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NOW] “이란에서 코로나19가 유독 활개치는 이유”

[세계NOW] “이란에서 코로나19가 유독 활개치는 이유”

2020.02.27. 오후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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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NOW] “이란에서 코로나19가 유독 활개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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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2월 27일 목요일
□ 출연자 :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중동 지역 국가 가운데 이란의 코로나19 피해가 특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란 내 코로나19 확진자도 이미 100명에 육박한 가운데, 이란 성지순례를 다녀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타 국가 환자 수도 점점 늘고 있고요. 또 사망자는 중국에 이어서 두 번째로 많은 상황입니다. 이란이 자국뿐만 아니라 이웃 국가에까지 코로나19를 전파하는 또 다른 ‘진원’이 된 건데요. 오늘 나우인터뷰, 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박현도 교수, 전화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이하 박현도): 안녕하십니까.

◇ 전진영: 지금 이란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나온 게 있습니까?

◆ 박현도: 네, 제가 어저께 자기 전까지 그리고 아침에 새벽에 확인한 결과를 보면요. 140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걸로 나오고 있고요. 그리고 사망자는 19명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란 전체적으로 보면 행정구역이 31개가 있는데요. 그중에 19개 지역에서 지금 감염이 되어 있고 대다수의 지금 많은 사람이 죽은 곳은 우리로 치자면 대전 정도 되는 곳에 곰이라는 곳이 있거든요. 곰이라는 곳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고 첫 사망자가 나온 지역도 거기고요. 그런데 다행히 좀 좋은 소식이라면 곰에서 63명 정도가 확진을 받았는데 정부 발표에 따르면 49명이 현재로는 완전히 완치돼서 퇴원했다라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전진영: 말씀해주신 곰이라는 지역은 저희가 잠시 뒤에 좀 더 자세하게 어떤 지역인지 지역적 특색을 알아보도록 할 텐데. 지금 정부에서 발표한 확진자 수나 이런 현황들이 실제랑은 좀 다르다. 이란 정부가 은폐하고 있다. 이런 의혹도 제기되는 것 같은데요.

◆ 박현도: 사실은 그게 좀 애매한데요. 이란 정부에서 지금 의혹을 은폐를 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들이 바깥쪽에서 많이 나오고 있어요. 서방 언론이라든지 아니면 반정부 인사 쪽에서요. 또 그렇지만 이란 정부에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지금 이야기하고 있고요. 그 어느 중간 단계일 것 같은데, 다만 이제 좀 더 의료진들이 정확한 사실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는 혁명수비대가 발표를 하지 말아라, 이런 압박은 있는 걸로 지금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숫자를 어느 정도까지 감추고 있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어려운데요. 왜냐면 지금 현재 이란의 코로나 사태를 단순하게 건강 문제로 보지 않고 또 다시 정권을 한 번 흔들려는 차원으로써 보는 그런 입장도 있고요. 또 이란 정부도 바깥에서 이렇게 나오는 이야기들이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지금 가짜뉴스니 아니니 하면서 다투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거기서 문제가 증폭됐던 것 중의 하나가 며칠 전에 곰 지역의 의원이 국회에 와서 곰에서 50명이나 죽었다. 이유를 발표해라. 그랬는데 그걸 하면 코로나 때문에 죽은 걸로 누구나 다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정부가 그걸 이야기하는데, 그런데 50명 죽은 것은 그거랑 상관없다고 이야기했고 또 나중에 의원이 자기가 좀 말을 잘못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서 이런 의혹들이 괜히 저런 말 하는 거 아니지 않겠느냐, 의원 정도나 되는데 저런 말 할 정도면 뭔가 있지 않겠냐 하는 그런 의구심까지 더해가지고 일이 좀 묘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리고 지난 21일에 이란에서 총선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총선에 정부에서 워낙 집중하고 또 코로나19 사실을 국민들에게 이야기하면 국민들이 총선에 집중을 못할까 봐 일부러 확진자 발표나 확산세를 약간 좀 쉬쉬했다. 이런 분석도 있더라고요.

◆ 박현도: 그렇게도 볼 수는 있는데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보면 이란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해서 대책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심각한 건지 잘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19일 날 곰에서 사망자 2명이 나오면서부터 이게 지금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거든요. 그전에는 총선이나 이런 것 때문에 너무 정신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대책을 제대로 못했던 것 같고요. 그 대표적인 예가 만약에 이걸 정부가 알았더라면 정부 고위관리, 최근에 보건부 차관도 걸렸지 않습니까. 보건부 차관도 코로나19에 걸렸고, 그다음에 지금 국회의원 한 명도 걸렸어요. 그래서 자기는 오래 못 살 것 같다 하는 메시지까지 남겼을 정도로요. 그러니까 이게 지금 보통은 일반 시민들을 통해서 나가는데 정부 고위관리까지 이런 식으로 다 됐다면 정부가 여기 코로나19 대책에 대해서 별로 깊게 생각을 못한 게 아닌가라는 게 오히려 더 맞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중동 지역 국가 가운데 유독 이란이 이렇게 코로나19 피해가 좀 많아진 원인에 대해서 굉장히 다양한 분석들이 지금 나오고 있는데. 아까 교수님께서 설명해주신 부분 중에 곰이라는 도시가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다. 이렇게 꼽히고 있는데요. 이 곰이라는 도시가 이란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곳인가요?

