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도 광산 세계유산 추천 방침"...보류 검토하다 급선회

"日, 사도 광산 세계유산 추천 방침"...보류 검토하다 급선회

2022.01.28. 오후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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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정부, 사도 광산 세계유산 추천 방침"
당초 보류 검토하던 日 정부…방침 급선회
기시다, 외무·문부상 협의 후 직접 설명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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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제동원의 현장인 일본 사도 광산을 일본 정부가 세계유산 후보로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한국의 반발 등을 고려해 추천 보류를 검토하다가 방침을 급선회 한 것인데요.

도쿄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이경아 특파원!

먼저 일본 정부의 움직임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관방장관은 오늘 오전 정례 기자회견까지만 해도 "사도 광산 관련한 각의 승인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뒤 일본 언론을 통해 "사도 광산을 올해 세계유산 후보로 추천할 방침"이라는 보도가 일제히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당초 방침을 바꿔 사도 광산을 추천하는 쪽으로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늘 오후 하야시 외무성 장관과 스에마쓰 문부과학성 장관과 함께 관저에서 협의해 추천 방침을 결정하고, 그 뒤 직접 설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니가타현 사도 광산은 에도시대 금광으로 유명했지만 일제 강점기 조선인 천 백여 명 이상이 강제동원돼 가혹한 노역에 시달린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이나 차별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다며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추천 방침이 최종 결정되면 일본 정부는 오는 2월 1일 각의를 거쳐 유네스코에 사도 광산에 대한 후보 추천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그 뒤 유네스코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기구 '이코모스'의 현지 조사 등을 거쳐 세계유산 등재가 적절한지 판단하게 됩니다.

[앵커]
유네스코에 후보로 추천하더라도 등재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일본 정부도 인식하고 있지 않습니까?

왜 이렇게 추진하려는 겁니까?

[기자]
유네스코는 지난해 7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해 추천서를 내기 전 당사자 간의 대화를 촉구하는 지침을 채택했습니다.

이 지침은 지난 2017년 일본이 주도해 바꾼 세계기록유산 심사 규정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인데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막기 위해 회원국의 반대가 있으면 등재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제도를 바꾼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당사국인 한국과 사전 대화 등을 통해 의견을 모으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유산 등재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한번 신청했다 등재에 실패할 경우 다시 후보로 추천하기 어렵다는 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 내 강경파는 "일본의 명예가 걸린 문제"라며 국회 질의 등을 통해 기시다 총리에게 조속한 후보 추천을 압박해 왔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자신의 SNS에 "내년으로 추천을 미루면 등록 가능성이 높아지느냐"며 "역사전쟁에 임하게 된 이상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강경파의 압력에 등재 가능성과는 별개로 결국 기시다 총리는 후보 추천으로 방침을 뒤집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15년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강제노동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리겠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한일 양국은 내년 여름 세계유산 선정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첨예한 외교전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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