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홍콩 시민들 "한국의 지지 원한다"

전문가, 홍콩 시민들 "한국의 지지 원한다"

2019.11.13. 오후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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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홍콩 시민들 "한국의 지지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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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1월 13일 (수요일)
■ 대담 :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전문가, 홍콩 시민들 "한국의 지지 원한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해결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홍콩 시위 얘기 해보겠습니다. 시위로 첫 사망자가 발생한 데 이어서 며칠 전엔 충격적인 장면이 세계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경찰이 시위자의 가슴을 향해 정면으로 실탄을 쏘는 모습이었는데요. 홍콩 시위자가 경찰의 실탄에 맞은 것, 벌써 세 번째입니다. 네 차례 홍콩 시위에 참여하셨고, 최근 한국에 온 홍콩민간인권전선 얀 호 라이 부의장을 직접 만난 경희대 미래문명원 임채원 교수와 함께 해법을 고민해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이하 임채원)>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지난달에도 홍콩시위 관련해서 저희하고 인터뷰하셨는데, 그때 교수님 이야기도 시위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고 그 걱정이 현실이 됐습니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또 경찰의 진압은 강경하게 나가고 있고요. 사망자까지 나왔어요.

◆ 임채원> 예상 밖의 일이죠.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하고요. 10월 5일 복면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사실상 계엄 상태로 들어갔다고 했는데, 지금은 계엄을 넘어서 전쟁 상태, 준 전시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점은 지난 10월 31일 북경에서 시진핑 정부에서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가 폐막했습니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캐리 람 홍콩 행정부장관이 경질되고, 새로운 리더십이 생기고, 유화책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거꾸로 가고 있는 거죠. 그러고 난 다음부터 지금 총기사고도 많이 나고요. 지금 경찰의 폭력이 엄청나게 심해지고, 그때가 기점이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홍콩이 아수라의 도가니. 전시상황,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총격사건 나기 전에 또 여성 시위자 한 분이 사망했었고, 그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홍콩 분들은 그 어머니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닌 게 아니냐, 이런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거든요?

◆ 임채원> 네, 지금은 아마 80년 광주,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때도 수많은 의혹과 이런 게 나중에 밝혀졌는데요. 지금 홍콩 정부가 발표하는 것을 사실상 믿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것은 나중에 진상조사나 이런 것들이 밝혀져야 할 것 같고요. 시위대도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게 중립적인 수사를 할 수 있는 이런 것을 해보자고 하는데, 지금 홍콩 정부가 전혀 듣고 있지 않은 거죠.

◇ 이동형> 그리고 최근에 경찰이 시위자들에게 실탄을 쏜 것은 매우 가까운 거리였고, 그렇게 위협적인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실탄을 쐈단 말이에요?

◆ 임채원> 경찰이 시민에게 총을 쏴서는 안 되죠. 그런데 10월 1일에 1차 총기사고가 날 때하고, 그다음에 11월 11일 총기사고가 날 때 양상이 다른 것 같거든요. 10월 1일은 시위대에 쌓여서 쇠파이프나 이런 것에 위협을 받았다고도 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때도 총을 쏴서는 안 되죠. 그런데 이번에는 시위 중에 시민 한 명이 경찰과 옥신각신하고 있는데, 다른 시민이 그 옆으로 가다가 비무장상태에서, 전혀 예기치 못하게 총기사고가 난 거죠. 조준사격을 한 것 같고요. 이것은 다른 쪽에서도 총을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은 한 경찰의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보면 홍콩 정부의 방침, 경찰의 지침, 이런 게 있지 않느냐는 의심이 듭니다.

◇ 이동형> 그런데 경찰이 이렇게 실탄까지 사용하면 시위가 잦아들 것이다, 이렇게 판단한 것 같은데, 사실은 더 격화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자극하는 건데요?

◆ 임채원> 홍콩 시민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게 아주 강력하게 저항을 하고 있거든요. 그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 23주 이상 이렇게 진행되고 있고요. 시진핑 정부나 캐리 람 행정장관이 원했던 것은 이렇게 강경 대응을 하면 수그러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 한편으로는 세계 시민사회도 보고 있는데, 홍콩 시민에 대해서 놀라운 힘이 어디서 나오고 있는지. 우리가 경이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 이동형> 시위 주동자에 대한 테러 같은 것도 일어나고 있죠?

