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나라로 돌아가라" 멈추지 않는 동양인 혐오

"네 나라로 돌아가라" 멈추지 않는 동양인 혐오

2020.06.20. 오전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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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찍부터 '다문화 국가'를 표방한 캐나다는 인종차별 덜한 나라로 인식돼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노골화되고 혐오범죄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캐나다 장지훈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캐나다 토론토에서 유학 중인 하경원 씨.

얼마 전 우편물을 찾으러 가는 길에 난데없이 폭언을 들었습니다.

[하경원 / 캐나다 토론토 : 대놓고 했으면 차라리 맞서 싸울 수 있는데 흘리듯 해버리고 가면 이미 그 사람은 없어지고 저는 기분이 나쁘잖아요. 북미 특성상 이러한(코로나19와 같은) 불안 요소들이 생기면 늘 (인종차별) 빈도가 급증하는 것 같아요.]

캐나다에서 동양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밴쿠버에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보고된 동양인 인종차별 범죄는 2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늘어났습니다.

[김아진 / 캐나다 에드먼턴 : 한국처럼 나갈 때 마스크를 쓰고 나가고 싶어도 혹시 봉변을 당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저는 마스크를 쓸 마음의 용기가 아직 나지 않더라고요.]

'이민자의 나라'로 불리며 비교적 인종차별 없는 국가로 인식돼온 캐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가 잇따르면서 인종과 문화의 다양성을 자랑하던 캐나다의 민낯이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테레사 탐 / 인권단체 대표 : (캐나다는) 인종 배제와 차별이 (미국보다) 더 교묘하죠. 인종차별은 캐나다 사회 밑바닥에 깔렸기 때문에 우리는 캐나다 사회에 대해서 더 비판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인종차별 교육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미안 패드모어 / 시위 참가자 : 불행하게도 우리가 눈이 보이는 이상 인종차별을 항상 맞이해야 합니다. 인종차별은 이력서에서도 드러납니다. 저나 당신은 이름이 캐나다식이 아니에요. 그럼 어떻게 되죠? 고용이 안 되는 거죠.]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이런 시민들의 노력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을 틈타 더 노골화된 인종차별.

동포들은 언제 또 재확산될지 모르는 감염병 위기 속에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캐나나에서 YTN 월드 장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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