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체조 여왕' 주치의 성폭력 사건 "FBI 알고도 눈 감아" 폭로

美 '체조 여왕' 주치의 성폭력 사건 "FBI 알고도 눈 감아" 폭로

2021.09.16.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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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체조 여왕' 주치의 성폭력 사건 "FBI 알고도 눈 감아" 폭로
AP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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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가 의회 청문회에서 연방수사국(FBI)와 체조 관계자들이 여자 체조 대표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의 성적 학대를 "눈감아 주었다"고 증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5일, 시몬 바일스는 상원 법사위원회에 맥케일라 마로니, 알리 레이즈먼, 매기 니콜스 등 여자 체조선수들과 함께 래리 나사르의 범죄에 대해 증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림픽 금메달 4관왕이자 세계 선수권 대회 5관왕인 바일스는 자신이 래리 나사르의 성적 학대의 피해자 중에 하나라고 말하고 "이 자리보다 더 불편한 자리는 없다"면서 피해 사실에 대해 분노하며 증언했다.

바일스는 눈물을 흘리며 “래리 나사르가 성적 학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만든 미국 시스템 전체를 비난한다”고 말했다. 바일스는 "FBI도 제때 수사에 나서지 않았으며, 내가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신고하기 전부터 미 체조팀과 미국 올림픽위원회·패럴림픽위원회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바일스는 "어린아이들을 해치는 범죄가 허용된다면 그 결과는 매우 심각하게 그리고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이젠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바일스와 함께 증언한 맥케일라 마로니는 FBI가 자신과 다른 여자 선수들에 대한 조사를 지연시키면서 자신들의 발언을 무시하고 하찮게 여겼다고 증언했다.

알리 레이즈먼은 "FBI가 나사르의 범죄에 대한 증거를 찾고도 당사자인 내게 연락하기까지 무려 14개월이 걸렸다"면서 "한 수사관은 이번 사건이 ‘그렇게 큰일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FBI의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나사르에 대한 기소 지연과 그로 인해 고통을 받은 선수들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FBI의 실패는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이라고 말하며 "FBI는 이번 사건을 확실히 새겨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서 "이번 일은 국민 보호라는 본분을 저버린 일부 직원들의 잘못이며, FBI에서 일하는 3만 7천여 명의 직원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당시 잘못을 저질렀던 수사관들은 FBI에서 해고됐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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