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모바르' 전통차 축제...십자가가 된 '꿀 단지'

러시아 '사모바르' 전통차 축제...십자가가 된 '꿀 단지'

2020.02.15. 오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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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에서 겨울 추위를 녹여줄 수 있는 특별한 전통차 끓이기 축제가 열렸습니다.

불가리아에서는 올 한 해 양봉업의 성공을 기원하는 특별한 미사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희준 기자입니다.

[기자]
금빛, 은빛 커다란 주전자에 불을 피우는 손길들이 분주합니다.

주전자와 연결된 파이프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그렇게 데워진 물은 따뜻한 한 잔의 차가 됩니다.

[옥사나 쿠틸로바 / 러시아 끌린 시 행사 책임자 : 2월은 서리와 눈이 가득한 겨울이죠. 따뜻한 차로 몸을 데우고 싶어집니다.]

러시아 전통의 차 끓이는 주전자인 '사모바르' 축제입니다.

18세기 홍차가 보급되면서 각 가정 필수품이 된 사모바르는 화려한 모양으로 예술품에 버금갑니다.

[나데즈다 두두키나 / 러시아 콜로소보 주민 : 저희 사모바르는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귀한 겁니다. 최초의 사모바르 중 하나로 구리로 만들어진 진품이죠.]

과일 젤리와 꿀 과자 등 다양한 풍미가 더해진 이번 전통차 축제에는 2천 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커다란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어진 촛불들 주위를 둘러싼 사제와 신도들,

십자가를 이룬 각 촛불을 지지하고 있는 건 바로 꿀이 가득 든 유리병입니다.

이 마을 주민 대부분이 양봉업자들인데, 2세기 이들을 지켜주는 것으로 여겨졌던 수호성인을 기리는 정교회 의식입니다.

[츠베타 알렉시에바 / 불가리아 정교회 신도 : 작은 꿀단지에 축복을 받아 집으로 가져갑니다. 매년 오늘이 기다려집니다.]

불가리아는 매년 만 톤의 꿀을 생산한다는데, 이쯤 되면 '꿀단지'가 한 해 복을 채워주는 보물단지가 되는 셈입니다.

YTN 김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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