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밀어붙이는 트럼프, 정작 마약범 줄줄이 사면

'마약과의 전쟁' 밀어붙이는 트럼프, 정작 마약범 줄줄이 사면

2025.12.09. 오후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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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작 마약범들을 대거 사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습니다.

WP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마약 관련 범죄자 약 90명을 사면하거나 감형한 데 이어 두 번째 임기에서 마약범 최소 10명을 사면 또는 감형했습니다.

미국 내 마약 위기를 강조하며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국경 단속 강화를 주문했던 모습과는 어긋나는 행보입니다.

최근에는 마약 거래 지원을 이유로 베네수엘라를 고강도로 압박하며, 카리브 해에서 마약 밀수 의심 선박에 대한 공습을 군에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재취임 첫날부터 마약, 무기 등 밀거래 사이트 '실크로드'의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를 사면했습니다.

실크로드는 비트코인을 거래 수단으로 삼아 마약 등의 밀거래가 대량으로 이뤄진 사이트로, 울크리히트는 2015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이후 시카고 갱단 두목 래리 후버와 볼디모터의 '마약왕' 가넷 길버트 스미스 등에도 사면을 허가했습니다.

최근에는 최소 400톤(t)의 코카인의 미국 밀반입에 관여한 죄로 징역 4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도 사면했습니다.

마약범들이 아니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부 들어 사면권을 훨씬 많이 행사하고 있습니다.

1기 정부에서 사면한 사람은 총 230여 명. 첫해 사면한 사람은 두 명에 불과했지만,

2기 들어선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사태로 기소된 자신의 지지자 1천500여 명을 무더기 사면했고 연방 의원 10여 명도 사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거액의 로비가 오가는 수익성 좋은 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로비스트들이 올해 사면 등 행정 구제책을 위해 활동하는 업체들에 지불한 돈은 210만 달러(약 31억 원)로, 작년 한 해 지출액의 두 배가 넘습니다.

또 사면을 받기 원하는 일부 개인들은 대통령 측근 인사들을 고용해 자신의 사안을 전달하기 위해 최대 100만 달러(약 14억7천만 원)를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YTN 박영진 (yj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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