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NOW] 미국에서 中 기자 비자 연장을 제한하려는 진짜 의미

[세계NOW] 미국에서 中 기자 비자 연장을 제한하려는 진짜 의미

2020.08.07.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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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NOW] 미국에서 中 기자 비자 연장을 제한하려는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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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8월 7일 금요일
□ 출연자 :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류재복 YTN 기자(이하 류재복): 미국과 중국의 갈등,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최근 들어 두 나라 사이 불협화음이 더 거세지는 것 같습니다.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 홍콩 보안법 논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코로나19 책임론, 틱톡 금지논란, 그리고 지난해부터 계속되어온 무역전쟁까지. 일일이 다 거론하기도 힘들 정돕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타이완을 방문하겠다, 밝히면서 중국이 가장 예민해하는 카드까지 건드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다음 주에 미중 고위급 회담이 예정돼있습니다만 제대로 된 회담이 과연 가능할지도 미지수죠.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중국 베이징, 현지에 계신 전문가를 연결해서요. 현 미중 관계에 대한 중국 측 입장, 그리고 분석까지 들어보는 시간, 마련하겠습니다. 중국 정법대 문일현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이하 문일현): 네, 안녕하세요.

◇ 류재복: 제가 쭉 말씀을 드리고 오늘 처음으로 다룰 문제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의 타이완 방문인데, 중국이 왜 타이완을 그렇게 신경 쓰는가. 이 부분이 제일 먼저 궁금하거든요.

◆ 문일현: 중국의 입장에서는 대만 문제라는 것은 사실은 양안, 통일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중국 스스로가 통일에 관한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우리는 원칙을 져버릴 수 없다고 하는 핵심으로 분류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사안입니다. 그래서 대만 문제에 대해서 중국이 부여하고 있는 중요성이라고 하는 것은 아마 첫 번째, 두 번째 정도가 아니겠는가 하는 그런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류재복: 그렇기 때문에 아마 미국은 그것을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방법을 쓰는 것 같고, 그러면 중국 쪽의 언론이나 정부 반응은 상당히 격렬할 수가 있거든요. 반응을 소개해주시겠어요?

◆ 문일현: 그렇습니다. 지금 중국 정부나 언론의 반응은 강경일변도인데요. 내용을 들여다보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미국의 장관이 대만에 공식 방문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자 미중 수교 때 양국 간 이루었던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만일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중국은 어떠한 대가를 치러서라도 국가의 이익을 반드시 수호하겠다. 그런 점에서 대만 해협에서 군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특히 중국 언론들의 논조가 매우 강한데요. 중국 언론들은 미중 간 관계가 유지되려고 하면 ‘하나의 중국’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만일 이 선을 넘게 되면 양국 관계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군사적 충돌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전쟁 불사론까지 강조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류재복: 강도가 거의 말로서는 폭탄 수준의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군요?

◆ 문일현: 그렇습니다.

◇ 류재복: 타이완도 최근에 차이잉원 총통이 재선하면서 사실은 대중 강경론이 우세한 편이고, 만일 미국의 복지부 장관이 타이완을 방문하게 되면 중국에 코로나19 책임론 이야기도 나올 수 있고, 하여간 중국에 대한 비난을 상당히 쏟아낼 가능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 문일현: 맞습니다. 미국이 최근 세계보건기구 WHO를 탈퇴하지 않았습니까? 그 이유가 WHO가 중국에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다는 점이었잖아요. 그러면서 이번 팬데믹 사태는 중국이 초창기 발병 사실을 은폐하고, 늦장보고를 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바로 이 두 가지 점에서 미국과 대만의 입장이 일치합니다. 대만은 중국의 반대 때문에 WHO에 옵저버 자격도 못 가지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또 이번 코로나 사태 초창기에 WHO 측에다가 중국이 대응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 이른바 중국 책임론을 여러 차례 제기한 적도 있기 때문에 중국 측 입장에서 본다고 하면 미국과 대만이 손을 잡고 중국 책임론을 이야기하면서 WHO의 중국 편향성을 비난한다고 하면 굉장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보는 거죠.

◇ 류재복: 타이완에게 선물을 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어제 저희가 전해드린 소식을 보면 타이완의 WHO 가입도 미국 쪽에서 어느 정도 추진을 해주겠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 문일현: WHO에 옵저버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미국이 준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WHO 회원국들의 승인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중국이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그게 과연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그것을 돌파할 수 있는지. 또 하나는 지금 미국이 WHO에 회원을 탈퇴한 상황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해서 대만의 WHO 가입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인지. 그런 점에서는 조금 회의적인 시각들이 많습니다.

