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낼 수 있나요" 코로나19로 두 달째 신혼여행 중인 커플

"언제 끝낼 수 있나요" 코로나19로 두 달째 신혼여행 중인 커플

2020.05.24. 오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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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끝낼 수 있나요" 코로나19로 두 달째 신혼여행 중인 커플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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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출신 한 신혼부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두 달 넘게 신혼여행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 시각) 워싱턴 포스트, BBC 등 외신은 칼리드 목타르(36), 페리 아바우제이드(35) 커플의 사연을 소개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사는 두 사람은 지난 3월 6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칼리드와 페리 커플은 결혼식을 마치고 멕시코 칸쿤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두 사람은 여행 중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해 다니긴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힐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이 칸쿤 여행을 마치고 두바이로 돌아가려 3월 19일 터키 이스탄불 공항으로 갈 때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던 시점이었다.

터키행 비행기에서 인터넷에 접속한 페리는 "UAE가 비시민권자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두바이에 돌아올 수 있냐"는 지인들의 연락을 받았다.

비시민권자 입국 금지 규정은 커플이 멕시코를 출발하던 시점에 생겼다고 BBC는 전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이미 공중에 있었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갈 수는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칼리드는 언론 인터뷰에서 "터키에 착륙했을 때 UAE 규정 변경으로 두바이행 환승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었고 탑승권과 수하물도 받지 못했다"라며 "유효한 탑승권이 없으면 공항에서 세면도구와 여벌 옷도 살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거주지인 UAE는 비시민권자의 입국을 막았고, 고향인 이집트는 항공편을 취소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에게는 새로운 계획이 필요했다.

페리는 "이집트인이 비자 없이 입국 가능한 모든 국가를 확인했고, 딱 하나의 옵션만이 있었다. 몰디브였다"라고 밝혔다. 결국 두 사람은 몰디브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몰디브에 도착해서 여러 리조트를 전전하던 두 사람은 지난달에는 몰디브 정부가 마련한 격리 시설에서 지내기도 했다. 이들은 "할인 요금으로 우리를 받아주는 몰디브 당국과 리조트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몰디브에는 관광객 300명 정도가 남았고 새로운 관광객을 받지 않고 있다고 알려졌다.

통신 엔지니어인 칼리드와 미디어에 종사하는 페리는 화상 회의로 어렵게 업무에 참여하고 있고, 라마단 기간에는 해변만 여러 차례 방문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UAE 시민권이 없는 이들은 당국에 특별 입국 허가를 신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커플은 "우리의 직장과 의료 보험, 가정 모든 것이 UAE에 있다. 우리는 UAE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항공사가 운항 개시를 연기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가 더 심해진다"라며 "쉽거나 행복하지만은 않다. 신혼여행이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비용 계산은 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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