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폭증 日 크루즈선...갈팡질팡 대응이 부른 '참사'

감염자 폭증 日 크루즈선...갈팡질팡 대응이 부른 '참사'

2020.02.13. 오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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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 39명 추가 확인…크루즈선 내 감염자 총 174명
3,200명 아직 검사 못 받아…감염자 수 더 늘어날 듯
크루즈선 검역관 1명도 감염 확인…배에서 만 하루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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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선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코로나19 감염자가 무더기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지, 일본 방역 당국 대응에 문제는 없는지 도쿄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황보연 특파원!

현재 크루즈선에서 확인된 감염자는 몇 명인가요?

[기자]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안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어제 추가 확인된 사람은 모두 39명입니다.

발열과 기침 등 의심 증세를 보인 53명을 검사한 결과, 이 가운데 74%가 감염자로 확인된 것입니다.

이미 확인된 135명까지 합쳐 총 감염자는 174명으로 늘었습니다.

지금까지 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492명, 이 중 174명의 감염이 확인된 건데요.

즉 검사한 3명 중 1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얘기입니다.

이 크루즈선에 승선한 인원은 총 3,711명입니다.

아직도 3,200명 정도는 검사를 못 받은 건데요.

검사가 계속 진행될수록 감염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앵커]
크루즈선 탑승객 이외에 이들은 검사한 검역관도 감염이 확인됐지요?

[기자]
이 배에서 검역을 담당했던 검역관 한 명도 감염이 확인됐다고 일본 정부는 밝혔습니다.

50대 남성인데요.

이 검역관은 탑승자들에게 건강 상태 등을 묻는 질문지를 배포해 수거하고 체온을 재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당시 장갑과 마스크는 꼈지만 전신 방호복이나 고글은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배에서 일을 하면서 장갑이나 마스크 등에 묻은 바이러스가 감염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밤부터 만 하루 동안 배에 올라 담당 업무를 수행한 뒤 이후에는 사무실에 3일 동안 출근해 근무를 했습니다.

지난 3일에 검역을 한 뒤 지나 10일 감염이 확인됐는데 이때까지 사무실에 나가 근무하고 평상시처럼 행동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사무실 내 다른 직원들이나 가족에게 바이러스가 옮겨 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크루즈선에서 감염이 확인된 사람들과 나머지 탑승자들은 지금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요?

[기자]
감염자들은 곧바로 배에서 내려 감염증 전문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이후 감염자가 거의 매일 같이 나왔는데요.

초기에는 배가 정박한 요코하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감염자가 늘면서 요코하마 이외의 먼 거리에 있는 병원으로도 이송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탑승자 3,500여 명은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사실상 격리돼 있습니다.

아무래도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아 객실 등에서 나오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크루즈 여행객 중 80% 정도가 60대 이상일 정도로 고령자가 많아 일주일이 넘은 격리로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지병이 있는 탑승객도 많은데 준비한 약이 떨어져 건강 이상이나 정신적인 불안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우리 국민도 배 안에 타고 있지요? 건강 상태는 어떤가요?

[기자]
승무원 5명과 승객 9명 등 총 14명이 현재 배 안에 있습니다.

아직까지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대사관 측은 이들과 수시로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하면서 상황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대사관 측은 외부 조달이 필요한 음식이나 약 등을 준비해 전달하면서 건강관리에 특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우리 국민은 배에서 내리게 해서 치료 받게 해야 하는 건 아니냐는 우려가 높은 게 사실인데요

정부는 일단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다른 나라 국민도 배에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이들 국가들과 보조를 맞추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크루즈선내 감염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어떻게 보나요?

[기자]
일본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현지 언론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크루즈선이 요코하마로 들어오자 일본 정부는 아무도 내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잠복 14일 지나 문제가 없으면 내리게 한다는 건데요

그런데 감염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수십 명씩 불어났고 노인이나 지병이 있는 사람들은 감염이나 건강 악화에 대한 걱정이 커져 불만이 극에 달하면서 일본 정부눈 이 방침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약자와 지병이 있는 사람들은 먼저 내리게 하겠다는 건데 너무 늦은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의심 환자만 골라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선별 검사도 전수 검사로 바꿀 태세입니다.

선별 검사로는 불충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온 만큼 이 역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허술한 초기 대응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크루즈선 내 감염 사실을 알고도 사흘이 지나서야 객실 격리와 공용시설 폐쇄 조치를 내리면서 그 사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늦어도 너무 늦은 초기 대응과 갈팡질팡하는 방역 대책 탓에 감염자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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