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 정상 연설...문 대통령, 종전선언 지지 호소

유엔 총회 정상 연설...문 대통령, 종전선언 지지 호소

2020.09.23. 오전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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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75차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오늘 각국 정상들의 화상 연설이 이어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유엔과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고 코로나 위기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도 제안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가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고, 시진핑 중국 주석은 코로나19 사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워싱턴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태욱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종전선언의 필요와 동북아 방역 보건 협력체를 제안했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4년 연속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섰는데요.

올해로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되었다며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영구적으로 끝나야 한다고 '종전선언'의 필요를 역설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를 여는 문이라며,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세계질서의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는데요.

방역과 보건 분야 협력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와 협력의 단초가 되고 코로나 시대에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 협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국민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이웃의 안전을 지켰고 이것이 성공적인 방역으로 이어졌다며 한국의 '포용' 경험을 세계와 나누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 정상의 연설에 관심이 집중된 게 사실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책임을 강하게 거론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에 대해 전 세계가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창설 75년이 지난 지금,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전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바이러스 발생 초기에 중국은 국내 여행은 봉쇄하면서도 해외 항공편을 허용해 세계를 감염시켰다"며 "중국 정부와 중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WHO는 인간 대 인간 전염의 증거가 없다고 거짓 선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후 그들은 무증상 사람들은 질병을 퍼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말했다"며 유엔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도 취임 이후 계속 이어져 올해가 4번째인데요.

이번에는 처음으로 북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화상 연설을 했죠.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사태를 정치화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WHO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일방주의 대신 다자주의를 통한 국제 협력을 주장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WHO의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보입니다.

또 미·중 갈등과 관련한 언급도 있었는데요.

국가 간에 차이점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으로서 패권이나 세력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냉전이나 전면전을 벌일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이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미·중 간 갈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밖에 다른 나라 정상들의 연설을 어땠습니까?

[기자]
올해 유엔 총회 각국 정상들의 연설은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는데요.

정상들 연설에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새로운 냉전을 피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며 2개 최대 경제국이 지구촌을 갈라놓는 미래는 세계가 감당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대부분 사전 녹화 방식으로 연설한 것이어서 미·중 정상들의 연설에는 사무총장의 경고가 반영되지 않았는데요.

두 정상의 인식은 여전한 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관심이 쏠린 또 다른 정상 가운데 한 명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인데요.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유엔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11일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했는데요.

3상 시험을 거치지 않아서 국제 사회 전문가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만큼 푸틴 대통령의 제안이 현실화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YTN 강태욱[taewook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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