◇ 류재복: 만약에 미국이 예정대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타이완을 방문해서 푸짐한 대중 비난을 쏟아낸다고 하면 중국 쪽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이 되나요?

◆ 문일현: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에서는 일단 미국의 고위급 관료, 다시 말하면 장관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미중 수교 이후 4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이거는 다시 말씀드리면 중국이 말하는 이른바 마지노선. 미중 간의 관계를 유지하고, 정상적인 국가와 국가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줘야 하는데 미국이 이것을 위반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이런 원칙론적으로 접근을 합니다. 미국과의 모든 관계가 대결구도로 가든, 아니면 최악의 경우 파탄으로 가든, 그것을 다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까지 우리가 불사하겠다. 이런 강경한 분위기거든요.

◇ 류재복: 기왕에도 지금 남중국해 쪽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사실 힘의 대결, 이런 이야기들이 여러 차례 나왔는데요. 실제로 그렇다고 해서 그게 군사적 충돌로 갈 가능성이 있을까요?

◆ 문일현: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고 지금 양국 모두에서 그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이전에 미소의 냉전 시대에는 그 냉전의 중심 지역이 유럽이었다는 거거든요. 유럽은 워낙 많은 인구가 살고 있었기 때문에 미소가 냉전에서 열전으로 갈 수가 없었지만 지금 남중국해라고 하는 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고, 서로 양국 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인명 피해가 최소화되는 곳이기 때문에 양국 간에 의도했든, 우발적이든 간에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고 지금 보고 있는 거고요. 우리가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어제 미중 양국 국방장관이 전화로 회담을 했습니다. 통화를 했는데요. 지금 양국 간의 분위기를 보면 굉장히 이례적이거든요. 그럴 만큼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하는 방증으로 보이는 거고요. 두 장관의 통화내용도 아주 극명하게 갈립니다. 양국 간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점은 다들 공감을 하면서도 이른바 해결방식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접근을 하고 있거든요. 미국은 일단 양국이 시급하게 대화와 협상을 하자. 그래서 어떻게든 우발적으로 충돌하는 것을 막자고 하는 예방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하면, 중국은 지금 미국이 하고 있는 대중국 공세를 중단해라. 모든 대중국에 대한 공격을 공세라고 치부하고, 이게 부당하다. 그러니까 중단을 해라. 그러면 충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전혀 다른 접근을 하고 있거든요.

◇ 류재복: 미국과 중국 사이에 그동안에 서로 입장에서 변화된 것으로 봐야 하나요?

◆ 문일현: 그동안 입장이 변화됐죠. 그동안에는 미국과 중국이 갈등하더라도 협력하는 이른바 갈등과 협력의 구도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어느 순간에 미국의 대중국 공격 방식이 바뀐 겁니다. 우선은 중국 체제 자체를 부정하고 있고요.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나오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중국이 주장하는 대만에 대한 주권 문제라든가, 남중국해에 대한 영토 주권 문제에 대해서도 전면으로 부정을 하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화웨이를 넘어서 이른바 중국을 포위하는 정치적으로 민주연맹이라고 이야기하는 거고, 경제적으로는 번영네트워크라고 하는 것을 결성해서 중국을 포위하고 봉쇄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미국의 칼끝이 중국의 비수를 겨냥하게 되면서 중국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다급해지고, 아주 도발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됐기 때문에 총력전으로 중국도 대응을 하고 있는 겁니다.

◇ 류재복: 우리 문 교수님은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 전문가시니까요. 중국에서 어떤 전략이라든가, 정책이 전환하기 위해서는 사실 내부 논의가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최근에 그런 움직임 같은 게 감지된 게 있나요?

◆ 문일현: 중국의 최고 지도부와 원로들이 모여서 최근 국가 현안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 되는 장이 열리고 있는데요. 아마 그 자리에서도 미중 간 갈등과 대결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요.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될 게 분명하고요. 또 그 이야기를 하게 되면 과연 지금 중국이 가지고 있는 대외정책, 특히 대민정책이 과연 이게 유효한 것인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토론도 논란도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일단 회의가 끝난 다음에 한 번 중국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류재복: 그러면 8월 한 달이 중국 지도부의 휴가고, 휴가가 끝나면 공산당 전당대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거기서 완전히 다른 대외정책, 특히 대미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 이렇게 현 단계에서 보십니까?