◆ 임채원> 네, 그렇죠. 10월 16일 날 지미샴 민간인권전선 의장이 테러를 한 번 당했었죠. 그러고 지금은 퇴원한 상태인데요.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유명하니까 테러가 공개되는 거고요. 지금 거기는 그냥 무법천지죠. 경찰이 최루탄 자체부터 중국제로 바뀌면서 그 안 성분이 뭔지 알 수도 없고요. 그냥 공공장소에서 사람을 몽둥이로 때린다든지, 아니면 어떻게 위해를 가한다든지, 얼굴에 대놓고 스프레이를 뿌린다든지,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죠. 테러를 당한 것은 유명하니까 보이는 거고요.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곳에서 사람들이 당하고 있는 거죠.

◇ 이동형> 그래서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연행할 때는 주위에 있는 다른 시위자가 꼭 이름을 물어보더라고요. 혹시 나중에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 이름을 물어보고 영상을 찍고. 불신이 심해진 것 같은데.

◆ 임채원> 실종될 수도 있고요. 그런 의심이 되는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래서 홍콩 사람들이 80년 광주와 비슷하다, 이런 이야기도 한국분들에게 많이 한다면서요?

◆ 임채원> 처음에 홍콩은 우리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거든요. 우리는 80년 광주에서 민주화를 거쳐서 16년 촛불혁명, 이렇게 갔는데요. 홍콩은 8월까지만 해도 평화로운 집회, 우리의 촛불집회처럼 진행되다가 9월 4일에 송환법 처리부터는 거리 투쟁이 심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0월 5일부터는 사실상 계엄 상태고요. 거기는 우리와 반대로 평화롭게 시작했다가 과격 투쟁이 되었다가 지금 거의 계엄 상태의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지금 그런데 중국 당국이 홍콩 시위대를 향해서 지금 하고 있는 행위는 테러리즘이라고 하면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천명했단 말이죠. 이러면 사상자가 더 나오지 않겠느냐?

◆ 임채원> 계속 사상자가 나오겠죠. 시진핑 정부의 입장이 변하지 않는 한 이러한 상황이 계속 될 것이라고 봅니다.

◇ 이동형> 그렇다면 앞으로가 더 걱정이네요. 시진핑 생각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임채원>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 이전에는 그냥 일상적인 상황에서 해결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지금 시진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거든요. 첫 번째는 등소평이 이야기했던 일국양제, 그것이 사실상 허물어진 것 같습니다. 그냥 원차이나를 이야기하면서 홍콩을 중국화하겠다, 이런 메시지를 보이고 있는 것 같고요. 더 크게는 1842년 아편전쟁 이후에 난징조약에 체결되는데요. 그때 홍콩이 할양되죠. 중국으로부터 할양되는데, 지금 시진핑의 생각은 그때 1842년 이전 상황으로,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 국가로 가고, 지금 홍콩은 거기에서 부담이 되는 존재고, 아예 중국 내부로 흡수해 버리겠다, 이런 정책인 것 같고요. 그래서 시진핑 정부의 강경한 정책은 뚜렷한 기조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게 10월 말부터 관찰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송환법 반대로 문제가 불거졌고, 송환법은 철회가 됐고요. 지금 시위대는 행정장관 직선제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임채원> 본래 행정장관 직선제는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될 때 약속했던 게 있습니다. 2047년까지는 일국양제로 가자고 했던 거고, 그 내용 중 하나는 보통선거에 의해서 홍콩이 예전에 하던 대로 행정장관을 직선으로 뽑겠다, 이런 의미가 있었거든요. 그 약속을 안 지키고 있는 게 시진핑 정부입니다.

◇ 이동형> 지금은 중국에서 내려보내는 거죠?

◆ 임채원> 네, 지금 간선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상 중국 정부의 꼭두각시라고 할 수 있죠. 여론조사를 하면 10월 말에 한 번 하면 캐리 람은 73% 정도가 반대를 하거든요. 홍콩 시민들이 전혀 원치 않는 상황이고요. 그것은 입법회의 의원들도 마찬가지의 상황입니다.

