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임에 도쿄올림픽 '후폭풍'...'1년 연기' 부메랑 되나?

아베 사임에 도쿄올림픽 '후폭풍'...'1년 연기' 부메랑 되나?

2020.08.29. 오후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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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임과 함께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도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코로나 사태로 정상 개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올림픽을 자신의 연임을 위한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려고 대회 강행을 밀어붙여 왔는데요.

올림픽 1년 연기를 선택했던 아베 총리의 결정이 자칫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올림픽을 향한 아베 총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장면, 2016년 리우올림픽 폐막식입니다.

정부 수반이 올림픽 폐막식에, 그것도 슈퍼마리오 복장으로 나선 건 굉장히 이례적이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2016년 8월) : 도쿄에서 만나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고 싶은 정치적 욕심이 드러난 퍼포먼스다."

당시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의 깜짝 등장을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와 건강 악화로 아베 총리의 계획은 올림픽 개막 1년을 앞두고 무산됐습니다.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로 1년 연기한 도쿄올림픽의 정상적 개최마저 불확실한 상황.

[아베 신조 / 총리 사임 기자회견 : 전 세계 모든 선수가 최상의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관중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회를 개최해야 합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5억2천만 개를 확보해 내년 올림픽을 선수와 관중이 함께하는 완전한 형태의 대회로 만들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백신의 효과를 장담할 수 없어 늦어도 내년 봄까지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정상적 개최는 사실상 불가합니다.

최악의 경우 취소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 안에 올림픽을 치르고 싶어 2년 대신 1년 연기를 선택한 아베의 욕심이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아베 신조 / 총리 사임 기자회견 :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계속 준비해야 합니다. 당연히 후임 총리도 저와 같은 생각일 겁니다. 물론 할 일이 많이 남아있긴 합니다.]

최근 일본 여론 조사에선 응답자의 3분의 2가 올림픽의 재연기나 취소를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불안감 속에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 위원장은 정상 개최에 힘을 실어 아베의 공백을 메우자는 원론적인 전화회담을 나눴습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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