◆ 문일현: 완전히 다른 정책은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공산당 정책결정 과정이라고 하는 게 일단 집단 지도체제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했던 정책 자체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가야 하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그런 자신들의 과오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완벽한 정책 전환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그러나 정책을 운영하는 기조 면에서는 약간의 융통성을 두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류재복: 그리고 얘기를 조금 넘겨서 무역분쟁 이야기를 해볼게요. 15일쯤 열린다고 하는 것 같죠. 회담이 다시 열리는데요. 그 부분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문일현: 아마 회담이 열리게 되면 우선 미국 측의 입장에서는 중국이 어느 정도, 지금 1단계 합의가 이루어지고 6개월 만에 회담이 열리는 거거든요. 이 회담이 열리는 목적은 그동안 합의사항이 어느 정도 이행됐는지. 그리고 이행된 부분은 무엇이고, 안 된 부분은 어떤 것인지 확인하는 그런 과정입니다. 아마 지금 이번에 15일에 열리게 되면 미중 간의 1단계 무역합의의 이행상황과 이행시점, 그리고 이행속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고요. 문제는 지금 중국이 원래 약속했던 1단계 무역합의의 핵심내용 중 하나는 올해와 내년에 2000억 불에 해당하는 이른바 미국산 상품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는데, 그래서 올해 700억 불, 2021년에 1300억 불을 추가로 구매를 하기로 합의를 본 겁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중국이 지금 사들인 미국산 추가 구매가 약 333억 불 정도 된다고 해요. 47% 정도 되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미국의 입장에서 조금 불만스러운 거죠. 지금 8월이 다 됐는데 절반보다도 못 미쳤으니까. 그래서 합의이행 실적과 속도 문제가 아마 쟁점이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관측을 하고 있습니다.

◇ 류재복: 그리고 제가 이거는 약간의 개인적인 궁금증일 수도 있는데, 저도 베이징에서 특파원 생활을 할 때 가장 두려웠던 것이 기자추방, 이 부분이었거든요. 사실 미중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이것은 또 어떤 이야기인가요?

◆ 문일현: 이것은 굉장히 휘발성이 강한 사안인데요. 지금 미국 측 보도를 보면 이렇습니다. 중국 기자 신분으로 미국 비자를 신청한 인원이 약 4000명가량 된다고 해요. 그런데 실제로 기자로 활동하는 사람은 약 1000명 정도 수준이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이냐고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 대부분이 중국 공산당 고위직의 가족이거나 아니면 친인척들이 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미국 비자를 계속 받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미국 비자는 기자 신분을 유지하는 한 사실상 그린카드와 같은 효력을 낸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미국이 그것을 막기 위해서 검토하는 방안은 중국 기자들에게 주는 비자의 제한을 3개월로 단축을 하고, 그 3개월이 지나면 개별 심사를 통해서 체류기간을 연장해줄지, 말지를 결정한다는 거거든요. 이렇게 되면 기자가 아니면서 기자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들이 미국 체류가 불가능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고요. 이와 관련해서요. 미국이 얼마 전에 중국 공산당 당원 9200만 명하고, 그 가족, 그리고 그 친인척들에게 미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방안을 한때 검토했었거든요. 아직 채택은 안 됐지만.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을 그동안 불러왔던 주석이라는 호칭 대신에 공산당 총서기라고 하고. 중국 정부는 중국 공산당이라고 바꿔 부르고 있는데요. 이것을 들여다보면 총서기나 공산당은 중국 인민들로부터 직접 선출되지 않은 지도자 또는 정권이라는 뉘앙스가 강하게 풍기잖아요. 그래서 중국 측에서는 중국 인민들과 중국 공산당 정권의 틈을 보여주는 일종의 분열작전이 아닌가. 중국 쪽에서 이렇게 의심을 하는 건데요. 이번에 기자 추방 조치도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들의 가족이나 친인척들을 추방하기 위한 그런 조치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외교부라든가 언론들이 만일 그런 조치들이 추진된다고 하면 중국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를 보내고 있는데요. 만일 이것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이 이슈가 한동안 국제적인 핫이슈로 떠오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류재복: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문일현: 네, 감사합니다.

◇ 류재복: 지금까지 중국 정법대 문일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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