 DNA 분석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아예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은행나무만 가로수로 심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양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거리를 노랗게 물들인 은행나무

병충해에 강하고 공기 정화 효과도 뛰어나 가로수로 제격이지만, 열매가 뿜어내는 고약한 냄새가 문제입니다.

[오윤석 / 서울 공덕동 : 은행을 밟으면 은행 특유의 썩는 냄새가 나서 상당히 악취가 나요. 도시 미관상 위생상 그리고 향기 측면에서 악취가 나니까 상당히 불편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고민을 해결한 곳이 있습니다.

서울 방이역 주변의 은행나무길인데 냄새는 물론 열매가 떨어진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은행나무 열매는 모두 암나무에서 열리는데, 이곳 은행나무는 2년 전 열매가 열리지 않는 나무로 모두 교체됐습니다.

동물처럼 암수가 다른 은행나무를 묘목 단계에서 구별할 수 있는 DNA 분석기술 덕분입니다.

지금까지는 은행나무가 15년 이상 자라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뒤에야 암수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손톱 크기의 은행나무 잎만 있으면 수나무 특유의 DNA를 확인해 1년생 묘목도 성별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안지영 /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심을 때는 실제로 꽃이 피지 않은 연령대에 보통 심거든요. 꽃을 굳이 피우지 않은 어린나무라 하더라도 DNA만 있으면 저희가 암나무, 수나무를 식별해서 수나무만 가로수로 심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가로수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나무

DNA 기술을 이용해 은행 열매의 악취는 제거하면서 가을 정취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맞춤형 가로수의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YTN science 양훼영[hw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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