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코로나 종식 선언' 반년 뒤...대통령 가족 2명 사망

타지키스탄 '코로나 종식 선언' 반년 뒤...대통령 가족 2명 사망

2021.07.29. 오후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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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 '코로나 종식 선언' 반년 뒤...대통령 가족 2명 사망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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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했던 타지키스탄에서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의 친인척 1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이 중 두 명이 숨졌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던 대통령의 여동생 쿠르반비 라흐마노바(64)가 사망했다. 타지키스탄 당국은 라흐마노바 치료를 위해 독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의료 전문가들까지 초청했지만 치료에 실패했다.

2주 전인 지난 5일에는 라흐몬 대통령의 장모인 우즈벡비 아사둘로예바(88)가 코로나19로 숨졌다. 그 외에도 대통령의 사위와 딸 등 라흐몬 대통령 일가에서만 10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유럽방송은 익명을 요구한 보건부 소식통을 인용해 어머니의 사망에 격분한 라흐바노바의 세 아들이 자몰리딘 압둘로조다 보건장관과 어머니가 입원했던 병원장을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보건장관과 병원장은 이 공격으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번 공격에 대해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타지키스탄 정부나 대통령은 이 주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라흐몬 대통령은 지난 1월 의회 연설에서 "타지키스탄에 코로나19는 없다"고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다. 인구 975만의 타지키스탄에서는 올해 1월 10일까지 총 1만 3,30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90명이 숨졌으나 1월 이후 공식적으로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를 통해 델타 변이가 유입되며 방역 체계가 무너졌다.

최근 확인된 확진자 통계는 없지만, SNS 등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현지인들의 글이 줄이어 올라오고 있다.

타지키스탄은 1991년 구소련 해체로 독립한 국가로, 인권탄압과 대통령 친인척 비리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은 2011년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0대 독재자에도 이름을 올렸다.



YTN 정윤주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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