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코로나19 재감염된 노교수 "집단면역은 허상"

일부러 코로나19 재감염된 노교수 "집단면역은 허상"

2020.10.29.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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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코로나19 재감염된 노교수 "집단면역은 허상"
알렉산더 체푸르노프 교수 / Siberian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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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코로나19에 재감염돼 자신의 몸으로 인체실험을 한 교수가 '집단 면역' 희망은 허상이라고 주장했다.

28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러시아 출신 알렉산더 체푸르노프(69) 교수는 지난 2월 프랑스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그는 비교적 가볍게 병을 앓아 입원 없이 완쾌돼 러시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교수는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연구팀과 함께 노보시비르스크 소재 임상 실험 의학연구소에서 코로나19 항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항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얼마나 강한지, 또 얼마나 오래 체내에 머무르는지를 연구한 결과 몸에서 빠르게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체푸르노프 교수는 병을 앓은 뒤 3개월이 지나자 자신의 몸에서 더 이상 항체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체푸르노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재감염 가능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그는 연구를 위해 스스로 '실험용 쥐'가 되어 일부러 코로나19 환자를 만나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교수는 "처음 감염된 지 정확히 6개월 만에 모든 방어력이 무너졌다. 재감염의 첫 증상은 인후통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감염 증상이 이전보다 훨씬 더 심했기에 그는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5일 동안 체온은 39도를 넘었고, 후각과 미각을 모두 상실했다. 6일 뒤에는 폐에 이상이 생기며 X레이에서 이중 폐렴이 관찰됐다. 다행히 재감염 2주 만에 바이러스가 사라지면서 노교수의 무모한 실험은 무사히 종료됐다.

체푸르노프 교수는 자신의 몸으로 실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집단 면역은 끔찍한 희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항체는 몇 개월 만에 사라지고 백신이 제공하는 면역력도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교수는 "여러 번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이 필요하다"며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백신은 한번 주사하면 반복해 사용할 수 없어 소용이 없다"고 밝혔다.

체푸르노프 교수는 과거 시베리아에 있는 바이러스 및 생명 공학 국가 연구 벡터 센터에서 일했다. 이 연구소는 러시아가 두 번째로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인 '에피백코로나'를 만든 장소다.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승인된 백신 '스푸트니크 V'는 한 번 접종하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인 반면, 에피백코로나 백신은 교수의 주장대로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번 맞는 백신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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