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화물선 전 선장 1주일 전 코로나 증세...늑장조치 정황

러 화물선 전 선장 1주일 전 코로나 증세...늑장조치 정황

2020.06.24. 오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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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선 前 선장 코로나19 증세로 하선…배는 다음 날 출항
선사 측, 21일 저녁 화물선에 연락 선원들 체온 측정 지시
선사, 22일 오전 한국 방역 당국에 "前 선장 확진"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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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 감천항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러시아 화물선은 부산에 들어오기 1주일 전에 이미 배에 탔던 전 선장이 코로나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선사는 이를 우리 방역 당국에 통보하지 않았고 선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늦게 대응해 사태를 키웠습니다.

보도에 박홍구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 국적의 냉동운반선 아이스 스트림호는 지난 15일 블라디보스톡 항구로 들어왔습니다.

당시 선장은 고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배에서 내리고, 배는 다음 날 선장과 일부 선원을 교체해 블라디보스톡 항을 출발해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이러는 사이 전 선장은 연해주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선사 측은 전 선장의 코로나19 감염이 18일에 확진됐다는 사실도 나중에서야 밝혔습니다.

선사 측은 21일 저녁이 돼서 화물선과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통화에서 전 선장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리고, 선원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체온을 잴 것을 지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선사 측은 또 전 선장의 확진 사실 등을 다음 날인 22일 오전 10시가 돼서 한국 방역 당국에 알렸습니다.

이러는 사이 화물선은 21일 오전, 부산 감천항에 도착해 다음 날 11시까지 이틀간 우리 측 인원과 함께 하역작업을 벌였습니다.

러시아 선사와 방역 당국이 화물선의 경로를 추적해 전 선장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미리 알렸더라면 화물선의 감천항 입항 자체를 막을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양국 간 정보 공유가 지체됐다는 점에서 책임 공방으로 흐를 수도 있는 상황.

우리 외교 당국은 현재 러시아의 엄격한 코로나19 대응 수칙을 고려하면 이번 러시아 측의 늑장 대응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YTN 박홍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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