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무차별 '화살 공격' 5명 사망..."테러 행위"

노르웨이 무차별 '화살 공격' 5명 사망..."테러 행위"

2021.10.15. 오후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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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용한 소도시에서 한 남성이 무차별 화살 공격을 해 5명이 숨지면서 노르웨이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현지 경찰은 테러로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여진 기자.

당시 상황을 다시 한번 정리해주시죠.

[기자]
현지 시간 13일 저녁 6시 12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남서쪽으로 80km 떨어진 소도시 콩스베르그에서 한 남성이 활을 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이 남성은 지역 슈퍼마켓과 다른 몇몇 장소에서 무작위로 사람들에게 활을 쏘고 흉기를 사용한 혐의가 있습니다.

저녁 6시 전후는 아이들과 슈퍼마켓을 방문하는 가족이 많아 사건 현장은 사람들로 붐볐다고 주민은 전했습니다.

5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는데요.

희생자는 50세∼70세 사이 여성 4명과 남성 1명입니다.

화살을 쏜 남성은 신고 35분 만인 6시 47분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쿠르트 아이너 볼드세스 / 목격자 : 활 하나와 화살 20개쯤 들어있는 자루, 칼집을 발견해서 제 아파트 안으로 가져갔어요.]

[요나스 가르 스퇴레 / 노르웨이 총리 : 경찰이 범인을 잡아서 다행이지만 5명이 목숨을 잃었고 2명이 중상을 입어서 매우 비극적입니다.]

[앵커]
누가,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겁니까?

[기자]
경찰이 피의자 신원을 공개했는데요.

콩스베르그에 살고 있는 37세 덴마크인 에스펜 안데르센 브라텐입니다.

경찰은 브라텐이 이슬람교로 개종했고 이미 급진화에 대한 우려가 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이 남성이 절도와 마약 소지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고 지난해 법원은 브라텐이 부모 중 한 명에게 살해 위협을 가하자 6개월간 부모에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화살 공격을 일단 브라텐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는 경찰은 이번 사건이 '테러 행위'로 보인다며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스 스베르 쇼볼트 / 노르웨이 경찰치안국장 : 그 행위 자체가 테러 행위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수사를 통해 용의자의 동기가 무엇이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의자가 여성을 흉기로 찌르는 걸 목격했다는 한 주민은 브라텐이 근처에 사는 이웃으로 평소 머리를 숙이고 헤드폰을 쓰고 걸었다며 단지 몇 번만 말을 나눠봤을 뿐인데도 문제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언론에 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척은 덴마크 언론에 브라텐을 정신질환자로 묘사하며 가족들이 수년간 위협을 받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노르웨이에서는 이 같은 테러가 굉장히 드문 일 아닌가요?

[기자]
범죄율이 낮은 노르웨이에서는 이와 같은 대규모 살인이 매우 드뭅니다.

2011년 7월 우익 극단주의자가 폭탄과 소총으로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노르웨이 최악의 학살사건 이후 10년 만에 발생한 이번 사건은 노르웨이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 2만6천 명이 사는 소도시 콩스베르그는 사건 사고가 드문 아주 조용한 곳이어서 충격이 더 컸습니다.

[캐리 앤 샌드 / 콩스베르그 시장 : 말씀하신 것처럼 콩스베르그는 조용한 도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일이 여기서 벌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한 학생은 테러 당시 집에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보고 있었다며 처음엔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당연히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았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밖에서 경찰이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크게 외치는 소리를 듣고는 그제야 실제 상황임을 알게 됐다고 언론에 말했습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노르웨이에서도 현재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YTN 이여진입니다.

YTN 이여진 (listen2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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