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하는 홍콩 시위...출구는 없나?

격화하는 홍콩 시위...출구는 없나?

2019.11.13. 오전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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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하는 홍콩 시위...출구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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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종원 앵커
■ 출연 : 강준영 /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민주화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은 지금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습니다.

시위가 대체 왜 이렇게 격화하고 있는지, 해결점은 안 보이는지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와 함께 홍콩 상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강준영]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님, 저희가 앞서서도 전해 드렸는데 대학 교정에서도 처음으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했다고 하거든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될까요?

[강준영]
이번 홍콩 시위의 확전 양상은 기존에 홍콩에서 볼 수 없었던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과격화하고 홍콩 정부가 강경 대응을 하고 이런 것들은 그전에도 있었는데 지금 말씀하신 대로 대학 안까지 경찰이 진입을 해서 시위대를 체포하고 또 화염병에 대해서 최루탄으로 응사를 하면서강경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또 성당에까지 진입해서 시위대를 체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지금 홍콩 사람들을, 특히 시위대를 굉장히 화나게 했던 비무장 시위대에 대한 실탄 조준사격에 이어서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시작하게 되니까 아마 시위대는 더 화가 나서 더 강경하게 나올 것 같고요.

이렇게 되면 결국 상황이 더 홍콩 정부 입장에서 보면 심각한 상황으로 가니까 일단 강대강 대치가 계속될 수밖에 없고. 또 하나는 이게 주로 주말에만 이어졌었다는 말이죠. 지금 5개월째이긴 하지만 주로 토요일, 일요일 시위를 통해서 이루어졌는데 지금 평일 아침, 금방 리포트에서도 보도가 됐습니다마는 점심 이렇게 소위 회사원들까지 넥타이 부대까지 나타나서 움직이는 걸 보면 이게 전체적인 시민저항운동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상당히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가 긴장시키는 그런 국면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경찰이 실탄을 쐈다거나 또 성당에서 체포를 했다거나 이런 얘기는 사실 상당히 상징적인 장면으로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홍콩 사태가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강경진압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강준영]
당연히 홍콩 정부는 이런 시민들의 과도한 시위가 결국은 홍콩의 치안과 안정과 안녕을 해친다. 이런 표현을 쓰고 있거든요. 그런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폭도에 대해서는 강경 진압을 해야 되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게 6월 9일부터 시위가 시작을 해서 5개월간 오는데 그동안 시위대가 5가지의 소위 요구사항을 내놨습니다. 제일 핵심인 송환법 폐지였는데 송환법 폐지는 9월 4일날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이 발표를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도 시위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계속 강경진압을 하게 됐고요.

이 강경진압은 당연히 중국 정부의, 북경, 중앙정부의 주문이 있었던 것이죠. 왜냐하면 이게 홍콩 정부 차원에서 해결이 안 되면 중앙정부에 부담이 온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지난번 19기 사중전할 때도 그렇고 그다음에 10월 4일에 캐리 람 장관을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그렇고 어쨌든 홍콩 정부에 힘을 실어서 이걸 홍콩 자치정부 차원에서 해결을 하라고 주문을 한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 홍콩 정부는 강경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놓은 거죠. 그래서 결국 지금의 이 사태가 잠재워지려면 홍콩 정부와 홍콩 시민 간의 1차적인 무슨 소통이 있어야 되는데 그 길을 지금 찾을 수 없는 겁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이제 시위가 시작된 지 다섯 달이 넘었는데 결국에는 이렇게 상황이 악화된 근본적인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강준영]
이 표면적인 이유는 지금 말씀드린 대로 경찰의 강경진압이고 그리고 행정장관과 홍콩 경찰이 홍콩 시민의 편이 아니고 중앙정부의 편이다, 이게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그런데 본질적인 이유는 일국양제에 대한 불만이겠죠. 특히 이번에 5가지 요구사항 중에 보면 송환법 폐지도 있지만 행정장관 직선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결국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 일국양제를 하면서 홍콩이 반환되면서 중국 정부가 인정했던 홍콩 사람들이 직접 선거에 의해서 홍콩의 지도자를 뽑아라, 이 부분이 지금 안 지켜지고 있는 거거든요.

