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승인..."안전성 우려"

러시아,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승인..."안전성 우려"

2020.08.12. 오전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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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등록 승인"
세계 첫 인공위성 이름 따 백신 ’스푸트니크V’로 이름 지어
푸틴 "코로나 백신 지속적 면역력 형성…딸도 접종 받아"
美 보건장관 "최초가 중요한 것이 아냐…안전 확보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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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영국, 중국 등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공식 승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백신의 안전성 등을 검증하기 위해 통상 진행하는 세 번째 임상시험을 건너뛴 채 승인된 것이어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원격 내각회의에서 1957년 소련이 미국 등 서방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과 비슷한 장면 연출을 다시 시도했습니다.

당시 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 성공을 발표했고, 이번에는 위성 이름을 딴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Sputnik V) 개발 성공을 발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속적인 면역력을 형성하는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승인했다고 선언하면서 본인의 딸이 백신 임상 시험에 참여해 접종을 받았고 현재 건강하다고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은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증명됐고, 모든 필요한 검증 절차를 거쳐 등록됐습니다.]

러시아는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아 보건부와 국방부의 산하 두 단체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해 왔고 임상시험 중 가장 중요한 단계인 3상을 마치기 전 등록을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20여 개국에서 10억 회 분이 넘는 백신 공급 요청을 받았다면서 이달 말쯤부터 의료진부터 접종을 시작한 뒤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 10월부터는 러시아에서 대규모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자발적인 차원에서 이뤄질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백신에 대한 사전 자격 심사 절차를 마련했다며 신중한 입장입니다.

[타릭 야사레비치 / WHO 대변인 : 어떤 백신이든 사전 자격 심사에는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모든 필수 자료의 엄격한 검토와 평가가 포함됩니다.]

미국과 독일 등 서방국가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러시아 백신의 품질과 효능, 안전성에 대해 "1, 2차 임상조차 알려진 자료가 거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러시아 등과 백신 개발 경쟁을 하고 있는 미국의 보건복지부 장관은 백신에 있어 중요한 것은 최초가 아니라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YTN 김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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