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 보금자리 된 교도소...재소자와 농가 상생하다

양들 보금자리 된 교도소...재소자와 농가 상생하다

2019.11.18. 오전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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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도소를 뛰노는 양 떼들, 상상이 가십니까?

호주의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양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일손이 달리는 축산 농가를 돕고 재소자들은 기술을 익히는, 상생모델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김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잔디밭을 자유롭게 뛰어노는 양 떼들,

한참을 논 뒤 먹는 우유는 꿀맛입니다.

여느 축산 농가 같지만 실은 호주의 한 교도소입니다.

축산업자 출신의 교도관이 주변 마을의 가족 잃은 양들을 돌보면서 시작한 프로그램입니다.

[줄리아 길로리/ 호주 교도소 교도관 : 농가를 정기적으로 방문 지원할 수 없어 교도소로 일거리를 갖고 왔습니다. 농부들은 물론 재소자들에도 도움이 됩니다.]

최근 가뭄으로 목축 농가의 시름이 늘어나면서 이 교도소를 찾는 양들의 수도 늘었다고 합니다.

굶주린 어린 양들을 돌봐주고 몇 주 뒤 건강해지면 다시 농가로 돌려보냅니다.

[브라이언 거니/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 교정당국 보안 관리자 : 프로그램이 진전하면서 울타리도 더 쉽게 만들게 됐습니다. 할 수 있는 한 가능한 많이 농가를 도우려고 합니다.]

희망 없던 재소자들에게도 한 줄기 빛입니다.

기술을 배우고 마음의 평안까지 얻기 때문입니다.

[호주 교도소 재소자 : 교도소에 들어오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일들을 몇 가지 배우게 됐습니다. 저를 더 좀 더 친절하고 온화한 사람으로 만들어줬고요. 누가 아기 양을 좋아하지 않겠어요.]

지역 기업체들이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지만 분유 등 여전히 기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농가와 재소자들의 상생 모델 덕분에 사회에서 소외됐던 이들에 대한 시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YTN 김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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