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지진까지 덮친 크로아티아

코로나19에 지진까지 덮친 크로아티아

2021.01.17. 오전 04:1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지난해 말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크로아티아 중부 지역은 여진까지 이어져 복구작업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과 여진 위험 속에 이재민들은 복구보다 당장 겨울 추위와 감염을 피할 수 있는 임시거처가 더 시급한 실정입니다.

크로아티아 강진 피해 현장을 김유광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붕이 사라지고, 무너진 건물들로 도시 기능을 상실한 크로아티아 중소도시 페트리냐.

새해를 불과 며칠 앞두고 이 도시를 강타한 규모 6.4의 강진에 마을은 폭격을 맞은 듯 폐허로 변했습니다.

이번 지진은 페트리냐와 50km 떨어진 수도 자그레브에서까지 느껴질 만큼 위력이 강했습니다.

[이정숙 / 게스트 하우스 운영 : 제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처음 겪어봤던 일들이라 이게 그냥 흔들림이 아닌, 정말 이대로 무너져 내려앉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두려웠어요.]

강진에 도시 절반이 사라진 이곳은 30년 전 크로아티아 독립전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곳입니다.

전쟁 후 어렵게 일군 삶의 터전을 이번엔 강진으로 잃은 주민들은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이반치짜 바리치 /크로아티아 페트리냐 : (전쟁이 발발한) 1991년 폭격으로 집이 파손됐는데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아이들도 자라고 먹고살 수 있게 돼 좀 나아지려는데 다시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쓸만한 살림살이라도 정리하고 기르던 가축을 돌보려는 이재민들은 마당에 텐트 등을 치고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 덕에 배고픔은 달랠 수 있게 됐습니다.

[도마고이 델라치 / 자원봉사자 :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재료를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며 피곤함 없이 봉사하고 있습니다. 하루 10,000끼의 식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강진 후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 하루 신규확진자가 천명 대인 크로아티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피해 복구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지진 피해에 감염 확산 우려까지 이중고를 겪는 시민들은 속만 타들어 갑니다.

[프르스칼로 드라간 / 강진 피해 상점 주인 : 정말로 힘든 순간입니다. 코로나19와 지진, 이 상황에서 사람들이 다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코로나19가 더욱더 확산할 것입니다.]

이재민들이 코로나19와 겨울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조립식 주택시설과 캠핑카 등을 이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 크로아티아 총리 : 국제 사회의 도움들이 도착하고 있고 재원을 마련해 컨테이너 하우스 등을 구매하려고 합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으로부터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확산 위기 속에서 도시 재건에 나서야 하는 크로아티아에 국제사회의 도움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크로아티아에서 YTN 월드 김유광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