◇ 이동형> 그런 일이 있으면 절대로 안 되겠습니다만, 홍콩 분들을 많이 만나고 계시니까요. 그분들 중에서는 제2의 천안문 사태가 되는 것 아니냐, 우려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 임채원> 네, 올해는 천안문 사태가 터진 지 30년이거든요. 30년인데, 지금 그때보다 오히려 더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때는 천안문은 그래도 북경 안에 보는 눈들이 오히려 많은 측면이 있었는데, 이거는 북경에서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 지역이고요. 어떻게 보면 눈엣가시 같고, 이렇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아예 홍콩을 사실상 이전의 홍콩의 모습, 특히 영국이 만들어놓은 그런 모습을 지우겠다, 이런 게 뚜렷한 정책적 의도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 이동형> 교수님, 최근에 한국에 온 홍콩시민사회연대체 민간인권전선 얀 호 라이 부의장을 만나셨죠?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 임채원> 네, 일단은 상황에 대한 공유고요. 아시아 민주주의 연대,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데, 홍콩 사람들이 자체적으로는 힘이 부족하다, 그래서 그래도 시진핑 정부가 조금 시위대에 대해서 눈치를 보는 것은 아시아에 있는 다른 국가, 또 세계의 다른 국가들이 연대해줄 때 그런 것이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하고요. 얼마 전에 세계 48개 도시들이 홍콩 지지 선언을 한 번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실질적으로 물질적인 것을 도와주자, 이런 게 아니라 지금 홍콩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인 지지, 그리고 연대, 이런 것을 통해서 홍콩이 외롭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 달라, 이런 요구들이 많았고요. 또 하나는 홍콩 청년들이 지금 23주 동안 그런 탄압을 겪고도 계속 싸우고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그런 연대의 틀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중문대에서 경찰이 난입했는데요. 여기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교수,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서명을 받았습니다. 그 서명들이 홍콩 시간으로 오늘 오후 1시에 집계가 되고 있는데요. 내일 정도에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동형> 얀 호 라이 부의장이 홍콩 대학생의 사망을 보면서 이한열 열사가 떠오르더라, 이런 이야기도 했다고요?

◆ 임채원> 처음에는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한열은 87년 민주화 과정이었는데, 이때만 해도 한국에서도 힘이 팽팽할 때라고 할 수 있는데, 정부 정권과 이쪽이요. 지금 홍콩 상황은 그냥 80년 광주 같습니다. 한쪽으로 훨씬 세고요. 지금은 87년 민주화는 민주주의 세력이 오히려 힘을 더 가지게 됐는데, 홍콩은 광주처럼 진짜 철저하게 탄압받고 있고요. 그때도 시민 분들이 무참하게 학살당하고 이런 일들이 있었는데, 홍콩은 지금 이한열 87이 아니라 80년 광주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과연 시위대가 원하는 것, 최종으로 원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겠습니까?

◆ 임채원> 제가 거기 지미샴하고도 인터뷰를 해봤고, 이번에 온 에릭이라고 하는데요. 얀을. 그 친구들은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중국 중앙정부의 이야기는 독립을 하겠다, 이런 것이 전혀 아니거든요. 자치를 원한다. 자기들이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체제, 그리고 보통선거를 해왔던 홍콩이고, 그러면 자기들의 리더십은 자기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해다오, 자치를 원하는 거고요.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그 정도 선인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일국양제, 행정장관 직선제, 이것만 해줘도 괜찮다, 이 말이네요?

◆ 임채원> 네, 같은 중국 사람인데, 그 사람들이 독립하거나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어렵게 이렇게 계속 지지부진하게 나갈 게 아니고 쉽게 풀릴 수도 있다고 생각은 듭니다만, 중국 정부가 워낙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건데요. 시위의 이면에는 홍콩의 어려움이라고 할까요? 전 세계에서 최고로 악명이 높다고 하는 부동산 값이라든가, 실업, 또 차별, 불평등, 이런 게 있다는 분석도 있던데요?

◆ 임채원> 지금 제일 큰 게 홍콩이 작은 도시인데요. 계속 중국에서 사람들이 유입되면, 인건비는 낮아지고, 대신에 살 집은 부족하니까 집값은 올라가고요. 사회·경제적으로, 정치적인 것을 넘어서, 불평등의 심화, 이게 제일 큰 문제고요. 특히 그것은 20대 청년, 10년, 20대 청년에게 가중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하고 비슷하죠. 50대 이상은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의 안정성을 가지고 있고, 지금 홍콩도 중산층 이상은 이 운동에 크게 참여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10대, 20대들이 아주 크게 저항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처럼 20대 청년들이 홍콩 체제에서 소외되고 있는 거죠. 그리고 불평등을 가장 심하게 느끼고 있고요.

◇ 이동형> 중국인들이 들어와서 인건비는 낮추고, 부동산 값은 올려놨으니까 중국 사람들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들을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을 테고, 거기다가 이런 여러 가지 정치적 사건이 터져서 폭발했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 임채원> 그런 면도 있지만, 최초 문제의 시발점은 홍콩 정치적인 것 같습니다. 홍콩의 중앙정부가 약속을 어기고 이번에 자기들이 홍콩을 완전히 흡수하겠다, 이런 생각인 것 같고요. 홍콩은 결국, 기존 자유주의 체제하고 사회주의 체제의 경계에 있었던 거죠. 그런 상황에서 두 개의 가교 역할을 했는데, 지금 홍콩의 시진핑 정부는 홍콩의 그 기능을 안으로 가지고 가겠다는 것 같고요. 자본이 빠져나가게 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고, 그런 갈등 속에 있고요. 가장 먼저 중요하게는 그 문제를 일으킨 것은 캐리 람 행정장관, 크게는 시진핑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송환법뿐만 아니라 지금 행정장관의 직선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자치가 무너지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캐리 람은 임기를 끝까지 지킨다, 이렇게 말했습니까?