◆ 박현도: 먼저 곰에서 사실 시작된 건 좀 봐야 하는데요. 곰에서 시작된 것은 곰에서 살고 있는 비즈니스맨이, 상인이 중국에서 들어와가지고 아마 감염돼서 들어온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감염된 이란인에 의해서 이란으로 퍼져나간 건데. 곰이라는 도시는 우리나라로 치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대전 정도 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대전 정도 되는 거리에 있는데요. 곰은 아주 쉽게 말씀드리면 시아파, 이슬람 시아파의 바티칸 같은 곳이다. 

◇ 전진영: 굉장히 의미가 크겠네요.

◆ 박현도: 네, 그렇죠. 종교 지도자들이 거기에 많은 신학교를 가지고 있고요. 이 도시 자체가 교육도시입니다. 그래서 약 10만명의 신학생들이 거기에 거주하고 있고요. 선생님들까지 포함해서요. 그리고 거기 가장 중요한 성소라고 할 수 있는 시아파에서 8번째 이맘의 여동생인 파테메의 성소가 있는 곳입니다. 무덤이 있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그 성소가 있는데, 이란에선 두 번째로 중요한 성지입니다. 파테메의 오빠인 8번째 이맘의 묘소가 있는 마슈하드가 가장 중요한 곳이고요. 그다음에 곰인데. 전반적으로 보면 시아파들의 성소에서 무슬림들이 하는 행동들을 보면 무덤 쪽에다 밖에 보호막을 쳐놨거든요. 집처럼요. 그런데 거기를 자꾸 만져요. 만지는 그런 행동을 많이 합니다.

◇ 전진영: 성지순례 의식 가운데 거기를, 

◆ 박현도: 의식이라기보다는 왔으니까 감격해서 만지고 그런.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병원균 옮기기가 굉장히 쉽죠. 그래서 최근 소독도 많이 하고 했는데요. 그리고 모스크가 일반적으로 보면 무슬림들이 예배하는 장소의 모스크가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성당과 교회하고 좀 달라요. 성당과 교회는 의자가 있고, 의자에 앉아서 하지만 일단 모스크는 완전히 개방된 장소에다가 카펫에 앉거나 눕거든요. 

◇ 전진영: 바닥에 앉는단 말씀이시죠?

◆ 박현도: 네, 그렇죠. 그리고 24시간 개방합니다. 그러니까 누구든지 밤새 철야예배도 할 수 있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아주 자유스럽게 접촉을 많이 할 수 있는 그런 상황들이 보통 우리 한국의 예배당이라든지 절이나 이런 데보다 좀 더 빈도수가 높을 수밖에 없고. 또 이란 자체의 관습이 있어요. 이란 자체가 이란 사람들이 또 인사성 하면 세계에서 두 번째 가라면 울 사람들일 정도로 인사성이 좋거든요. 그런데 인사성이 좋다라는 게 우리처럼 목례를 하는 게 아니라 서로 안고 악수하고 볼 맞대고 이런 행동들을 많이 해요.

◇ 전진영: 신체적인 접촉이 굉장히 많은 인사법이네요.

◆ 박현도: 그렇죠. 남자하고 여자는 하지 않지만 남자는 남자끼리 이런 식으로 굉장히 많이, 저도 이란 사람들하고 하면 항상 악수하고 볼 맞대고 이런 것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란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막는 캠페인 중에 다른 나라하고 다른 게 뭐가 있냐면,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저는 악수하지 않습니다’라는 그런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이런 성소에 오는 사람들, 그리고 이란 자체의 관습들이 섞여가지고 아무래도 바이러스가 더 쉽게 확산될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성소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습니까. 사우디아라비아도 지금 메카 순례를 막아놨어요. 사람들이 너무 오니까. 그리고 거기도 마찬가지로 만지고 하는 것, 그런 행동들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 때문에 중동에서는 단순히 이란만 문제는 아니고 만약에 성소가 있는 곳이라면 이런 문제가 계속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그러네요. 말씀해주신 내용을 정리해보면, 성지순례지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워낙 24시간 개방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서 오는 사람에 대한 일단 통제도 안 되고, 그리고 생활습관이나 특히 인사 부분에서도 워낙 신체적 접촉이 많고, 그런 부분 때문에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어떻게 보면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크다, 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이 부분도 좀 걱정인데요. 아까 말씀해주신 것처럼 코로나19 사태를 정부에서 처음에는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한다면, 사실 확진자가 이렇게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래도 의료 시스템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야 대응을 하거나 환자들을 잘 치료할 수 있을 텐데 지금 이란의 이런 의료체계 상황은 어떻습니까?