그게 1997년에 홍콩이 반환되면서 20년 후에 직선제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 법을 2014년에 수정하려고 한 겁니다. 그러니까 젊은 학생들이 들고 나왔던 게 우산혁명이거든요. 그 우산혁명을 무려 79일간이나 시위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 결과도 없이 끝난 거죠. 그러니까 이번에는 자신들의 요구를 궁극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서 중간에 이걸 그만두는 이런 것을 해서는 안 되겠다. 그래서 장기화로 끌고 가면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시위는 더 과격화하고 있고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사실 말씀하신 대로 일국양제에 대한 불만이나 또 홍콩 지도자를 직접 뽑고 싶어 하는 홍콩 시민들의 열망이 지금 보이는 거라고 볼 수는 있는데 사실은 임시휴교나 교통대란 같은 시민 피해도 커지고 있고요. 일단 시위대 중에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일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홍콩 정부가 물러설 조짐이 없습니까?

[강준영]
지금으로서는 중앙정부의 강경진압 요구를 받았고 관철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당초 홍콩 정부는 북경에 비해서 좀 유연했었습니다. 5개항 요구 중에 2~3개 정도는 수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송환법을 폐지, 폐기하고 경찰의 강경진압에 대해서 독립 조사 요구를 하는데 그 정도 해 줄 수 있다. 폭도 규정 철회해 줄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중앙정부에다가 건의를 한 것 같은데 지금까지 나온 소식으로는 중앙정부가 거부했다는 거죠. 왜냐하면 그렇게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면 장기적으로 홍콩 통치에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나오다 보니까 지금 제가 앞에 말씀드린 대로 중국 정부는 홍콩 정부에 지금 최대한 힘을 실어서 홍콩 내부에서 먼저 해결하라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홍콩 정부가 최대한의 압박으로 시민 시위대를 잠재우면서 새로운 그들의 요구를 한두 개 정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지금 강대강 대치가 쉽게 끝나기 어려운 구조로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결국에는 중국 개입의 확대 여부가 관건일 것 같은데 이 부분에서는 국제사회의 여론도 중요할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강준영]
그렇습니다. 중국의 개입 가능성은 상당히 중국으로서는 커다란 모험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면 그럴 가능성도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최대한 홍콩 내부에서 풀려고 노력을 하겠죠. 왜냐하면 정치적으로 홍콩에 중국이 개입하고 중국 군이 들어간다 하면 이게 일국양제 시스템이 실패했다는 걸 자인하게 되는 거죠. 더이상 이런 방법은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는 형태가 되어 버리는 거고 그게 지금 홍콩 일국양제의 궁극적으로 목표가 대만과의 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게 곧 있을 대만 총통 선거, 대선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소위 독립 성향을 가진 후보자가 당선될 확률이 더 높아지거든요. 그러면 그건 중국 정부에 부담이 됩니다.

또 하나는 경제적으로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중국에 유입되는 외자의 60% 이상이 홍콩을 거쳐서 오고요. 또 홍콩의 대외 투자의 70%가 홍콩을 거쳐서 나갑니다. 그러니까 분명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섣부른 군사개입이라든가 과도한 중앙정부의 개입이 가져올 정치, 경제적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특히 지금 중미,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하면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새로운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생각이 많이 있다는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는 최대한 자제를 하고 일단 홍콩 정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홍콩 정부로 하여금 그게 강법적인 방법이든 어떤 방법이든 일단 가라앉히는 쪽으로 중앙 정부는 방향을 잡지 않을까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와 함께 홍콩 상황 분석해 봤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강준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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