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최후 보루' 홍콩이공대 봉쇄..."시위대 100명 저항"

홍콩 경찰, '최후 보루' 홍콩이공대 봉쇄..."시위대 100명 저항"

2019.11.19.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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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 시위 사태가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경찰이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를 봉쇄한 가운데, 시위대의 탈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중국이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면서 이렇다 할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수현 기자!

홍콩 이공대에서 어제 종일 진압 작전이 펼쳐졌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경찰이 홍콩 이공대를 봉쇄한 가운데 아직 시위대 일부가 교내에 남아 저항하고 있습니다.

100명 정도가 캠퍼스 내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계를 서고 있습니다.

밤사이 3백여 명이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홍콩이공대를 빠져나오거나 경찰과의 합의에 따라 스스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콩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가운데 2백 명 정도가 미성년자이고, 나머지는 나오자마자 모두 체포됐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탈출을 시도한 일부 시위대까지 총 4백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경찰은 어제 새벽부터 이공대에 진입해 강제 진압 작전을 펼쳤습니다.

경찰은 음향대포,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고, 이에 맞서 시위대는 불을 지르고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저항했습니다.

홍콩 의료당국은 이 과정에서 15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홍콩 시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금 홍콩은 오전 10시가 조금 넘었는데, 시내는 아직 잠잠한 것으로 보입니다.

교통 방해 등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만, 주요 지하철역 주변에는 경찰이 배치돼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센트럴 지역을 중심으로는 지난주부터 점심 시간대에 직장인들이 참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고요.

침사추이나 몽콕 지역의 경우 오후부터 시위가 본격화하는데, 최근 더 격화하면서 이 일대 여러 회사들이 며칠째 휴무에 들어간 상태라고 합니다.

[앵커]
이번 사태 1967년 홍콩에서 벌어진 67 폭동과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요?

[기자]
홍콩에서는 1967년 7월 문화대혁명의 영향으로, 영국 통치에 항의하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50여 명이 숨지고 5천여 명이 체포됐는데요.

시위의 격렬한 양상이나 당국의 진압 강도,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현장이 이번 홍콩 사태와 유사합니다.

다만 67 폭동은 중국 본토와 연계한 좌익 세력 주도의 반영국 시위였다면, 이번에는 정반대로 반중 시위라는 것이죠.

또, 이번 시위의 특징이 확실한 '리더'는 없지만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고 있어서 어떻게 마무리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67 사태 당시 영국은 빈부 격차와 인종, 지역 차별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해 홍콩인과 대화에 나섰는데요.

현재 홍콩과 중국 당국은 이번 시위를 일국양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하고 협상에 매우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앵커]
평화적인 해법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죠?

[기자]
먼저 미국이 강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홍콩에서 정치적 불안정과 폭력이 심화하는 데 대해 미국은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홍콩 정부가 사태를 진정시킬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다며, 시위 관련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영국 외무부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각각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한 폭력에 우려를 표하고, 균형 잡힌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이런 우려를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고 되받아쳤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그 누구도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수호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외국 정부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 정부는 홍콩 정부와 경찰을 지지하며, 사법 기구가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하는 것도 지지한다고 언급했는데요.

문제는 이런 강경 진압 기조에 시위가 더 격화하면서 폭력과 인명 피해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당장 오는 24일로 예정된 홍콩 구의원 선거가 변수로 떠올랐는데, 양측이 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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