◆ 박현도: 의료체계가 사실은 이란이 의료시설이 굉장히 다른 지역에 비해서 나쁜 건 아니었는데요. 워낙 미국 제재가 오래되면서 의약품이라든지 이런 대책 방법들을 갖추려야 갖출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그러면 우리처럼 마스크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우리도 지금 마스크 대란으로 난리가 났는데 이란도 지금 엄청납니다. 마스크 가격이 보통 우리 돈으로 하면 370원, 400원이 안 됐거든요. 그런데 이게 1400원 1500원, 심지어는 2000원이 넘어가요. 우리한테는 2000원이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란의 2000원은 굉장히 큰돈이거든요. 일반 공무원들 월급 중에 예를 들면 연구기관에 있는 공무원 월급이 한 달에 우리나라 돈으로 50~60만원 되는데 거기에 2000원이 마스크라면 이건 엄청난 거죠. 그래서 정부가 긴급하게 나서가지고 가가호가 방문을 하면서 지금 마스크를 나눠주는 그런 상황인데요. 이런 기본적인 시설들에 문제가, 기본적으로 방역하는 체제가 문제가 있고. 제가 아침에도 이란 쪽에서 나오는 방송을 좀 봤는데 아직 캠페인을 한다면서도 리포터들이 마스크라든지 이런 보호장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굉장히 심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기본적인 물품들이 아직까지 제대로 보급되지 않다 보니까 이러한 것들이 더 쉽게 퍼져갈 수 있는 그러한 상황이 아닌가라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2015년에 메르스 유행했을 때요. 그게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고 해서 중동 지역을 강타했었는데 그때 당시 이란은 괜찮았나요?

◆ 박현도: 네, 이란은 괜찮았습니다. 세계에서 그 당시에, 이란은 그 당시에 걸린 사람들이요. 별로 없었어요. 압도적인 다수가 사우디아라비아였고요. 좀 부끄럽습니다만 그 다음이 우리나라였거든요. 그리고 이란은 우리보다 훨씬 적었죠. 우리가 182명 정도였는데 이란은 그것보다 훨씬 적은 6명밖에 안 됐습니다. 그러니까 메르스의 영향은 별로 없었고요. 그런데 이번 코로나는 아마 이란도 상당히 당혹스러울 거예요. 왜냐하면 19일 날 첫 사망자가 나온 날 이란의 우리로 치면 남산타워라고 할 수 있는 이란의 아자디 타워라는 게 있거든요. 혁명의 중심지고. 거기에 우한 힘내라는 불꽃쇼를 했었어요. 전등쇼를요. 우한 힘내라, 그리고 중국 코로나 잘 이기라고 했는데 그날 이란에서 문제가 시작됐거든요.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이란이 정말 코로나의 심각성에 대해서 인식을 못했구나라고밖에 할 수가 없는데. 그러다 보니까 정부의 대응 자체가 굉장히 더딥니다. 그게 지금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지금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인근 중동 지역 국가들이 이란으로 들어가는 경로나 국경을 지금 차단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이란이 고립이 더 심해지고 경제를 포함해서 이란 국내 상황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이런 부분도 좀 우려스러운데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박현도: 네, 심각하죠. 미국의 경제제재가 이란의 석유산업을 완전히 봉쇄했는데, 미국 제재가 봉쇄하지 못한 게 비석유산업 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웃픈, 웃기지만 좀 슬픈 소식으로 이란의 그런 미국 제재도 막지 못했던 비석유산업 부분들을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이란이 완전히 막히고 있다 할 정도로 이란으로 들어가는 모든 물류, 나오는 사람들이나 들어가는 것이나 모든 게 막혀 있어요. 심지어는 이란과 굉장히 친하다고 하고 미국에서는 이란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나라라고 하는 이라크에서마저 이란과의 모든 통로를 끊어버렸거든요. 이라크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라크에 시아파의 중요한 성지가 있는데 거기에 이란 사람들이 들어올 경우에는 엄청난 파장이 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예 그냥 문을 닫아버린 겁니다. 그러니까 이란으로서는 지금 미국 제재에다가 이런 코로나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물류 제재, 사람들 제재로 완전히 고립된 상태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현도: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박현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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