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장관 "트럼프 트윗 때문에 일을 못해...그만 올리시라"

미 법무장관 "트럼프 트윗 때문에 일을 못해...그만 올리시라"

2020.02.14. 오전 11:4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노골적인 '친 트럼프' 행보로 논란의 중심에 선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돌연 "대통령의 트윗 때문에 일을 못 하겠다"며 트럼프의 무분별한 트위터 사용에 분노를 나타냈습니다.

바 장관은 현지시간 13일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트윗으로 인해 도무지 내 일을 할 수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의 독립성 문제에 대한 트윗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바 장관이 언급한 법무부 독립성 문제는 미국 법무부가 검찰에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에 구형된 형량을 낮춰달라고 개입한 일을 말합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비공식 선거 참모로 활동한 로저 스톤은 최근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결탁했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조사 과정에서 위증과 조사 방해, 목격자 매수 등 7가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담당 검사들이 스톤에게 징역 7년에서 9형을 구형한 다음 날인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끔찍하고 불공정한 처사"라며 공격하자 법무부는 검찰에 구형량을 축소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법무부가 구형에 개입하자 스톤 사건 담당 검사 4명이 전원 사임하며 법무부의 형사사법 절차 개입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트럼프는 법무부가 구형량 축소 요청을 한 직후 "바 장관 축하합니다. 완전히 통제 불능이었던 사안을 책임지고 잘 맡아줬습니다"라고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바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를 문제 삼으며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근거해 결정을 내린다. 대통령이든 의회든 어느 누구에게도 협박 당하거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 장관은 그러면서 이 같은 자신의 발언을 대통령이 좋아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바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직 비선 참모 로저 스톤 재판에 법무부가 개입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나온 것입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바 장관을 내달 31일 청문회에 세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관리 중 한 명인 바 장관이 대통령을 향해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불만을 토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