◆ 임채원> 자기는 지킨다고 이야기하죠. 그런데 최근에도 사임하는 게 아니냐, 그리고 내년 3월에 중국의 전대가 있거든요. 전대 이전에 경질시킬 것 같다고 예상들을 하고, 특히 영국의 외신들도 그렇게 예상했는데요. 오히려 이번 10월 31일에 있던 중앙위원회 회의 이후에는 그 기조가 바뀐 것 같습니다. 중앙정부가 그렇게 하면 힘에 밀린다고 생각한 것 같고, 캐리 람에게 엉뚱하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경질이 된다고 하더라도 또 다시 간선으로 중국 정부에서 내려 보낸 사람이 된다고 하면, 그러면 하나마나 한 것 아니겠어요?

◆ 임채원> 만약에 시민의 힘이 커지면 제가 보기에 시나리오가 세 개 정도 될 것 같은데요. 타협적으로 직선제가 아니더라도 홍콩 시민들이 인정하고, 중앙정부도 용납할 수 있는 정도의 인물을 먼저 뽑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최근에 홍콩 언제 다녀오셨어요?

◆ 임채원> 마지막으로 간 게 10월 5일, 복면금지법이 시행될 때 그때 아무래도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아서 가봤고요. 그다음에 지금 11월 24일 지방선거 입법회의 선거가 있는데요. 그때 전후로 해서 한 번 더 가볼 생각입니다.

◇ 이동형> 그때 가서도 홍콩의 시민단체 분들하고 만날 계획이시겠죠?

◆ 임채원> 네, 지금도 지미샴이나 이런 사람들하고는 와츠앱으로 계속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 이동형> 홍콩 시위하시는 분들이 한국 정부 차원에서 지지를 해 달라, 이런 이야기도 할 것 같은데요?

◆ 임채원> 많이 하죠. 그런데 지금 조금 특히나 국회의원들이 홍콩 지지선언을 해 달라, 특히나 한국의 많은 정치인들은 민주화를 기본 토대로 해서 정치적 사상을 가지고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도 많지 않느냐. 그런 사람들 적어도 한두 명 정도는 지지하고, 지미샴이 테러로 병원에 있을 때 한 번 정도 방문해주고, 이러기를 원했던 것 같고요. 얼마 전에 왔던 얀도 이야기하는 게 국회의원들을 만나게만 해 달라고 해도 아마 정의당의 주혜선 의원 말고는 다 기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렇군요. 홍콩 사람들은 국제적으로 이 문제를 호소하고 싶어 하는 생각이 당연히 있을 것 같고 또 민주주의의 선배 격이라고 하는 한국에서 주도적으로 도와줬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쉽지는 않군요?

◆ 임채원> 지금 48개의 도시들이 연합해서 지지할 때도 처음에는 홍콩이 기대를 많이 해서 우선순위가 한국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정치권, 여기서 도움이 부족하니까 우선순위가 밀려서 지금은 아마 중요도에서 후순위에 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우리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결국은 중국과의 관계, 경제 문제, 이런 게 제일 크겠죠?

◆ 임채원> 미국을 보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대통령하고 의회는 역할이 분담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도 행정부인 대통령, 트럼프는 지지하기 힘들 거고요. 관계 때문에. 우리나라 대통령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런데 미국 의회에서는 홍콩 인권 민주법이 통과된 것처럼, 의원들은 다양하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같고요. 우리나라에도 한 300명 정도 되는 의원 중에서 10명 정도 지지하더라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고, 홍콩에서도 기대하는 것은 그 정도인 것 같거든요.

◇ 이동형> 그래요. 교수님은 홍콩의 미래, 그래도 밝게 보십니까?

◆ 임채원> 정치적으로는 어려운데요. 청년들을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나는 거기 홍콩 젊은이들이 아주 다이나믹합니다. 시위에도 많이 참여하고요. 10대, 20대, 30대 초반까지가 운동을 주도하고 있고, 우리나라 청년들이 공정이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 협소한 견해, 이런 것보다 훨씬 큰 견해가 있는 것 같고요. 또 하나 느끼는 것은 홍콩 시위는 남성 못지않게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도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두 밀레니얼 세대를 비교하면 오히려 홍콩이 더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 이런 생각도 들고요.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우리 젊은이들 참 어렵네요. 홍콩의 시위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데, 일단 당장 다치는 분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임채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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