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은 골프장 쇠기둥...예상 밖 태풍 피해에 아베 당황?

지붕 뚫은 골프장 쇠기둥...예상 밖 태풍 피해에 아베 당황?

2019.09.20. 오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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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연습장 대형 쇠기둥 넘어져 주택 16채 파손
지난 9일 덮친 태풍 피해 심각…복구 손도 못 대
"아베 내각 초동 대응 잘못해 피해 커졌다"
걸 그룹 출신 경험 부족 정무관 현장 방문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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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내각의 개각 이틀 전 도쿄 인근을 강타한 태풍 피해가 예상 밖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안이한 대응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일본 정부는 확실히 잘하고 있다며 딴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도쿄 인근 지바 현의 한 주택가에서 대형 쇠기둥이 가정집을 덮쳤습니다.

천정이 힘없이 뚫리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기왓장 등에 아기가 깔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피해 주택 거주민 : 아기가 안 보여서 저기 있는 기왓장을 치우니까 그 아래 아기가 있었어요.]

부근 골프연습장 대형 쇠기둥 12개가 지난 9일 새벽 태풍에 넘어져 벌어진 일인데 피해 복구에는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피해 주택 거주민 : 제 딸이 병원으로 이송됐어요. 정말 화가 납니다. 죽을 뻔했어요.]

순간 최대 풍속 60m의 강풍에 파손된 주택이 만 채에 육박하고, 전봇대가 쓰러져 전기가 끊기면서 주민들은 정전과 단수로 아직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베 내각이 초동 대응을 잘못해 피해가 커졌고 복구가 늦어진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일본 민영방송 TBS는 태풍 상륙 하루 전날 관계각료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정부 내에서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회의가 미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태풍이 불어닥친 9일에는 아베 총리가 일부 총리관저 간부들과 회의를 하면서 2~3일 안에 복구될 것이라는 생각을 공유했다고 전했습니다.

태풍 피해가 심각한데도 이틀 뒤 아베 총리는 대대적인 개각까지 단행해 비난이 쏟아졌지만 일본 정부는 잘하고 있다며 스스로 추켜세웠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 큰비가 내리기 전부터 재해 발생 후까지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했다고 생각합니다.]

피해 복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전력 회사가 피해 상황을 잘못 파악해 벌어진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이번 개각에서 방재담당 정무관으로 발탁된 유명 걸 그룹 출신 이마이 에리코 자민당 의원은 뒤늦게 피해 현장을 방문해 빈축을 샀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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