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세상의 중심은 바로 나?!"...G7 정상회의 기념사진 속 비밀은?

[뉴스큐] "세상의 중심은 바로 나?!"...G7 정상회의 기념사진 속 비밀은?

2021.06.15.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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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기념사진입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사진의 중간에 있고요.

문재인 대통령은 앞줄 오른편에 있습니다.

왼쪽부터 살펴볼까요?

남아공 대통령, 스가 일본 총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메르켈 독일 총리, 캐나다 총리, 호주 총리 그리고 가장 맨 앞줄 가장 오른쪽에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자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호주, 남아공, 인도 정상과 함께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았죠.

정부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격상됐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 기념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앞서 본 기념사진과 어딘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비교해보죠.

정부가 계정에 올린 사진에는 가장 왼쪽 앞줄에 서 있던 남아공 대통령이 없습니다.

원본에 비해서 문 대통령이 비교적 사진의 중심에 가 있게 되다 보니 "의도적으로 편집한 것이다"라는 의심과 "외교적 결례다"라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논란이 일자 정부는 '실수였다'며 원본 사진으로 수정했습니다.

스가 일본 총리가 SNS에 올린 G7 정상회의 기념사진도 볼까요?

원본 사진의 절반만 올렸습니다.

13명이 사진을 찍었지만 스가 총리의 SNS에는 7명만이 있었습니다.

오른쪽에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잘렸습니다.

워낙 바닷가 쪽인 가장 왼쪽에 자리하고 있었던 스가 총리여서 중심에 있는 느낌이 들진 않지만,

원본과 비교했을 때 스가 총리가 조금 더 눈에 띄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난 2018년 G7 정상회의 후에도 비슷한 뒷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각국 정상이 분명 같은 상황의 다른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겁니다.

2018년 G7 정상회의에선 보호무역을 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머지 6개 국가 수장이 대립했습니다.

당시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인데요.

이 사진에서 반(反) 트럼프 진영의 수장은 메르켈이죠.

하지만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당시 트위터에 올린 사진을 보면, 같은 상황인데도 오히려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를 향해 열변을 토하고 있고요.

앞선 메르켈과 마크롱의 트윗 사진에선 초점 없는 눈에, 방관자 모습이었던 아베 총리.

대화의 중심에서 트럼프를 노려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듯한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렸습니다.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다자 정상외교 무대에 사실상 처음으로 등판할 때 이 단체 기념사진을 두고도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보시다시피 문재인 대통령이 오른쪽 제일 구석에 있었던 자리 배치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그리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왼쪽 제일 구석에 있죠.


사실 단체 사진의 자리 배치의 비밀은 '재임 기간'이었습니다.

의장국 수장이 가장 중앙에 자리 잡고요.

나머지는 재임 기간 순으로 배치합니다.

앞줄에는 대통령, 둘째 줄엔 총리가 서고 마지막 줄엔 국제기구 수장들이 섭니다.

문 대통령, 트럼프와 마크롱 대통령이 구석에 있는 건 당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열린 G7 정상회의 기념사진도 마찬가집니다.

재임 4년 차인 문재인 대통령이 5개월 차인 바이든 대통령 보다 더 중앙에 자리 잡은 이유고요.

스가 일본 총리는 1년이어서 다른 총리들 보다 재임 기간이 짧아 사진 왼쪽 가장 끝에 자리하게 된 겁니다.

각국 정상들의 만남은 메뉴부터 만남의 순서,

또 자리 배치 등 모든 것들을 두고 여러 해석을 낳곤 하지만 알고 보면 외교적인 관례와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또 같은 상황, 다른 사진을 쓰는 각국의 마음은 그만큼 국제무대에서 활약했다는 걸 자국 국민에게 보여주고 싶은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요.

사진과 함께 외교적인 관례와 기준에 따른 자리 배치라는 단순하고 명쾌한 설명을 달아준다면

앞으로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은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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